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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창의문화도시 계획’ 발표
서울 지하상가에 예술인을 위한 창작활동 공간이 생긴다. 문화유산이 많은 중구 정동길, 종로구 삼청동 평창동, 강남구 청담동 등 9곳은 지역 특성을 살려 도로나 전시장을 정비한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중구 신당동 가옥을 비롯해 이화과 경교장 등 근현대 유적 6곳을 복원하고 문화예술작품을 지원하기 위해 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도시브랜드 가치를 세계 44위에서 20위권으로, 관광경쟁력을 31위에서 20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창의문화도시 마스터플랜’을 확정하고 2010년까지 1조8532억 원을 들이겠다고 15일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창의문화도시의 가장 큰 수혜자는 삶의 질이 높아지고 더 많은 일자리를 얻을 시민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 성북동 일대 체험관광벨트로 조성
마스터플랜에 따라 근현대 정치사와 시대상을 대표하는 인물의 가옥 등 유적 6곳을 복원한다.
백범 김구 선생이 머물던 경교장,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살던 이화장, 박정희 전 대통령이 취임 전에 살던 신당동 가옥, 윤보선 전 대통령의 종로구 안국동 가옥, 최규하 전 대통령의 마포구 서교동 가옥, 장면 전 총리의 종로구 명륜동 가옥이 대상이다.
장 전 총리의 가옥은 종로구가 매입했지만 나머지는 민간 소유. 서울시는 나머지 가옥을 매입하거나 시비를 지원해 유적을 복원하기로 했다.
시대상을 보여주는 유품을 전시해 역사교육과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지정문화재로 승격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화가 이상범과 작곡가 홍난파, 서양화가 고희동의 가옥 등 유적 13곳도 기념관이나 공연장으로 바꾼다.
고종의 아들 의친왕(義親王)이 살던 별궁의 정원 성락원 등 문화재와 29개 대사관저, 고급 저택이 밀집한 성북구 성북동 일대에는 삼청각∼가구박물관∼옛돌박물관∼한옥마을∼성락원을 연결하는 체험관광벨트를 만든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상설무대를 마련해 계절별 주제에 맞는 공연을 열기로 했다.
○ 예술펀드 만들어 문화예술계 지원
도시 곳곳의 유휴시설이나 빈 공간을 예술인에게 제공해 ‘문화창작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금천구 독산동 공장, 중구 예장동 시청 남산별관, 은평구 녹번동 은평소방서 등 빈 공장이나 창고, 폐교가 예술창작공간(아트팩토리)으로 변한다. 해마다 2곳씩 2010년까지 모두 6곳을 만들기로 했다.
종로구 무악동 만남의 장소와 강서노인복지관 주차장 등 유휴 시유지 5곳에는 순수예술 장르별로 창작 스튜디오를 건립한다.
빈 점포가 많은 신당동 신당지하상가(97개 점포)와 서초구 서초동 남부터미널 지하상가(121개 점포)는 2009년까지 창작실과 작품전시실, 작품발표회장으로 리모델링한다. 예술인에게 실비로 제공한다.
남산에는 드라마센터와 시청 남산별관, 남산창작센터를 연계한 ‘문화예술 창작 클러스터’를 만든다.
대학로와 가까운 종로 이화주택재개발예정구역에는 예술인이 살면서 창작활동을 하는 ‘레지던스형 창작 스튜디오’ 43가구를 건립한다. 다른 재개발 재건축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200억 원 규모의 예술펀드를 만들어 문화예술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2010년까지 5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