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차관칼럼]
‘도로명 주소’ 국력 향상 필수조건/
안양호 행정안전부 제2차관
작은 골목에 있는 건물일수록 설명은 더 복잡해지고 길어진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쓰는 주소의 위치 찾기 단면이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지도만 가지고 박물관이나 명승지를 찾았던 경험을 가진 분이 많을 것이다.
외국 주소체계의 편리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우리나라는 왜 이런 편리한 제도를 도입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번 주소는 공부상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와 경로 안내가 어렵다.
도시 지역은 각종 개발, 도시화 등으로 지번의 순차성이 훼손되어 길을 찾기가 불편하고, 농촌의 경우는 지번보다는 동네 이름이나 지형지물에 의하여 위치를 찾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이러한 지번 주소는 일본 일부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정부는 1996년에 선진국형 주소제도인 도로명 주소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국민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도로명을 확정하여 14년 만에 전국의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 등 시설물 설치를 마무리했다.
도로명 주소가 도입되면 우선 길 찾기가 편리하다.
작은 도로에도 체계적으로 이름을 붙이고, 건물에도 도로를 따라 일정한 간격(20m)으로 좌측 건물에는 홀수번호, 우측 건물에는 짝수번호를 순차적으로 부여하여 몇 가지 기준만 알면 쉽게 집을 찾을 수 있게 했다.
도로명 주소가 도입되면 소방, 경찰 등 응급구조기관의 현장 대응력이 나아져 국민의 안전이 개선될 것이다.
2008년 서울종합방재센터의 기록에 따르면 119 신고 접수의 약 52%가 휴대폰으로 이루어져 위치파악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도로명 주소로 신고할 경우 ‘세종대로 209(번)’ 건물 등 정확한 지점을 알 수 있으므로 훨씬 빠르게 응대할 수 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처로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다.
또한 도로명 주소는 경로(도로명)와 지점(건물번호)으로 구성되어 있어 위치기반산업의 발달을 촉진하는 기초적인 인프라이다.
우리나라의 정보기술(IT)과 결부되어 다른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견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우리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인터넷 지도검색(web-GIS), 유아찾기서비스(LBS), 자동차내비게이션(CNS) 등의 발달이 그 대표적인 예다.
아울러 도로명 주소 기반의 전자지도를 민간에 공급하게 되면 관련 기업(GIS)에서 도로와 건물을 갱신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절감되어 새로운 기업도 쉽게 진입하고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뿐만 아니라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이나 112순찰차긴급배치시스템(IDS) 등과 같이 공공분야의 중복예산이 절감되고, 재난관리 및 국민의 생활안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올 7월까지 새로운 도로명 주소를 확정해서 2012년부터 본격 사용하게 되나 그 이후에도 필요하다면 일정 기간 도로명 주소와 지번 주소를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로명 주소 사업은 약 100년간 사용해 온 국가 주소체계를 바꾸는 것인 만큼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을 것이다.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하고 보완하여 새로운 주소 도입으로 인한 국민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택배 등 물류 분야에서는 새 주소로 접수되어도 배달에 문제가 없도록 사전 준비를 지원하고, 지번 주소를 계속 사용하는 주민들도 배려할 것이다.
은행이나 카드사 등도 새 주소로 고객정보가 등록될 수 있도록 시스템 개편을 지원하고, 고객에게 불편이 없도록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오랫동안 현재의 지번주소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주소가 당장은 부자연스러울 수 있으나, 우리 사회의 선진화와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꼭 필요한 사업인 만큼 조속한 안착을 위하여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기고] 재정 조기집행이 성장·안정 이끈다
/안양호 행정안전부 제2차관
경제성장을 결정하는 총지출은 민간지출(소비+투자+순수출)과 공공지출로 구성된다. 그중 공공지출의 규모나 시기를 조정함으로써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것이 재정정책의 요체이다.
지난 2년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글로벌 금융 불안 가운데서도 조기집행 등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2009년에는 0.2%, 지난해에는 6.1%(잠정)의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재정 조기집행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상반기에 집행하든 하반기에 집행하든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315조원에 달하는 정부지출을 4개 분기 중 어느 시기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연중 경제 흐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민간투자가 부진하고 실물경제가 침체된 경우 공공부문이 예산집행을 서둘러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고, 반대로 경기가 과열되는 시기에는 공공지출을 분산시킴으로써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조기집행으로 자치단체 금고평균잔액이 줄어들어 이자 수입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치단체가 주민이 납부한 세금 또는 국가가 교부한 보조금을 집행하지 않고 보유함으로써 이자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다.
자치단체가 현금을 많이 보유하면 그만큼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공공이 자금을 금고에 보관하고 있는 것보다는 경제주체인 민간에 신속히 넘겨서 소비나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치단체는 2008년까지는 연간예산의 70% 안팎을 하반기에 집행해 왔다.
상반기에 계획을 세우고 하반기에 집행하는 관행에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해마다 연말이면 불용예산을 처리하기 위한 보도블록 교체나 도로 굴착공사로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2009년 조기집행이 시작된 뒤 이런 모습은 많이 줄고 있다.
그리고 지자체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재정정책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그만큼 지방 세수가 증가하고 지방교부세(내국세의 19.24%)도 동반성장해 결국 지방의 재정 수입이 확대되는 선순환 효과가 있다.
올 하반기에는 무엇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제흐름이 전망된다.
따라서 공공지출은 이런 경제흐름을 보완하고 상쇄하는 방향에서 지출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데, 상반기에 공공부문이 좀 더 많이 지출하고 민간투자가 활성화되는 하반기에는 지출을 줄임으로써 변동폭을 완화할 수 있다.
올 조기집행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자리 창출사업 등 서민경제와 직결된 사업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추진과정에서 비효율이나 예산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특히 중점을 두고 있다.
국가에서도 지자체 조기집행을 지원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시적인 자금 부족으로 차입을 할 경우 발생하는 이자비용에 대해 전년도에는 2%까지 보전했지만 이번에는 3% 범위 내에서 실제 지출 이자를 보전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하던 인센티브도 전년도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보다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지방재정 관리를 통해 지방재정 조기집행이 예산운영의 확고한 규범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