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장세주(63회) 동국제강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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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고향사랑] 경남 - 장세주(63회) 동국제강 회장 | |||||||||
이공계 살리기 일환 장학사업 |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말이다. 실제로 장 회장의 어투에는 부산 사투리가 묻어난다. 서울 중앙고와 연세대를 나와 서울에서 생활한 지가 꽤 됐는데도 말이다. 장 회장은 “할아버지는 물론 아버지 등 일가친척이 모두 부산에서 사업을 일궜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부산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주 장경호 회장이 60년대 갯벌 염전과 쓰레기 매립지로 어수선했던 부산 용호동 지역에 터를 닦고 철강공장을 지었다. 고향사랑 역시 선대부터 이미 시작됐다. 장 회장에 따르면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는 75년에 이미 사재 35억원(현재 시가 2000억원)을 사회에 헌납한 바 있다. 당시 장 창업주는 “나는 내 이름으로 남은 재산 일체를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는 데 쓰려고 한다”는 말을 남겨 미담이 됐다. 뒤를 이은 장상태 2대 회장도 다르지 않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96년 포항 사업장 이전 때다. 당시 주력이었던 부산 사업장의 부지가 사세 확장으로 부족해지자 동국제강은 포항으로 사업장을 옮길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룹의 모태가 된 부산을 모질게 등질 수 없었다. 장상태 당시 회장은 고민 끝에 주 사업장을 옮기는 대신 부산 직원들의 계속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부산 신평공단에 새로운 공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IMF 외환위기가 닥쳐왔지만 연간 30만톤의 철강제품을 쏟아내는 동국제강 부산 공장은 지금도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아울러 장상태 당시 회장은 ‘이익을 환원한다’라며 부산제강소 부지 매각으로 생긴 특별이익금 중 100억원을 출연했고, 이를 기반으로 송원문화재단이 설립됐다. 장세주 회장은 이런 가풍 속에서 자라났다. 당연히 부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송원문화재단 활동에도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송원문화재단은 2004년부터 장학사업을 ‘이공계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확대해 사업장 인근 대학의 이공계생 50명에게 연간 2억원을 지원해왔다. 매년 2월과 8월에 50명의 학생에게 각각 4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특히 장학사업을 통해 배출한 인재들이 동국제강에 입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장학금만 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학생들을 회사로 초청해 동국제강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이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철강인’으로 동국제강 문을 두드렸을 때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가장 믿음직한 사원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세주 회장의 말이다. 2004년부터 2년간 송원문화재단 장학금을 받은 바 있고 현재 동국제강 당진 공장 생산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현우씨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신씨는 “지방대(동아대) 출신인 데다 철강 산업을 잘 몰라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줄 알았는데 회사 견학 덕에 꿈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었다”라며 “회장님처럼 사회공헌에 이바지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현재 재단의 자본금을 300억원으로 늘리고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국적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장 회장은 “지역사회에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동국제강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고향사랑에 더욱 힘을 기울일 방도를 찾아보겠다”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42호(08.02.6 · 13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