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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한나라당 지식경제 수석전문위원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김재홍(53) 지식경제 수석전문위원은 다음날 있을 국감 준비로 5분 만에 점심을 마치고 뛰어왔다고 했다.
벌써 공직생활 28년째이지만 이번 임무는 여당과 정부의 가교역할이기 때문에 더욱 바쁜 듯 보였다.
"당이 정부정책을 제대로 모를 수도 있고, 정치적 판단으로는 부족한 부분도 있어 이를 보완하는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입니다.
지경위 국감 상황을 체크하느라 몇 주 동안은 눈코 뜰 새 없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눈이 꽤 충혈돼 있었다.
1983년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한 김 위원은 법제처, 특허청을 거쳐 1990년부터 경제부처에 있다.
상공부·산자부를 거쳐 지경부에 오기까지 보람있는 작품(?)도 많았을 듯 했다.
"기술개발과장 때 산업기술 관련 기관의 컨트롤타워를 만들 필요가 있겠다 해서 기술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어떤 업무를 어떤 기관에서 하는지 몰라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는데 집대성 해놓고 보니 산업기술 발전이 순식간에 이뤄지더군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탄생 배경이다.
뿐만 아니다.
김 위원은 석탄산업과장 때는 전국 곳곳의 폐광촌에 신경을 집중했다.
당시 가동 중인 광산에는 정부 지원이 있었지만 문경·상주·충남 보령 등 폐광촌에는 지원이 모조리 끊겨 삶을 힘겨워하는 서민이 많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강원랜드 수익금을 활용한 폐광지역 2단계 지역산업 진흥사업. 문경에 문경레저골프장이 들어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또 균형발전정책관으로 있을 때에는 지역산업진흥 업무를 맡아 균형발전 5개년 계획을 세우는데 땀을 흘렸다.
김 위원은 최근 한양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 제부처 20년의 경험을 녹인 '개방형 혁신 여건이 정부 R&D 투자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OECD 국가 간 비교 연구’라는 논문에서 우리나라 정부의 R&D 투자 성과계수를 분석했다.
정부 R&D의 사업별 성과 분석이나 사업 관리 차원의 논문은 있었지만 국가 R&D 전체를 둘러싼 혁신 여건이나 국가 간 입체적 비교 분석은 전무한 상황이다.
짧게 소개해달라고 하자 김 위원은 "본인이 사업화하기 어려운 부분은 타인에게 맡겨 이익을 얻고 반대로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을 맡아 수익을 얻자는 것"이라며 "열어야만(open) 혁신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요약했다.
고향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그는 "대구가 정치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먹고 살 거리를 걱정하지 않았고 지역을 살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준비하지 못한 인상을 받는다"며 "(인적)네트워크만 너무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전라도를 예로 들었다.
"전라도 사람들은 절실함이 있습니다. 계속 고민하고 계획하고 집요하게 접근하면서 성과를 내는 근성이 있지요. 대구도 보완은 많이 됐는데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대구는 '누구한테 얘기하면 되겠지'라는 안이함이 있지 않나요? 너무 솔직합니까?"
김 위원은 대구 출신으로 삼덕초교·영남중·서울 중앙고를 거쳐
한양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