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종가포럼' 주관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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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종가포럼' 주관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한국의 혼 세계에 알립니다"
종가문화 보존·활용 등 종가포럼 4회째 개최… 외국 명문가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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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혼 세계에 알립니다"
종가문화 보존·활용 등 종가포럼 4회째 개최… 외국 명문가도 참가
전준호기자 jhjun@hk.co.kr
- 입력시간 : 2011.10.24 02:30:52
'한국의 혼 종가(宗家)에서 찾는다.'
우리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는 문화코드 중 '종가'의 상징성은 실로 대단하다. 유교와 선비정신이 오롯이 녹아있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최첨단 시대로 접어든 현대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교훈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종가문화를 통해 우리의 문화 정체성을 확립하는 '종가포럼'이 26일 경주문화엑스포 내 문화센터에서 열린다. 4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는 종가의 종손과 종부, 유림단체 회원, 외국문화원 관계자 등 800여명이 참석, 시대적 사명을 다시 한번 곰씹는다. 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이 120여곳이나 되는 경북도도 '종가문화 명품화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가포럼을 주관하고 있는 김병일(66) 한국국학진흥원장으로부터 종가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_2009년 1회 행사를 연 종가포럼이 4회째를 맞았다. 종가포럼은 무엇인가.
"종가문화의 보존과 활용, 발전방안에 관한 지혜를 찾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특히 올해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종가가 있고, 종가문화가 잘 보존돼있는 경북에서 포럼을 열게 돼 뜻깊다. 650여 문중의 전통기록 유산 32만여점을 보존하고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이 포럼을 주관하게 돼 영광이다."
_외국의 명문가도 참가한다고 들었다. 이번 종가포럼의 특징은.
"프랑스의 '드뢰 드 라플랑' 가문과 중화권을 무대로 한 '세계주씨(朱氏)연합회'를 초청, 경주 최씨 충의당 및 진성이씨 대종회와 자매결연을 맺는다. 이번 포럼은 종가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최근 몇 년 동안 영상과 음악 등 대중문화 분야의 한류가 문화계의 화두가 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해서는 깊이와 폭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적 대중문화의 뿌리에 해당하는 종가문화에 주목하는 것이다."
_단순히 종가라는 이유로 추앙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종가가 많은가.
"종가의 큰 일로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을 꼽는다. 제사를 모시고 손님을 맞는 것을말한다. 이중 공적기능인 접빈객은 교류와 소통을 통해 정신적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종가 선비들은 평생 세상을 먼저 근심하고 나중에 즐거움을 찾는 '선우후락'(先憂後樂)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특히 국가의 위기 때는 자신의 목숨조차 돌보지 않았다. 경북의 많은 종가들이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때 의병의 본거지로 지목돼 불탔고, 독립운동으로 고초를 겪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_종가의 명맥이 많이 약해지고 있다. 시대와 맞지 않은 탓이 크다. 현대에서 종가의 의미는 무엇인가.
"부락 중심의 농경사회에서 대단했던 종가의 위상이 도시화와 산업화로 예전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다움을 추구하는 선비정신은 이 시대의 가치로 회복해야 한다. 이기적 욕망이 사회적 병폐가 된 오늘의 세태에서 자신을 낮추는 겸손과 타인에 대한 배려, 공동체를 우선하는 정신은 더욱 소중하다. 종가는 이런 가치를 찾아 보급하는 매개체다."
_이번 포럼에서는 전시회와 종가음식 시식회도 있던데.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때 종가 선비들의 구국활동 유물을 모아 종가문화 특별전을 마련했다. 또 경북 종가에서 전해 내려온 <음식디미방>과 <수운잡방> 등 전통음식 조리서의 음식을 재현, 시식 기회도 드린다. 안동김씨 지촌종가의 며느리맏이 큰상과 이바지상, 경주최씨 충의당 종가의 불천위제사상, 양동손씨 서백당 종가의 접빈상과 주안상, 다과상이 차려진다."
_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도 맡으면서 수련원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2001년 퇴계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퇴계종택에서 희사한 기금 1억으로 수련원이 설립됐다. 교사와 공무원, 기업인, 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국민을 대상으로 선비문화를 배우고 체험토록 하고 있다. 1일, 3일 과정 등 다양한 수련과정을 통해 유적탐방과 종손과의 대화, 퇴계선생의 수련법인 활인심방(活人心方) 체험, 분임토의를 하며 선비정신을 체험토록 한다. 2002년 224명이던 수련생이 지난해에는 1만3,020명으로 늘어나는 등 올 8월말까지 모두 585기 3만5,920명이 다녀갔다. 지나간 시대의 가치로 치부했던 선비정신이 오늘날에도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는 증거다."
_한국국학진흥원의 활동도 많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활동사례와 계획은.
"한국국학진흥원은 민간에 전해오는 국학 자료를 수집, 보존, 연구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치로 확산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고서와 고문서, 목판 등 자료는 32만7,000점에 이르러 국내 최다 국학자료 소장기관이 됐다. 최근 '유교와 경영 포럼'을 통해 유학과 경영학 연구자, 기업가 등이 지속가능한 한국적 경영의 모델을 유교의 전통적 지혜에서 찾고 있다. 연말까지 4차례 포럼을 열어 보고서와 단행본으로 펴낼 계획이다. 또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이 있다. 핵가족 시대 사라져가는 할머니의 무릎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에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자는 것이다. 2009년 대구경북에 이야기할머니 30명을 양성했고, 올해는 전국에 400여명을 양성해 유치원방문교육을 벌이고 있다. 내년에 600명을 신규양성하면 전국에 1,000여명의 이야기할머니들이 활동을 펼치게 된다."
_한해도 얼마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의미있고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올해는 퇴계 선생이 후학양성을 위해 도산서당을 건립한 지 450주년이 되는 해다. 18일 이를 기념해 특별전을 열었다. 행사 당일 도산서원 상덕사에서 진행한 고유(告由) 의식은 지역 유림과 국내외 학자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또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퇴계철학이 현대적 의미와 계승방안을 공유하는 학술강연회도 있었다. 뜻 있는 자리였다."
우리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는 문화코드 중 '종가'의 상징성은 실로 대단하다. 유교와 선비정신이 오롯이 녹아있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최첨단 시대로 접어든 현대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교훈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종가문화를 통해 우리의 문화 정체성을 확립하는 '종가포럼'이 26일 경주문화엑스포 내 문화센터에서 열린다. 4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는 종가의 종손과 종부, 유림단체 회원, 외국문화원 관계자 등 800여명이 참석, 시대적 사명을 다시 한번 곰씹는다. 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이 120여곳이나 되는 경북도도 '종가문화 명품화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가포럼을 주관하고 있는 김병일(66) 한국국학진흥원장으로부터 종가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_2009년 1회 행사를 연 종가포럼이 4회째를 맞았다. 종가포럼은 무엇인가.
"종가문화의 보존과 활용, 발전방안에 관한 지혜를 찾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특히 올해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종가가 있고, 종가문화가 잘 보존돼있는 경북에서 포럼을 열게 돼 뜻깊다. 650여 문중의 전통기록 유산 32만여점을 보존하고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이 포럼을 주관하게 돼 영광이다."
_외국의 명문가도 참가한다고 들었다. 이번 종가포럼의 특징은.
"프랑스의 '드뢰 드 라플랑' 가문과 중화권을 무대로 한 '세계주씨(朱氏)연합회'를 초청, 경주 최씨 충의당 및 진성이씨 대종회와 자매결연을 맺는다. 이번 포럼은 종가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최근 몇 년 동안 영상과 음악 등 대중문화 분야의 한류가 문화계의 화두가 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해서는 깊이와 폭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적 대중문화의 뿌리에 해당하는 종가문화에 주목하는 것이다."
_단순히 종가라는 이유로 추앙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종가가 많은가.
"종가의 큰 일로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을 꼽는다. 제사를 모시고 손님을 맞는 것을말한다. 이중 공적기능인 접빈객은 교류와 소통을 통해 정신적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종가 선비들은 평생 세상을 먼저 근심하고 나중에 즐거움을 찾는 '선우후락'(先憂後樂)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특히 국가의 위기 때는 자신의 목숨조차 돌보지 않았다. 경북의 많은 종가들이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때 의병의 본거지로 지목돼 불탔고, 독립운동으로 고초를 겪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_종가의 명맥이 많이 약해지고 있다. 시대와 맞지 않은 탓이 크다. 현대에서 종가의 의미는 무엇인가.
"부락 중심의 농경사회에서 대단했던 종가의 위상이 도시화와 산업화로 예전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다움을 추구하는 선비정신은 이 시대의 가치로 회복해야 한다. 이기적 욕망이 사회적 병폐가 된 오늘의 세태에서 자신을 낮추는 겸손과 타인에 대한 배려, 공동체를 우선하는 정신은 더욱 소중하다. 종가는 이런 가치를 찾아 보급하는 매개체다."
_이번 포럼에서는 전시회와 종가음식 시식회도 있던데.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때 종가 선비들의 구국활동 유물을 모아 종가문화 특별전을 마련했다. 또 경북 종가에서 전해 내려온 <음식디미방>과 <수운잡방> 등 전통음식 조리서의 음식을 재현, 시식 기회도 드린다. 안동김씨 지촌종가의 며느리맏이 큰상과 이바지상, 경주최씨 충의당 종가의 불천위제사상, 양동손씨 서백당 종가의 접빈상과 주안상, 다과상이 차려진다."
_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도 맡으면서 수련원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2001년 퇴계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퇴계종택에서 희사한 기금 1억으로 수련원이 설립됐다. 교사와 공무원, 기업인, 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국민을 대상으로 선비문화를 배우고 체험토록 하고 있다. 1일, 3일 과정 등 다양한 수련과정을 통해 유적탐방과 종손과의 대화, 퇴계선생의 수련법인 활인심방(活人心方) 체험, 분임토의를 하며 선비정신을 체험토록 한다. 2002년 224명이던 수련생이 지난해에는 1만3,020명으로 늘어나는 등 올 8월말까지 모두 585기 3만5,920명이 다녀갔다. 지나간 시대의 가치로 치부했던 선비정신이 오늘날에도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는 증거다."
_한국국학진흥원의 활동도 많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활동사례와 계획은.
"한국국학진흥원은 민간에 전해오는 국학 자료를 수집, 보존, 연구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치로 확산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고서와 고문서, 목판 등 자료는 32만7,000점에 이르러 국내 최다 국학자료 소장기관이 됐다. 최근 '유교와 경영 포럼'을 통해 유학과 경영학 연구자, 기업가 등이 지속가능한 한국적 경영의 모델을 유교의 전통적 지혜에서 찾고 있다. 연말까지 4차례 포럼을 열어 보고서와 단행본으로 펴낼 계획이다. 또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이 있다. 핵가족 시대 사라져가는 할머니의 무릎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에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자는 것이다. 2009년 대구경북에 이야기할머니 30명을 양성했고, 올해는 전국에 400여명을 양성해 유치원방문교육을 벌이고 있다. 내년에 600명을 신규양성하면 전국에 1,000여명의 이야기할머니들이 활동을 펼치게 된다."
_한해도 얼마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의미있고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올해는 퇴계 선생이 후학양성을 위해 도산서당을 건립한 지 450주년이 되는 해다. 18일 이를 기념해 특별전을 열었다. 행사 당일 도산서원 상덕사에서 진행한 고유(告由) 의식은 지역 유림과 국내외 학자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또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퇴계철학이 현대적 의미와 계승방안을 공유하는 학술강연회도 있었다. 뜻 있는 자리였다."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장 통계청장 조달청장 금융통화위원 기획예산처 장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자문위원 |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