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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취] 최청림 본지 前 편집국장
입력 : 2016.10.18 03:00
불의 용납 않은 '경제계 저승사자'
국장 땐 노태우 비자금 사건 보도… 통찰력 있는 '최청림 칼럼' 유명
최청림(崔靑林·75)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이 17일 오전 4시 13분 별세했다. 고인은 1999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투병하다 패혈증 치료를 받아왔다.
최 전 국장은 황해도 황주 출신으로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조선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입사 후 1년간 사회부에서 경찰 기자로 뛰다가 경제부로 옮긴 뒤, 줄곧 경제부 기자로 활약했다.
최 전 국장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은 절대 양보하지 않고 남에게 지기 싫어해 타고난 신문기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 전 국장은 불의나 비리를 보면 이를 용납하지 않고 기사를 써 '경제계의 저승사자'로 불렸다.
1970년대엔 상공부와 재계를 담당하며 당시 경제 도약기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 보도해 무역의 날에 철탑산업훈장(1977년)을 수상했다. 재계, 정부 등 각계에 인맥이 넓었던 그는 경제부장 시절 '재벌 25시' 시리즈를 통해 재벌 총수들이 걸어온 성장의 내막을 소개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편집국장 재임 시절엔 '노태우 비자금 사건'을 보도해 언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정부 경제정책, 재계의 행태 등을 날카롭게 분석한 그의 고정 칼럼('최청림 칼럼')은 한국 언론계를 대표하는 경제 전문 칼럼으로 평가받았다.
일본과 대만, 미국 등지를 현장 르포 해 '이래서 잘 산다'란 저서를 냈고, 연재 칼럼 '최청림의 경제시대'를 한데 묶어 일본어로 번역한 '한국의 자기비판'(1986년)은 일본에서 출간한 지 1개월 만에 10만부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 사회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는 "고인은 경제 문제에 관한 한 예리한 통찰력을 갖고 있었고, 이슈를 잘 잡아내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며 "그의 기사는 한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조선일보에서 경제부장과 주간국장, 출판국장, 편집국장, 논설위원실장을 역임했다. 이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대통령 비상경제자문위원회 위원, 방송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한국프레스클럽 운영위원을 지냈다. 유족으로 부인 김동선씨와 아들 최석준 에이원CC 총무부장, 최석재씨가 있다. 빈소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9일 6시 30분. (02)2227-7547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