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윤용로 신임 외환은행장의 첫출근을 김기철 외환노조위원장이 마중했다. |
[스포츠서울닷컴│황진희 기자] 6차선 도로를 건너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 차기 외환은행장 자리만 지킨지 11개월, 노조와의 충돌을 우려해 출근을 보류한지 1주일 만에 윤용로(58) 신임 외환은행장은 환대를 받으며 외환은행으로 정식 입성했다.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 20일 월요일 오전 8시, 서울 을지로 2가에 위치한 외환은행 본점은 이른 아침부터 기분 좋은 술렁임이 일었다. 외환은행의 새로운 사령탑인 윤 신임 행장을 맞이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본점에 출근하는 직원들은 윤 신임 행장의 첫 출근 모습을 담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들을 보며 새로운 행장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직원 이모씨는 “그동안 오랜 투쟁으로 인해 직원들 모두가 지치기는 했지만 새로운 행장이 온다는 소식에 기대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하나금융과 노조의 합의안이 아쉽지만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외환은행 본점은 1년4개월 만에 말끔히 정돈됐다. |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처럼 외환은행 본점은 1년4개월 만에 말끔히 정돈됐다. 먼저 하나금융과 론스타, 금융당국을 비판하던 대형 옥외 현수막이 사라졌다. 1층 로비에는 윤 신임 행장의 출근을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도 자취를 감췄다. 하나금융을 비판하는 포스터를 붙였던 노조 시위차량도 깨끗이 정돈됐다.
오전 8시30분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1층 로비에 모습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전에 볼 수 없었던 편안한 얼굴로 미소를 띠며 윤 신임 행장의 첫 출근 맞이하기 위해 기다렸다. 불과 사흘 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의 협상 타결 기자회견에서 덥수룩하게 턱수염을 기르고 투쟁 조끼를 입었던 모습과는 매우 달랐다. 투쟁의 종료를 알리듯 턱수염도 짧게 깎고 투쟁 조끼도 벗었다.
▲ 윤용로 신임 행장과 김기철 외환노조위원장이 미소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김 위원장의 등장에 이어 곧바로 윤 신임 행장이 탄 차량도 1층 로비 앞에 멈췄다. 차에서 내린 윤 신임 행장은 만면에 미소를 띤 채 로비로 들어섰다. 윤 신임 행장은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짧게 미소로 인사한 뒤 마중을 나온 김 위원장과 인사를 나눴다. 윤 신임 행장의 첫 인사말은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말이었다.
▲ 윤용로 신임 행장과 김기철 외환노조위원장은 포옹으로 화합했다. |
김 위원장은 윤 신임 행장에게 준비했던 빨간 장미꽃 한다발을 건넸고, 둘은 포옹을 나눴다. 윤 신임 행장은 “제가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미처 못했다. 한 가족이 됐으니 같이 외환은행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윤 행장은 취재진을 향해 “외환은행의 상징인 활짝 핀 장미처럼 앞으로 외환은행을 활짝 피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윤용로 신임행장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
윤 행장은 첫 공식 업무 진행에 대해 “그동안 외환은행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으니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먼저 위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조직 개편도 빨리 마무리해 안정화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10분여의 환영식을 마치고 윤 신임 행장과 김 위원장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이동했다. 이로써 외환은행은 1년4개월 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윤 신임 행장은 중앙고와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했다. 1977년 행정고시(21회)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 은행 제도과장, 금융감독위원회 공보관, 감독정책2국장,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기업은행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 은행장이다.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