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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77회 작성일 2012-06-22 09:25
“늘 생산하고 창조하던 인촌의 삶 자체가 근대화”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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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산하고 창조하던 인촌의 삶 자체가 근대화”

기사입력 2012-06-22 03:00:00 기사수정 2012-06-22 03:00:00
 

■ 백완기 고려대 명예교수 ‘인촌 김성수의 삶…’ 펴내

20일 경기 군포시 산본동 자택에서 만난 백완기 교수는 “수많은 인재를 모았던 인촌의 비범성은 바로 평범성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군포=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독립을 위해 먼저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안창호 선생의 실력양성론은 인촌의 삶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늘 생산하고 건설하고 창조하고 확장하는 삶을 살았던 인촌은 근대화의 진정한 초석을 깔았던 인물이지요.”

백완기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76)가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1891∼1955)의 실천적 삶의 철학을 조명한 ‘인촌 김성수의 삶-인간자본의 표상’(나남)을 펴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서 교육가 언론인 기업가 정치인 등 다양한 역할을 했던 인촌의 사상과 행적을 ‘실용주의(pragmatism)’ 철학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인촌은 누구보다 힘의 논리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독립을 위해 가장 급한 것은 사람을 키우고, 기술을 배우고, 산업을 일으켜 물리적 힘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이 때문에 일본 유학시절부터 자유주의와 민권사상, 근대화를 배우고 교육과 산업을 일으켜 구국의 터전으로 삼아야 한다는 실용주의적인 관점을 갖게 된 것입니다.”


백 교수는 “인촌은 3·1운동에 가담하면서 직접적인 항일운동을 펼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일회적인 충돌보다는 지속적으로 힘을 기르는 독립운동에 역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인촌의 삶을 ‘공존적 상생’이란 키워드로 분석했다. 식민지 조선에서 인촌만큼 재산이 있던 사람은 많았지만 인촌처럼 자신의 재산을 독립을 위해 활용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촌이 전국을 돌면서 주주를 모집하고, 개인 재산의 사회 환원을 설득하고, 지주 출신인데도 농지개혁에 앞장선 것은 공존과 상생의 자본주의를 앞서 실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백 교수는 인촌의 주변에 수많은 인재가 몰려들었음을 강조하며 “인촌의 다양한 물적 사업도 연구해야 하지만 인적자본에 대한 연구가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촌이 수많은 인재를 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따라가는 리더십’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차이를 분별없이 받아들이지는 않았어요. 김구가 이끄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지지했지만 남북 협상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취했고, 인간적으로 가까웠던 여운형이 좌파의 길을 걸을 때나 초대 대통령으로 지지했던 이승만이 집권 후 독재의 길을 갈 땐 맞서 투쟁했습니다. 인촌은 정치적인 사람이 아니었지만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그는 일제강점기에는 일제와 싸웠고, 광복 후에는 공산주의와 싸웠고, 건국 후에는 독재와 싸웠습니다.”

군포=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blog_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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