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부동산 위험 주시해야 - 김경환 객원논설위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본문
[인사이드 칼럼] 상업용부동산 위험 주시해야 | |||||||||
"상하이ㆍ베이징 주택시장은 과열조짐이지만 " 오피스텔 공실률 22% 넘어 출구전략 마련할때 부동산 특수성 감안해야 | |||||||||
이번 위기는 경제학과 경제학자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안겨줬다. 위기를 예견하지 못한 경제학에 대해서는 유용성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고 금융시스템과 시장경제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훼손됐다. 한편 이번 금융위기는 거시경제와 금융ㆍ부동산 간의 연계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주택은 가계자산의 가장 중요한 항목이며 부동산 경기변동, 특히 신규주택 건설 변동은 전체 경기변동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부동산의 증권화를 통해 부동산시장과 금융ㆍ자본시장이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이들 시장 간의 상호작용도 강화되고 있다. 부동산의 핵심은 국지성과 이질성이다. 부동산학원론에서 가장 강조하는 말이 `location, location, location`이다. 부동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그리고 셋째도 입지라는 것이다. 부동산에는 국가 전체 시장이 존재하지 않으며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주택시장 참여자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 수요와 공급이 도시에 따라, 도시 내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르고 거래도 국지적 시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금리, 유동성, 고용 등 전반적인 거시경제 여건은 부동산시장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개별 부동산시장의 가격이나 거래량은 해당 시장의 여건에 의해 좌우된다. 부동산 중에서도 주택시장과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큰 차이가 있다. 미국 주택시장이 2006년 여름 정점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후 2009년 하반기부터 미미하나마 상승세로 반전했지만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침체돼 있다. 최근 미국 의회가 발간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이 미국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에 심각한 위험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의 주택시장은 부분적으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상하이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지표격인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은 22%를 넘는다. 이상의 논의는 거시 금융정책을 조정할 때 부동산 시장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이와 반대로 금융ㆍ자본시장을 감안하지 않고 부동산시장만 미시적으로 분석할 때에도 그 흐름을 이해할 수 없다. 부동산담보대출과 금리가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변동이 금융회사의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통해 신용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부동산 가격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간다면 머지않아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는 궁극적으로 정상화돼야 한다. 그러나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 금리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논란의 대상이다. 금리인상이 경기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물론이고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더딘 경기회복과 겹칠 경우 가계의 상환능력에 미칠 영향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요컨대 부동산 정책과 통화정책 및 금융안정성 강화 정책의 조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부동산 정책을 모색함에 있어서도 `투기수요 차단` `거품 방지` 등 막연한 주문보다는 미시적 시장동향, 가계와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 등에 대한 분석에 기초를 둔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끝으로 주택공급에는 시차가 따른다. 최근 3년간 서울의 신규 주택공급은 계속 감소했으며 2005~2009년 연평균 공급량은 4만8000호로 2000~2004년 평균의 40%에 그쳤다.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김경환 객원논설위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