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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68회 작성일 2010-03-06 08:39
한국 경제를 빛낸 90인(첨단 변신 조선·중공업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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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빛낸 90인] 첨단 변신 조선·중공업 CEO 

남다른 기술력으로 세계 선두자리 지킨다
현대중공업, 독자 엔진 제작·삼성중공업, 친환경선박 개발·두산중공업, 세계 40% 점유

한국은 조선업 분야 세계 1위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계 10대 조선소 가운데 7개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업체가 싹쓸이하고 있다. 또 지난해 국내 조선업종 총수출액은 460억달러로 자동차, 반도체 등을 제치고 2년 연속 '수출 1위 품목'이다. 중공업 분야도 플랜트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한국 조선·중공업이 세계 선두 자리에 선 것은 경험과 끈기로 무장한 탁월한 리더의 힘이 크다. 특허만 200개 넘게 갖고 있는 '기술형 CEO'부터 친환경 선박으로 중국과 일본의 추격을 따돌리려는 '전략형·장기비전형 CEO'까지 리더십 스타일도 다양하다.



기술·엔지니어형 CEO

현대중공업의 민계식 부회장은 전형적인 '기술형 CEO'다. 현대중공업의 CEO이자 CTO(최고기술경영자)인 그는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 논문 180여 편을 쓰고 국내외 22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면에는 회사 경영과 학술 연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끈질긴 노력이 있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

민 부회장은 20년 넘게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해 새벽 2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저녁 시간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신사업 구상과 기술 개발에 열중하다 보면 밤을 새우는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에만 7건의 특허를 따냈고 매년 10건 안팎의 특허 실적을 올리고 있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그의 믿음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민계식 부회장(2004년 부회장 취임)이 2001년 대표이사(사장)로 부임했을 당시 회사 매출은 7조 4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1조 1400억원으로 3배 정도 늘었다.

특히 그는 2000년 "우리 기술로 만든 엔진을 만들어야 한다"며 400억원을 투자, 국내 유일의 독자 엔진인 '힘센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힘센엔진은 2001년 처음 4대를 생산한 이후 2007년 832대, 2008년 1700대, 지난해까지 약 1900대가 생산, 수출된 현대중공업의 효자상품이 됐다.

이인성 STX조선해양 부회장도 대표적인 기술형 CEO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벌크선(곡물·광물을 나르는 일반 화물선)을 주로 건조해오던 STX조선해양을 초대형 컨테이너선, VLCC(초대형 유조선), LNG선 등 고부가가치 대형선박 건조 조선소로 탈바꿈시킨 주역이다.

이인성 STX조선해양 부회장

2008년 세계 최초 2만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개발, 지난해 40만t급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선형 개발, 선박 배출가스의 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연료 비용을 최대 5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 개발을 이끌었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를 VLCC,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FPSO(부유식 원유 생산·처리 설비) 등 고부가가치 대형 선박 건조 및 해양플랜트 생산 전문 생산기지로 발전시킨 이 부회장은 올해부터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업체인 STX유럽을 총괄한다.



전략형·비전형 CEO

일본과 중국 조선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CEO들도 눈에 띈다.

삼성중공업의 노인식 사장은 '친환경 선박'에 미래를 걸었다. 친환경선박을 개발해 중국과 일본의 추격을 물리치고 침체된 시장을 정면 돌파한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

그는 최근 국제해사기구 IMO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2%를 차지하는 선박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기준을 수립하는 움직임과 이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선박의 운항을 금지시키겠다는 법안이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노 사장은 "친환경 기술을 먼저 확보하는 업체가 미래 조선업계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에 따라 노 사장은 올 1월 말 폐열회수 및 저온연소 기술, 연료소모량 최소화 설계, 수소연료전지 및 초전도 전기추진 모터, CO₂포집기술 등을 개발, 온실가스 배출을 30% 이상 줄인 친환경 선박을 주력제품으로 개발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은 '해양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는 2006년 3월 대우조선해양의 CEO로 취임한 이후 심해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맞는 해양 제품에 주목했다. 기존 벌크선이나 상선으로는 거세게 추격 중인 경쟁국들, 특히 중국 조선업체들과의 경쟁이 힘들다는 판단 아래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 프로젝트에 집중한 것이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이를 위해 남 사장은 '제2도크(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 확장 공사를 실시하고 새로운 골리앗 크레인을 설치하는 등 관련 생산 설비 확충에 힘을 쏟았다. 벌크선이나 저용량 유조선 같은 단순 선종보다 부가가치가 큰 해양특수선을 중심으로 한 영업활동도 펼쳤다. 이런 노력으로 드릴십, 반잠수식 시추선, 부유식 원유생산 및 하역 설비 등을 포괄하는 해양 특수선 분야는 2000년 12월 전체 매출액의 14.8% 수준에서 지난해 35%까지 늘었다.



해외 지향형 CEO

2007년부터 두산중공업 사장을 맡고 있는 박지원 사장은 글로벌 시장을 조준한다. 비밀 병기(兵器)는 해외 시장에서 설계·엔지니어링에서부터 기자재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일괄 수행하는 사업이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이런 전략은 중동·인도·동남아 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대형 발전 프로젝트 수주로 결실을 맺고 있다. 해수담수화 시장에서는 2000년 이후 중동지역 담수 플랜트를 싹쓸이하다시피 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40%로 글로벌 1위에 올랐다.

박 사장은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해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2006년 영국의 보일러 원천기술사인 미쓰이밥콕(현 두산밥콕)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체코의 터빈 원천기술사인 스코다 파워를 인수했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연말 우리나라가 수주한 아랍에미리트 원전 프로젝트에 APR1400 주기기 공급사로 참여한 것도 해외시장을 꾸준히 개척하며 경쟁력을 키워온 결과다.

박 사장이 지난 10년 동안 이룩한 성과에 힘입어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조사한 '월드 베스트 컴퍼니'에서 국내 기업으로서는 최고인 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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