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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동문 173명에 명예졸업장
올해로 건학 100주년을 맞는 서울 중앙중고교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나섰다가 졸업장을 받지 못한 교우들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이 학교 졸업생 모임인 중앙교우회는 20일 오전 9시 종로구 계동 교정에서 ‘중앙중고교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열고 오후에는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강제 퇴학을 당하거나 수 년간 옥고를 치러 졸업을 하지 못한 동문 173명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명단에는 △3·1운동 학생 대표 박민오 이춘학 △6·10만세 운동 참여자 권오설 이선호 조홍제 이동환 △1927년 의열단사건으로 투옥된 시인 이상화 등이 포함돼 있다.
중앙고는 왕실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한 푼 두 푼 모아 세운 학교로 1908년 문을 연 기호학교가 모태다. 1910년 흥사단이 북한 지역에서 운영하던 융희학교와 통합했고 이후 호남학교, 교남학교 등과 통합해 현재의 중앙학교로 거듭났다.
이날 행사에서는 동문 문학인 서정주 시인의 ‘국화 앞에서’와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 소설가 채만식 문학비를 교정에 세우고 우리나라 고교에서는 처음으로 설립되는 인문학 박물관 개관식도 함께 열린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41회 졸업생인 정진석 추기경이 집전하는 축하미사가 열리고, 21일 교우의 날 행사에서는 ‘자랑스러운 중앙인’ 시상식이 진행된다.
지난해 8월 15일 전남 해남군 땅끝 마을에서 시작한 국토종단달리기 참가 동문들도 중앙학교를 인수해 학교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인촌 김성수 선생의 전북 고창군 생가와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 서울 탑골공원 등을 거쳐 21일 교정에 도착한다.
올해 말에는 ‘중앙 100년’을 주제로 한 책 다섯 종류도 출판할 예정이다.
독립운동가 장지연, 국어학자 이희승,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김태현 전 대법관, 정몽준 의원, 영화배우 남궁원, 탤런트 최불암, 권투선수 홍수환 씨 등이 중앙고 출신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