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새 삶 찾은 8세 베트남 소년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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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새 삶 찾은 8세 베트남 소년
시각장애·구순열 앓은 보반응어 군, 열린의사회 도움으로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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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4.11 17:42:13 | 최종수정 2013.04.11 19:5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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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가톨릭대학교 서울 성모병원에서 각막이식 수술을 받은 보반응어와 엄마 튀이란 씨가 의료진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주천기 안센터장, 튀이란 씨, 응어, 이용은 전공의. <사진 제공=열린의사회>
베트남에서 태어난 보반응어(8)가 처음 `본` 세상은 서울 강남이다. 태어날 때부터 구순열(입술갈림증)ㆍ시각장애ㆍ정신지체를 안고 있던 응어는 지금까지 볼 수 있는 세상이 없었다. 왼쪽 눈은 선천성 망막 발달 저하로 전혀 볼 수 없고 오른쪽 눈은 빛만 겨우 구별할 수 있었다. 응어가 지난 5일 가톨릭대학교 서울 성모병원에서 왼쪽 눈 각막이식 수술을 받았다.
주천기 성모병원 안(眼)센터장의 집도로 이뤄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제 응어는 물체를 조금씩 알아볼 수 있는 상태가 된 것. 응어에겐 특히 창문 밖에서 씽씽 달리는 자동차가 신기하다. 기분이 좋은지 혼자서 손뼉을 치며 웃는 때도 많아졌다.
응어의 엄마 튀이란 씨(32)는 "힘없이 앉아 있기만 하던 아이가 창문 밖의 자동차를 가리키는 모습을 보니 정말 꿈만 같다"며 "학교에 보낼 생각조차 못했는데 베트남에 돌아가면 반드시 학교를 보내고 싶다"며 연신 웃었다.
응어의 삶에 희망이란 단어가 들어온 것은 지난해 베트남으로 의료봉사를 간 한국 열린의사회를 만나면서다.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는 아빠가 하루에 버는 돈은 우리 돈으로 7000원에 불과하고 남의 집 벽에 판자를 덧댄 곳에서 생활해야 했다.
그러다 열린의사회를 만난 것. 열린의사회는 우선 정상적인 음식 섭취로 체력을 키우기 위해 곧바로 갈라진 입술을 연결하는 응급수술을 했다. 구순열 수술 덕분에 영양 섭취가 쉬워지면서 응어는 반년 만에 5세 정도로 보일 만큼 훌쩍 컸다.
응어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열린의사회뿐만이 아니다. 롯데홈쇼핑 등 협력기관은 항공료를 비롯한 숙식과 입원비, 자선수술 비용 등을 후원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수술비를 일부 할인해줬고 각막 수입업체인 사이언티슈도 각막 수입비용의 일부를 선뜻 후원해 응어의 희망찾기에 보탬을 줬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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