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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4일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 법원 수석부장판사 회의’에서 사법연수원 김상준 수석교수(맨 앞) 등 수석부장판사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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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법관의 인사 제도는 수직적인 구조였다.
사법연수원을 나와 법관으로 임용되면 지방법원 배석판사-지방법원 단독판사-고등법원 배석판사-지방법원 부장판사-고등법원 부장판사-법원장의 코스를 밟았다. 이렇다 보니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하지 못하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법복을 벗어야만 했다.
대법원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지방법원(1심)과 고등법원(항소심) 판사를 분리해서 ‘법관 이원화’ 제도를 도입했다.
그동안 고등법원에서는 지방법원 부장판사 중 일정한 연차가 된 판사들이 승진해서 재판장이 되었다.
평판사들이 순환 보직으로 배석판사를 맡는 구조였다.
‘법원 이원화’는 지방법원 판사는 지법에만, 고등법원 판사는 고법에서만 근무하게 해서 법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했다.
법관의 조기 퇴직을 막을 수도 있다. 대법원은 향후 정기 인사 때마다 폭을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법관들 사이에서 고등법원 부장판사(고법부장, 차관급)는 ‘법관의 꽃’으로 불린다.
배석판사로 시작해 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치면 고법 부장판사에 오를 수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판사가 ‘고법 부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
그만큼 고법부장 자리에 오르기가 쉽지 않다.
현재 고법 부장판사 이상 고법원장까지의 고위 법관은 1백36명이다.
전체 법관의 5.22% 정도를 차지한다.
성별로는 남성이 1백33명이며, 여성은 고법 부장만 세 명이다.
조경란 서울고법 부장판사(연수원 14기), 문영화 특허법원 부장판사(연수원 18기), 민유숙 대전고법 부장판사(연수원 18기)가 여기에 속한다.
고법원장 직급에서는 지역별 안배 뚜렷
직급별로는 고법원장 7명(0.27%), 지법원장 21명(0.81%),
고법부장 1백8명(4.14%)이다.
연수원 기수는 고법원장은 8~10기, 지법원장은 10~12기,
고법부장은 12~18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구욱서 서울고법원장과 최진갑 부산고법원장이 8기이다.
고위 법관들 중에는 특목고 출신이 한 명도 없다.
특목고 출신들의 법관 경력이 짧기 때문이다.
특목고 출신 중 가장 빠른 연수원 기수는 29기로, 박찬익 부천지법 판사
(대일외고)와 유지원 수원지법 판사(한영외고)이다.
현재 지법 부장판사 중에서 가장 빠른 연수원 기수가 25기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5~6년 내에 특목고 출신 고위 법관이 나올 수 있다.
고위 법관을 배출한 고등학교는 60곳뿐이었다.
경북고(15명)와 경기고(14명)가 한 명 차이로 1, 2위이다.
그 다음은 전주고(9명), 서울고(6명), 광주제일고(5명) 순이었다.
검정고시는 한 명에 그쳤다.
고법원장은 지역별로 안배한 것이 역력하다.
일곱 명 중 고교 동문이 한 명도 없다.
경기고(최진갑 부산고법원장), 경북고(김수학 대구고법원장),
중앙고(조용호 광주고법원장), 대구상고(구욱서 서울고법원장),
전남고(김이수 사법연수원장), 전주고(김진권 대전고법원장)가
각각 한 명씩이다.
지방법원장 21명 중에서는 경기고가 여섯 명으로 가장 많고,
경북고와 경남고가 각각 세 명, 경복고·서울고·전주고는 각각 두 명이다.
광주제일고와 경남공고, 환일고는 각각 한 명씩 배출했다.
대학별로 보면 고위 법관을 배출한 대학은 10곳이다.
서울대가 1백12명으로 가장 많았다.
무려 82.36%나 되었다.
고려대 7명, 성균관대·한양대가 각각 3명, 부산대 2명 순이었다.
일반 판사와 여성 판사들에 비해 지역 편중이 심하지는 않았다.
서울(26명)과 경북(24명)이 비슷했고, 경남(12명), 부산(12명), 전북(12명),
대구(11명) 순으로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고위 법관들의 출신 지역이나 학맥 구조도 향후 10년 이내에 큰 폭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