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간판 떼고 헬스케어로 탈바꿈 김영진 한독 회장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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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CEO] 약품 간판 떼고 헬스케어로 탈바꿈 김영진 한독 회장
60년 윤리경영에 M&A 러브콜 몰려
세계수준팀 꾸려 연구개발 박차…협력사와 제품 50여종 내놓을것 올해 전직원과의 간담회만 17번…회사의 비전 꾸준히 얘기해줘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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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4.27 17:05:02 | 최종수정 2014.04.27 23:41:04 |
"올해는 한독이 창립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앞으로도 100년을 지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신뢰와 원칙이라는 한독의 경영철학을 더욱 공고히 할 것입니다."
최근 제약사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기업을 꼽자면 단연 `한독`이다. 국내 제약 산업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보수적이었다. 국내 제약사들은 인수ㆍ합병(M&A)과는 거리가 멀었고 고만고만한 회사들이 국내 영업에 안주해온 것이 현실이었다.
한독은 최근 2년 동안 바이오 기업 제넥신과 태평양제약이라는 굵직한 회사 두 곳을 인수했고, 글로벌 제약사인 테바와는 합작사(한독테바)를 만들었다. 그것도 전격적이고 과감하게 이뤄져 업계를 놀라게 했다.
한독은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독일 획스트(현 사노피)와 합작관계를 50년 동안 유지해온 기업이었다. 초기에는 합작사라는 점이 영업에 많은 도움이 됐지만 성장 단계에서는 발목을 잡았다. 사업 다각화나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독은 2012년 사노피와 지분관계를 정리하면서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해에는`약품 기업, 제약회사`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한독약품`이라는 사명에서 약품이라는 두 글자를 떼어버렸다.
공격적인 M&A도 단행했다. 이 같은 한독의 변신은 김영진 회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 회장은 "기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왔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길게는 수십 년의 과정과 준비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한독의 잇따른 M&A에 대해 `오너 간 직거래설`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신뢰와 원칙에 충실한 경영철학이 M&A 기회를 가져다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회장은 "60년 전 회사가 세워질 때부터 한독은 `신뢰`에 근본을 둔 회사여야 한다는 것이 경영철학이었다"면서 "한독은 다른 기업보다 앞서 컴플라이언스(준법ㆍ윤리경영)를 시작했는데 우리를 지켜본 상대방에서 `한독이라면 투명하게 내 회사를 이끌어줄 수 있겠다`는 신뢰가 생겼고, 결국 그들이 먼저 우리 회사를 찾아와 M&A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M&A 계획을 묻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있다고 해도 말을 할 리 없지만(웃음) 당장 몇 년간은 정말로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선 새롭게 시작한 사업들을 완전히 `한독화`하는 게 먼저라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올해가 한독이 `제약회사`가 아닌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본격 출범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며 "의약품 위주의 제약회사에서 벗어나 질병의 예측, 예방, 진단, 치료를 위한 토털 헬스케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독이라고 하면 국민에게 건강 분야에서 혁신기업(The Health Innovator)으로 생각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독은 연구개발(R&D) 투자를 과감히 늘리고 있다. 미국 머크사에서 세계적 당뇨병 의약품인 자누비아를 개발한 김두섭 박사와 미국 세인트주드병원에서 치료용 의료기기를 개발한 박을준 박사를 영입해 연구팀을 구성했다. 제넥신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성장호르몬 결핍 바이오베터 치료제는 지난해 유럽에서 임상 1상 시험에 이어 올해는 2상을 진행한다.
테바와 함께 2016년까지 50개 이상의 개량신약, 복제약을 국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진출한 유전자 진단 시장 등 의료기기 사업과 병원식ㆍ건강기능 시장에서의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최근 숙취해소제 사업에 진출할 준비도 마친 상태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을 지난해(3279억원)보다 20% 늘린 4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문어발식 경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전문의약품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는 매출 구조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더 이상 국내 제약 시장에만 의존해서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오너 경영자답지 않게 소탈한 품성의 소유자다.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도 다른 직원처럼 식판을 갖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젊었을 때 미국에서 공부하고 독일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 때문인지 직원들과 자주 격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만 해도 전 직원과 무려 17회의 간담회를 했고 30~40명씩 함께하는 트레킹도 3회를 하는 등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우리의 배(회사)가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는지 꾸준히 이야기해주며 함께 가야 합니다. 새로 온 직원들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계속 대화를 해야 하고 이야기를 들어줘야 합니다. 변화를 겪으면서 사람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1+1`은 절대 `2`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1+1은 `2.5`나 `3`이 될 수도 있습니다."
■ He is…
△1956년 서울 출생 △중앙고ㆍ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84년 미국 인디애나대 MBA △1984년 한독약품 경영조정실 부장 △1984년 독일 획스트 파견 근무 △1991~2006년 아벤티스파마 대표이사 △1996년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고위과정 수료 △1996년 한독약품 대표이사 △2002년 한독약품 대표이사 부회장 △2006년~현재 한독 대표이사 회장
[이새봄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최근 제약사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기업을 꼽자면 단연 `한독`이다. 국내 제약 산업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보수적이었다. 국내 제약사들은 인수ㆍ합병(M&A)과는 거리가 멀었고 고만고만한 회사들이 국내 영업에 안주해온 것이 현실이었다.
한독은 최근 2년 동안 바이오 기업 제넥신과 태평양제약이라는 굵직한 회사 두 곳을 인수했고, 글로벌 제약사인 테바와는 합작사(한독테바)를 만들었다. 그것도 전격적이고 과감하게 이뤄져 업계를 놀라게 했다.
한독은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독일 획스트(현 사노피)와 합작관계를 50년 동안 유지해온 기업이었다. 초기에는 합작사라는 점이 영업에 많은 도움이 됐지만 성장 단계에서는 발목을 잡았다. 사업 다각화나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독은 2012년 사노피와 지분관계를 정리하면서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해에는`약품 기업, 제약회사`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한독약품`이라는 사명에서 약품이라는 두 글자를 떼어버렸다.
공격적인 M&A도 단행했다. 이 같은 한독의 변신은 김영진 회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 회장은 "기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왔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길게는 수십 년의 과정과 준비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한독의 잇따른 M&A에 대해 `오너 간 직거래설`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신뢰와 원칙에 충실한 경영철학이 M&A 기회를 가져다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회장은 "60년 전 회사가 세워질 때부터 한독은 `신뢰`에 근본을 둔 회사여야 한다는 것이 경영철학이었다"면서 "한독은 다른 기업보다 앞서 컴플라이언스(준법ㆍ윤리경영)를 시작했는데 우리를 지켜본 상대방에서 `한독이라면 투명하게 내 회사를 이끌어줄 수 있겠다`는 신뢰가 생겼고, 결국 그들이 먼저 우리 회사를 찾아와 M&A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M&A 계획을 묻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있다고 해도 말을 할 리 없지만(웃음) 당장 몇 년간은 정말로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선 새롭게 시작한 사업들을 완전히 `한독화`하는 게 먼저라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올해가 한독이 `제약회사`가 아닌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본격 출범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며 "의약품 위주의 제약회사에서 벗어나 질병의 예측, 예방, 진단, 치료를 위한 토털 헬스케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독이라고 하면 국민에게 건강 분야에서 혁신기업(The Health Innovator)으로 생각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독은 연구개발(R&D) 투자를 과감히 늘리고 있다. 미국 머크사에서 세계적 당뇨병 의약품인 자누비아를 개발한 김두섭 박사와 미국 세인트주드병원에서 치료용 의료기기를 개발한 박을준 박사를 영입해 연구팀을 구성했다. 제넥신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성장호르몬 결핍 바이오베터 치료제는 지난해 유럽에서 임상 1상 시험에 이어 올해는 2상을 진행한다.
테바와 함께 2016년까지 50개 이상의 개량신약, 복제약을 국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진출한 유전자 진단 시장 등 의료기기 사업과 병원식ㆍ건강기능 시장에서의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최근 숙취해소제 사업에 진출할 준비도 마친 상태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을 지난해(3279억원)보다 20% 늘린 4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문어발식 경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전문의약품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는 매출 구조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더 이상 국내 제약 시장에만 의존해서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오너 경영자답지 않게 소탈한 품성의 소유자다.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도 다른 직원처럼 식판을 갖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젊었을 때 미국에서 공부하고 독일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 때문인지 직원들과 자주 격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만 해도 전 직원과 무려 17회의 간담회를 했고 30~40명씩 함께하는 트레킹도 3회를 하는 등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우리의 배(회사)가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는지 꾸준히 이야기해주며 함께 가야 합니다. 새로 온 직원들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계속 대화를 해야 하고 이야기를 들어줘야 합니다. 변화를 겪으면서 사람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1+1`은 절대 `2`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1+1은 `2.5`나 `3`이 될 수도 있습니다."
■ He is…
△1956년 서울 출생 △중앙고ㆍ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84년 미국 인디애나대 MBA △1984년 한독약품 경영조정실 부장 △1984년 독일 획스트 파견 근무 △1991~2006년 아벤티스파마 대표이사 △1996년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고위과정 수료 △1996년 한독약품 대표이사 △2002년 한독약품 대표이사 부회장 △2006년~현재 한독 대표이사 회장
[이새봄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