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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개교 111주년 기념 중앙교우 문화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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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향연, 국악과 재즈의 만남
2019년 6월 15일 ‘개교 111주년 기념 중앙교우 문화의 밤’ 행사가 열렸다. 본관 앞에서 멋진 조명을 받으며 야외공연을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흘렀다. 올해 공연 장소는 모교 강당이다. 후배들이 챙겨준 기념품을 받고 무대 장치를 완비한 강당에 들어서니 3회째를 맞아, 다양한 분야의 음악인을 초청해 문화의 향연을 즐길 만반의 준비가 갖춰져 있었다.
2시간 정도 예정된 공연은 5시가 조금 넘어 시작됐다. 본격적인 공연에 들어가기 앞서 6월 12일 ‘제52회 대통령금배 전국고교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모교의 경기 하이라이트를 시청하며 환호했다. 축구부 창단 101년만의 최대 경사를 함께 축하한 자리였다. 프리미어리그 중계 원조 아나운서 신승대(82회) 교우의 사회로 시작한 행사에서 박찬종(63회) 교우회장은 맑고 시원한 초여름 교우, 가족과 함께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밤이 되길 기원했다. 또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42년만에 우승을 일궈낸 축구부의 우승을 치하했고, 이번 행사를 기획, 진행한 사무처 직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어 김종필 모교 교장에게 격려금 전달식이 있었다. 500만원의 격려금을 전달받은 김종필 교장은 수많은 우승 축하 메시지를 받았으며 ‘운동도 잘하는 명문 중앙’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우승한 감독과 선수들이 주말리그 경기로 함께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공연 소개
첫 번째 무대는 국악 공연이었다. ‘국악이 꽃피는 나무’는 우리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전문적인 공연뿐만 아니라 아마추어를 위한 전통 악기 강습도 하고 있는 실력파들이다. 송경호 대표는 “중앙대를 나와서인지 중앙고가 낯설지 않다.”는 당치않은(?) 소감을 밝히며 관객과 함께 소통을 위해 추임새 연습도 하고 연주를 시작했다. 총 다섯 곡을 준비했는데 첫 연주인 ‘태평소 능게’는 경쾌한 선율로 잔치집에 어울리는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로 공연장을 만들었다. 이어서 가야금, 거문고, 대금, 해금, 아쟁 등이 함께 어우러져 음악적 짜임새를 높인 산조합조를 공연했고, 정악합주 ‘타령’은 궁중에서 왕이 듣던 음악으로 느리면서도 기품이 있어 마치 관객은 잠시 왕이 된듯한 착각에 빠졌다. ‘아름다운 나라’는 피아노와 일렉트릭 기타의 베이스가 함께한 퓨전 공연으로 악기 마다 제 역할을 다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엿볼 수 있었으며 특히 태평소의 고음과 베이스의 조화가 귀를 즐겁게 했다. 마지막으로 ‘진도아리랑’을 연주할 때 관객은 추임새를 넣으며 열띤 호응을 하면서 국악 공연은 막을 내렸다.
블루스카이(Blue Sky)는 1965년에 창단, 59회가 1기로서 오랜 전통을 지닌 중앙고 재학생 중창단이다. 이번 무대는 이병훈(69회) 교우의 지휘로 22명의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중후함이 느껴지는 흰색 와이셔츠 차림의 노신사들이 무대에 오르니 그 자체로 연륜이 느껴진다. 첫 번째 곡 ‘한계령’은 완벽한 화음에 순간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이어진 ‘푸르른 날’은 집중해서 자신이 맡은 파트를 완벽히 소화해 내는 모습에서 블루스카이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앵콜곡으로 부른 경쾌한 멜로디의 ‘레비송’은 관객의 흥을 돋우며 학창시절로 되돌아 간듯한 유쾌함이 있었다.
블루스카이의 공연을 마치고 재즈 공연이 이어졌다. 대학로의 유명 재즈클럽 ‘천년동안도’에서 라이브로 재즈공연을 하는 로스트리오(LOSTRIO)와 재즈보컬 난아진의 무대였다. 로스트리오는 드럼, 피아노, 베이스, 색스폰으로 구성된 재즈밴드이며, 난아진은 SBS 오디션 프로그램 1등 출신으로 파워플한 보이스를 지닌 감성 재즈보컬리스트로 이날 최고의 협연을 선보였다. 첫 연주는 로스트리오의 베사메무쵸. 말이 필요없이 강당에는 재즈의 선율이 넘실댄다. 난아진은 Valerie, Mercy, L.O.V.E 등을 부르며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혼신의 색스폰 연주, 은은한 조명과 어울려 때로는 감성의 바다로, 때로는 넘치는 열정으로 그야말로 열광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앵콜골까지 관객과 같이 호흡하며 상암동 월드컵 구장의 열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마지막은 1978년 해변가요제 인기상 출신 휘버스의 이명훈의 무대였다. 추억의 가수라 할 수 있겠지만 딱 우리의 정서 그대로다. ‘그대로 그렇게’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을 목놓아 부르지 않았던 청춘이 어디 있겠는가? 오리지널 가수의 오리지널 곡을 모교에서 듣고 따라 부르니 학창시절의 중앙으로 되돌아 간 느낌이다. 200여명의 교우들은 앵콜곡 ‘뿌리깊은 나무’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다.
행사 후 교가제창과 응원가는 중앙의 전통. 서로 웃으며 악수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선후배들의 정겨운 모습을 보니 중앙을 다닌 건 참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정규태(74회·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