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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66회) 교우님의 농민신문 인터뷰 기사입니다.
“농촌에서 뛰어놀며 자연과 교감하다보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느끼게 됩니다. 이런 게 바로 창의성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혁신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2일 시교육청에서 가진 <농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육청이 서울농협지역본부(본부장 김형신)와 함께 운영하는 ‘미래농업교육 농촌학교’가 바로 혁신교육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혁신교육은 서울시교육청의 핵심 비전이다.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지역 중학생에게 농촌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미래농업교육 농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농촌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하루 동안 농업에 대한 강의를 듣고 농산물 수확과 승마 등 농촌체험을 한다.
전북 정읍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조 교육감은 “어린 시절엔 다 자란 벼를 뽑거나 고구마를 캐 먹으며 놀던 게 일상이었다”면서 “산업화가 진행된 이후 아이들이 교실에서 암기식 교육에만 몰두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변한 만큼 지식 외에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농민신문사가 매년 주최하는 ‘러브미(Love米) 농촌사랑 마라톤대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는 조 교육감은 인터뷰 내내 농업·농촌의 가치를 교육현장에 반영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 지난해부터 서울농협지역본부와 농촌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2016년부터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기 위해 체험활동 중심의 자유학기제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학생들은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 진로체험을 내실 있게 운영해 농업·농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 농촌학교를 시작했다. 현대의 농업은 자동화와 사물인터넷(IoT)뿐만 아니라 로봇·생명공학·종자와 같은 다양한 산업이 적용되는 분야다. 농촌학교를 통해 학생들이 농업의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란다.
- 교육감 재선 후 1년 정도가 지났다. 서울시 최초의 재선 교육감으로서 그동안 혁신교육을 강조해왔는데.
▶교육부가 해마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행복도 조사를 실시하는데, 2018년 행복도가 2013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혁신학교 등 혁신교육의 성과일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나도 동의한다. 서울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주도적 학습과 학생자치 등 학생을 학교의 주인으로 만드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는데 이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 혁신교육의 구체적인 내용은.
▶성과에 집착하는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창의성을 살리는 교육이다. 암기식 교육은 획일화된 성장을 추구하던 1960~1970년대의 교육모델로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서든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든 무모한 경쟁의 압박을 줄여야 한다. 정답을 찾는 것보다는 좋은 질문을 찾고 해결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토론 중심의 학생 주도적 수업을 확대하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 학생수 감소로 통폐합되는 학교가 계속 늘 전망이다. 서울에서도 강서구 마곡지구 학교들의 통폐합을 추진 중인데.
▶3월 행정예고를 거쳐 염강초등학교와 공진중학교의 폐교를 확정했고, 송정중학교도 내년에 신설되는 마곡지구 중학교와의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도 학생수가 감소해 통폐합 학교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추진과정에서 해당 학교의 교장·학부모와 지역 시의원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학생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3월부터 서울시 전체 25개 자치구에서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친환경무상급식을 시작했다. 현장 반응과 향후 추진계획은.
▶친환경무상급식은 단순한 점심 한끼가 아니다. 학생들에게는 안정된 학교생활을, 학부모에게는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신뢰를, 선생님들에게는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곧 학교 교육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급식의 질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2020년에는 2학년, 2021년에는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게 된다.
- 급식에 사용하는 농축산물은 어떻게 조달하나.
▶서울시교육청의 무상급식 정책은 단순히 학부모가 부담하는 급식비를 대신 부담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땅에서 자라고 생산된 먹거리를 식재료로 제공해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을 챙겨주고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지난해 기준으로 농산물은 92%(1만3326t), 축산물은 100%(4490t) 국내산으로 각급 학교에 공급했다. 또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후식을 기존의 음료나 빵 대신 국내산 제철과일로 바꾸도록 지침을 만들어 학교에 적용하고 있다.
- 국내산 식재료 공급 외에 농업·농촌의 가치를 학생들에게 지금보다 더 잘 전달할 방법은 없을까.
▶앞서 얘기한 대로 미래산업으로서 농업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농업은 먹거리만 책임지던 산업에서 이제는 에너지 전환과 환경의 지속가능성 등 여러 산업과 연계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가 없어 아쉽다. 지금은 농업을 잠재력 있는 미래산업으로만 학생들에게 알리고 있다. 농업·농촌이 갖고 있는 가치나 잠재력을 학생들에게 보다 많이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올바른 자녀 교육을 위한 부모의 역할과 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모든 부모들이 험한 세상에 구명조끼라도 하나 입히는 심정으로 자녀 교육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전적으로 나쁘다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조금 더 시야를 넓게 보시면 어떨까 싶다. 단적인 예로 당장 올해부터 현대·기아차는 채용방식을 상시채용으로 바꿨다. 직무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하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을 뽑을 확률이 높아졌다. 결국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을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성취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의 도움이 필수적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자립 능력을 길러주는 게 필요하다.
장재혁, 사진=김병진 기자 jaehyuk@nongmin.com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956년 전북 정읍 출생 ▲중앙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장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회 부위원장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 ▲제20·21대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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