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村, 조선시대를 걷는다 -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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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村, 조선시대를 걷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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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은 넓다. 안국역에서 북쪽 인왕산 아래 삼청동 일대를 모두 북촌이라 칭한다. 동서로는 경복궁 동쪽 삼청동 가는 길에서 창덕궁 담장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골목으로서의 북촌은 그렇게 광범위하지는 않다. 북촌 지도에서 보이는 고동색으로 표현한 길만 걸어도 북촌의 매력에 충분히 빠질 수 있다. 북촌 산책 루트 지도의 고동색 길 어디를 가도 상관없다. 단, 헤매지 않으려면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에 있는 편의점을 끼고 우회전하는 길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그 길로 올라가면 윤보선가, 안동교회 등을 처음 만날 수 있고, 안동교회를 끼고 좌회전, 고동색 길을 따라 걸으면 북촌 골목 산책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정독도서관 왼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티벳박물관과 패션숍 등을 볼 수 있으며, 그 길 끝무렵에서 우회전 하면 만나게 되는 세계장신구박물관 언덕으로 오르면 삼청동, 경복궁, 광화문, 멀리는 서대문 근방까지 시야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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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꼭대기에 다다라 쇠굽모양의 길을 따라 내려오면, 전형적인 북촌의 기와집, 그 넘어로 보이는 서울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방향을 왼쪽으로 잡으면 가회동성당 앞길로 나오고, 길을 건너 동림매듭박물관 골목으로 들어서면 발길은 점점 창덕궁과 가까워진다. 창덕궁 담장 주변에 있는 박물관, 문화재 등을 보고 창덕궁 정문 쪽으로 내려가면 길 끝 무렵에 용수산 등 오래된 맛집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현대그룹빌딩 앞으로 나오면 북촌 산책은 끝이 난다. 소요 시간은 대략 두 시간 정도. 박물관 몇 곳을 꼼꼼히 살핀다면 네 시간 쯤 걸리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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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골목 산책 뷰포인트 첫째, 기와집이다. 북촌 산책길 정상부분에서 내려오다 보면 우리의 한옥이 얼마나 아름답고 단정한지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전신주에서 치렁치렁하게 이어지는 전선만 없다면, 이곳은 정말 백만불짜리 산책로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곳의 한옥들은 모두가 개인 사유이므로, 한옥의 내부를 보고 싶은 사람은 현대그룹 본사 사옥 서쪽 길에 있는 북촌문화센터를 찾으면 조금이나마 갈증을 풀 수 있다. 한옥 체험관도 강추. 둘째, 문화 공간. 북촌에는 20여 곳의 박물관과 문화원이 있으며 갤러리만 해도 25곳에 이른다. 중앙중고등학교, 고희동 생가 등 문화재 관람도 권할만한 산책 포인트다. 북촌의 맛집 정독도서관 앞 아트선재미술관 골목에 재미있는 맛집들이 몇 곳 있다. 돈가스, 중국음식점, 곰탕, 콩국수, 분식짐 등 메뉴도 다양하다. 예전에는 도서관을 출입하는 학생들을 상대했던 집들이지만, 이제는 관광지 음식점이라는 사실을 알고 가는 게 좋을 듯. 정식류의 음식점을 생각한다면, 창덕궁 옆 용수산 골목이나, 정독도서관에서 삼청동길로 넘어가는 언덕길 주변의 음식점을 찾아가면 된다. 발품을 팔 수 있다면 삼청동길로 들어가면 더욱 많은 음식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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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얼마면 살 수 있을까? 북촌의 한옥도 매매는 이뤄지고 있다. 전세나 월세로 들어갈 수도 있다. 전월세 경우는 상관없지만, 매매의 경우 수리가 가능한지(어떤 집은 수리를 할 수 없도록 법으로 묶여있음)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부동산에 나와있는 물건을 기준으로 소개하면, 대지 178.5평방미터(54평), 방 세개 짜리가 12억원, 159평방미터 짜리 8 억원 정도다. 방 세개 짜리 한옥 월세는 보증금 1억원에 월 100만원 선을 내야 얻을 수 있다. 작은 한옥이 매매되기도 한다. 59.5평방미터에 방이 세개 있는 한옥의 경우 3억5천만원 선이다. 한옥은 대지는 물론, 가옥의 문화적 가치와 보존 상태에 따라 매매가에 차이가 있다. [글·사진·지도일러스트/이책 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29호(08.05.26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