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산책길] 아담한 골목길이 정겨운 계동길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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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0년대 목욕탕·100년 된 교회… 곳곳에 옛 추억이 새록새록
- 김지섭 기자 oasis@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입력 : 2011.07.06 00:05
[도심 속 산책길] 아담한 골목길이 정겨운 계동길
꼬불꼬불 흐르는 하천을 따라 길이 났다. 사람들은 그 아담한 곡선 길 주변에 하나 둘 모여 작은 마을을 이뤘다. 서울 계동길이 좁은 굴곡을 이루고 있는 이유다. 계동은 옛길 그대로를 간직한 덕분에 북촌에서 가장 정겨운 동네로 꼽힌다. 계동길을 중심으로 원서동에서 가회동에 이르는 이 길은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3호선 안국역 3번 출구를 나서면 현대빌딩을 만나게 된다. 현대빌딩 앞에 외롭게 선 사적 제296호 '관상감 관천대(觀象監 觀天臺)'는 조선시대 천문·기상관측 업무를 관장하던 천문관측대다. 관상감 관천대를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건물이 고(故) 김수근 건축가의 대표작 공간사옥이다. 이곳을 지나면 3000평 규모의 원서공원이 나온다. 원서공원과 창덕궁 사잇길이 '창덕궁길'이다.
창덕궁 돌담을 끼고 걷는 길 초입 왼편 막다른 골목 안에는 '북촌창우극장'이 있다. 1993년 개관한 창우극장은 마당극·창극, 판소리 등의 전통 문화·예술을 지켜오고 있는 소극장이다. 창덕궁의 서문인 경추문을 지나면 한국미술박물관, 인사미술공간에 이르고 궁궐 담벼락에 붙은 작은 놀이터는 고즈넉하다.
골목을 따라 왼편으로 언덕을 넘으면 TV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유명해진 중앙고등학교다. 일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왼편으로 내려선 길이 바로 계동길. 사람 사는 냄새가 진동하는 계동길에는 2년 전부터 멋진 공방과 카페, 맛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특히 보름마다 맑은 물이 차오른다는 '석정보름우물터'와 1968년에 문을 연 공중목욕탕 '중앙탕'은 터줏대감이다.
사거리에서 오른편으로 재동초등학교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청와대에서도 고기를 사러 찾아온다는 '충남정육점'이 있다. 거기서 왼편 골목으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가게와 갤러리가 즐비하다. 이 골목을 빠져나와 반대편 골목으로 찾아들면 별궁길이라는 예쁜 이름의 길을 볼 수 있다.
담쟁이넝쿨로 덮인 '갤러리담'과 깐깐한 맛집으로 알려진 '계동마님'을 지나 왼편 별궁길을 내려가면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안동교회'가 나타난다. 별궁길의 수많은 맛집과 멋집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안국역 1번 출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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