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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희 인천광역시 도시계획국장
전국의 특별`광역시 중구청장들은 주기적으로 '전국 대도시 중심구 구청장협의회'라는 모임을 갖는다.
각 도시의 성장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핵심지역 책임자들이 만나는 자리다.
요즘 이 모임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주제가 있다. 바로 구도심정비다.
7개 특별`광역시 모두 도심확장과 상권변화를 거듭하면서 원도심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봉화 출신인 이일희(54) 인천광역시 도시계획국장은 “대형 아파트단지를 건설하는 방식의 재개발사업은 이제 철 지난 얘기”라며 “한때 부동산 경기가 들끓었던 수도권에서도 실패한 방식을 대구시가 따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1976년 체신청 9급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년 후 경기도 7급 공채시험(수석)에 합격, 인천시에서 건설행정계장, 도시계획과장, 공보관, 정책기획관 등을 지냈다.
특히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진 당시 대한민국에서 주택경기가 가장 폭발적이었던 인천에서 도시계획과장을 맡았다.
이 국장은 “무턱대고 고밀도 개발만 추구했다가는 낭패 보기 쉽다”며 “역세권과 중심상업지구 그리고 주거밀집지역의 환경정비 콘셉트는 모두 달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각 지역 고유의 문화를 살리는 정비사업이 전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주민, 재건축조합, 건설사, 입주민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재개발은 추진도 힘들고 마친 뒤 보람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국장은 “대구의 경우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이고 전면적인 도심정비사업 보다 주거환경개선을 요구하는 지역민들의 구체적인 염원을 해결하는 방식이 적절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기존 도심에 녹지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교통망을 정비하는 방식이다.
이 국장은 봉화군 읍내 문단리에서 9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퇴계 이황의 후손인 진성 이씨 집성촌에서 자란 이 국장은 마을 앞 실개천과 연못에서 물고기와 잠자리를 잡으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고향의 흙냄새가 그립습니다. 얼마 전 고향에 내려갔다가 전교생이 720명이나 되던 모교의 재학생 수가 54명으로 줄었다는 아쉬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내 고향 봉화가 수도권 주민들이 이용하는 체험형 청정관광레저 공간으로 변모하길 기대합니다.”
이 국장이 공직자의 길을 걷게 된 데는 고향에서 평생 교육자로 헌신해 온 부친의 영향이 컸다.
더불어 9남매의 뒷바라지를 위해 애쓰고 있던 큰 형님에 대한 배려차원이기도 했다.
이 국장은 봉화 도촌초교, 서울 오산중, 서울 중앙고,
방송통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인천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 도시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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