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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포크송 가수들의 다양한 활동
포크송 가수는 다양하고 폭이 넓어 일일이 예시하기가 힘들 정도다. 그 중에서 널리 알려진 가수들과 곡을 보면 다음과 같다.
록그룹의 효시이자 대부인 신중현은 1964년 미8군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록그룹 ‘애드 훠’(Add Four, 신중현, 서정길, 한영현, 권순권)를 결성한다.
그들이 부른 <빗속의 여인>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주목을 받았다. 애드훠는 1960년대 미국의 전설적 록그룹 벤처스 악단을 모방한 그룹이었다. 벤처스도 4인조였다.
기실 신중현은 한국 록음악을 창시한 시조(始祖)로 알려져 있다. 그 출발이 ‘애드훠’였고 첫 음악이 <빗속의 여인>이다. 포크는 기타와 하모니카 정도의 간단한 악기반주로 부르는 잔잔한 노래지만 록은 전기기타나 드럼을 앰프로 사용하여 부르는 고성(高聲)의 밴드음악이다.
미국의 록은 흑인들의 'rhythm & blues'에 빠른 'beat'를 첨가하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록큰롤(rock&roll)이 결합하면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 C.C.R 같은 미국 록밴드가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록음악은 반전운동이나 인권운동 및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었다. 한국에서 한대수의 포크록도 그 영향을 받았다.
한대수의 노래들이 상당수 금지곡으로 규제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신중현은 <커피 한잔>, <떠나야 할 그 사람>, <님아>를 부르게 하여 ‘펄시스터즈’를 최고 인기의 걸그룹으로 키워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펄시스터즈가 1969년 MBC 10대 가수상을 받은 것은 그의 공헌이 크다. 동시에 <월남에서 돌아 온 김상사>, <거짓말이야>, <님은 먼 곳에>, <늦기 전에>를 김추자에게 선사하여 김추자를 디바(diva) 가수로 키워내기도 했다. 그밖에 히트곡 <봄비>(이정화)를 작곡하여 70년대 포크송 시대의 선구자가 되었다.
1974년 ‘신중현과 엽전들’이 <미인>으로 히트하여 명실공히 한국 록음악의 대부 역할을 하였다. <미인>은 백만 장이 팔려 나간 인기곡이었다. 이에 힘 입어 신중현이 배우로 등장한 <미인>이라는 영화가 나오기도 하였다. ‘신중현과 엽전들’에 영향받은 록밴드는 이후 ‘김창완밴드’, ‘사랑과 평화’, ‘백두산’, ‘들국화’, ‘시나위’, ‘부활’로 계보를 이어간다.
신중현에 자극받은 것은 포크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양한 보칼그룹을 형성했다. <해변으로 가요>, <바닷가의 추억>, <정든 배는 떠난다>를 부른 5인조 보칼 ‘키보이스’(차중락, 차도균, 김홍탁, 윤항기, 옥성빈)는 한국의 비틀즈를 꿈꿨다.
‘라나에로스포’(한민, 은희)는 <사랑해>로 단번에 세상에 주목을 받았다. 그밖에 ‘어니언스’(임창제, 이수영)는 <편지>, <작은 새>, <초저녁별>, <외길>을 발표하여 노래시로서의 신경지를 개척했다. 그들의 노랫말은 그대로 한편의 아름다운 서정시였다. ‘트윈폴리오’(윤형주, 송창식)의 <하얀 손수건>, <모닥불>, <등대지기>, <웨딩 케이크)는 그야말로 세시봉 포크송의 신세계를 개척했다.
그들이 인연을 맺은 곳이 바로 세시봉이었던 것이다. 뒤에 김세환이 가세하여 트리오로 활동하기도 했다.
‘4월과 5월’은 불후의 명곡 <장미>, <등불>, <바다의 여인>, <님의 노래> 등을 불러 포크송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 <긴 머리 소녀>, <밤배>, <일기>, <먼 훗날> 같은 동요조의 잔잔한 노래를 불러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 ‘둘다섯’(이두진, 오영진)은 포크송의 진가를 과시하였다. 눈이 큰 아이>들이었던 ‘버들피리’(박장순, 이연원), <나는 못난이>, <또 만나요>, <흰 구름 먹구름>의 ‘딕훼밀리’(이박부, 이천행), 군예대에서 뜻이 맞아 결성된 <목화밭>, <그대와 둘이서>의 ‘하사와 병장’(이경우, 이동근)도 대표적인 남성 보칼이었다.
‘투코리안즈’(김도향, 손장철)는 <벽오동>, <언덕에 올라> <젊었다> <불꺼진 창>을 불러 남성 듀엣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1981년 배철수 중심으로 결성된 6인조 그룹 ‘송골매’는 <모두 다 사랑하리>, <난 정말 모르겠네>로 주목을 받았다. ‘현경과 영애’(이현경, 박영애)는 여성 보칼듀엣으로 <그리워라>, <아름다운 사람>, <참 예쁘네요>로 만인의 사랑을 받았다.
‘뚜아에무아’(박인희, 이필원)는 <썸머 와인>, <임이 오는 소리>, <약속>, <그리운 사람끼리>를 불러 남녀 혼성그룹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토속적인 포크송 <다락방>, <외할머니댁>의 ‘논두렁밭두렁’(김은광, 윤설희)도 혼성듀엣의 진미를 보여주었다.
후발주자 ‘산울림’은 1977년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3형제가 결성한 록그룹인데, <아니 벌써>,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빨깐 풍선>, <가지 마오>, <어머니와 고등어>,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불러 인기반열에 올랐다.
<그건 너>, <한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의 이장희, <토요일 밤에>, <목장길 따라>, <옛 친구>, <사랑하는 마음>, <비>, <길가에 앉아서> 등 감수성이 넘치는 달콤한 창법으로 노래를 불러 70년대 가수상을 휩쓴 김세환, 컬컬하면서 시원한 창법으로 <왜 불러>, <고래사냥>, <피리 부는 사나이>, <한번쯤>, <선운사>, <날이 갈수록>, <가나다라마바사>를 부른 송창식은 통기타 세대를 대표하는 포크송 가수였다. <바보>, <우리들의 이야기>, <어제 내린 비>, <미운 사람> 같이 애잔하면서도 고요한 서정적 운율미를 보여준 윤형주, <행복한 사람>, <제비꽃>, <나뭇잎 사이로>, <어떤 날> 등을 불러 형이상학적인 사색시를 구가한 음유시인 조동진, 33세로 요절했으나 불후의 명곡 <하얀 나비>, <이름 모를 소녀> 등 슬픔과 한이 서린 노래를 불러 포크송의 한 축을 이룬 김정호,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영일만 친구>, <입영전야> 등 허스키한 목소리로 삶의 고독을 노래해 주목을 받은 최백호, <섬소년>의 이정선, <너>, <겨울아이>의 이종용, <임이 오는 소리>의 이필원 등이 있다.
여성가수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아침이슬>, <아름다운 것들>, <세노야>를 부른 청아하고 싱그러운 음색의 양희은, <꽃반지 끼고>, <일곱 송이 수선화>, <철새는 날아가고>의 은희,
<모닥불>,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방랑자>, <끝이 없는 길> 같은 곡을 밝고 청아한 창법으로 구사한 박인희, <새색시 시집가네>, <목로주점>, <타박네>, <조용한 여자>, <소낙비>를 불러 한국의 멜라니서프카를 꿈꾸던 호소력 짙은 싱어송 라이터요 화가였던 만능 탤런트 이연실, <얼굴>, <평화의 날개>, <고아>를 불러 단박에 인기가수 반열 오른 윤연선 등이 대표적인 여성 포크송 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