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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올스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에게 ‘MVP 트로피’가 수여됐다.
롯데 홍성흔(33)이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별 중의 별’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팬 투표에서 역대 최다 득표(81만8269표)로 당당히 올스타전 무대에 선 그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빼어난 실력으로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5타수 4안타 2홈런·3타점의 맹활약으로 이스턴리그(SK·두산·롯데·삼성)가 웨스턴리그(KIA·넥센·LG·한화)에 9-8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데 앞장섰다.
시작부터 달랐다. 홍성흔은 등에 배번과 이름 대신 ‘최다득표 감사’라고 쓰인 유니폼을 특별 제작해 입고 나왔다. “최다 득표라는 영광을 안겨주신 팬들께 감사하는 의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1회 첫 타석에서는 검은 수염을 달고 나왔다. 딸 화리(5)를 위한 퍼포먼스였다. 홍성흔은 “딸이 산타클로스를 좋아한다. 이에 착안해 긴 수염을 달았다”고 말했다.
이날 이스턴리그의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홍성흔은 0-6으로 뒤진 1회 말 웨스턴리그 선발투수 류현진(한화)으로부터 중월 투런포를 쳐냈다. 6회에는 화려한 쇼맨십을 과시하며 타석에 들어섰다. 넥센 마스코트 턱돌이가 깔아준 레드카펫을 밟고 걸어와 여성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가 ‘아브라카다브라’를 통해 선보인 ‘시건방춤’을 춰 팬들을 즐겁게 했다.
팀이 6-8로 추격한 7회 말 홍성흔은 금민철을 상대로 좌중월 솔로포를 쳐내며 점수 차를 더욱 좁혔다. 8-8로 맞선 9회 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2루수 쪽 내야안타를 치고 나갔다. 가르시아(롯데)의 2루타 때 3루에 도달한 홍성흔은 황재균(롯데)의 끝내기 안타로 결승 득점을 올렸다. 경기 뒤 기자단 투표에서 홍성흔은 45표 중 31표를 얻어 올스타전 MVP로 선정됐다. 두산 소속이던 2006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올스타전 MVP 수상이다.
홍성흔은 “경기 전 김성근(SK) 이스턴리그 감독이 ‘오늘 패하면 내일 특타시킨다’고 했다. 선수들이 정신을 바짝 차린 덕에 역전승을 거둔 게 아닐까”라고 장난기 어린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내 어린 딸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들, 롯데 핵심 선수의 역할을 떠올렸다. 그는 “딸 화리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고 말한 뒤 “MVP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는 아버지께 선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반기 타점 1위(97개)를 달린 홍성흔은 “후반기에는 ‘타점왕을 노려 스윙을 크게 한다’는 말은 듣지 않겠다. 다음 타순에 나오는 이대호(롯데)가 타점을 올릴 수 있도록 팀 배팅에 주력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대구=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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