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황장엽의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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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황장엽씨 별세] 김정일 얘기만 나오면 분노… "그깟 놈" "도적놈" "패륜아"
- 강철환 기자 nkch@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10.10.11 03:00 / 수정 : 2010.10.11 09:07
脫北기자 강철환이 본 황장엽의 '마지막 나날'
"김정일 망하는 것 그것만은 보고 가야지…" 평소 잠꼬대처럼 되새겨
“김정일보다 한심한 놈 대한민국에 많아… 햇볕정책은 反逆정책”
"김정일이 망하는 것이 눈앞에 보인다. 그것만은 보고 가야지."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사람들이 건강이 어떤지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그러나 그 희망을 이루지 못하고 10일 세상을 떠났다. 황 전 비서가 오래 소망했으나 하지 못한 일은 또 있다. 중국의 옛 친구들을 찾아가 "중국은 북한과 잡은 손을 놓아야 한다"고 설득하는 일이다. 그는 "아직 때가 아니지만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고 했었다.
- ▲ 北에서… 1987년 소련을 방문하기 위해 평양역을 출발하는 김일성을 환송하기 위해 나온 김정일과 황장엽(빨간 점선 안) 전 북한 노동당 비서. /천리마 87년 1월호
- ▲ 1991년 중국을 방문한 김일성이 덩샤오핑 당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 만날 때 뒤에 서 있는 황장엽(빨간 점선 안) 전 비서. /연합뉴스
- ▲ 황장엽(맨 앞줄 가운데) 전 비서가 1994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9기 7차 회의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그는 북한보다 남한을 더 걱정했다. "남한이 정신 못 차려서 큰일 났다"며 한탄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망하는 북한을 보며 대한민국과 통일을 논하러 왔는데 대한민국이 더 걱정된다"고 했다. "김정일보다 더 한심하고 못된 놈들이 대한민국에 많아 김정일에게 남한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도 많이 했다.
- ▲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한국으로 망명하기 전 북한에 체류할 당시에 찍은 가족사진.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그는 "이제 탈북자들이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북한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고 의욕을 보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