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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중국 진출 중소기업들의 '금융 도우미'
- 정철환 기자 plomat@chosun.com
- ▲ 윤용로 행장
중국에 진출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누굴까. 현지 한국 기업가들이 첫 순위로 꼽는 것이 '기업은행'이다. IBK기업은행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국내 중소기업들의 원스톱 '금융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IMF 외환위기 이전인 1997년 중국 톈진에 처음 진출해 올해 2월까지 톈진·청두·선양·옌타이·쑤조우 등 총 5개 지역에서 5개의 분행과 2개의 지행을 두고 있다. 기업과 주재원, 교포들을 위한 자금 대출과 예금 업무는 물론, 외환 업무까지 한번에 해결해준다.
2005년과 2009년에는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도 진출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 금융에 전문화된 '아시아지역 초우량은행(Asian Super Regional Bank)'이 되겠다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국 및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높은 경제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는 아시아 신흥 성장국 위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해 왔다. 현지 금융회사의 M&A(인수·합병)와 합작투자의 기회를 먼저 노리고, 현지 사정을 고려해 현지법인 및 지점 설립 등으로 다양하게 대처하고 있다.
- ▲ 지난해 6월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린 기업은행 중국유한공사 오픈 행사장에서 문호 성 기업은행 중국법인장(왼쪽부터)과 리진량 화평구위원회서기, 신정승 전 중국대사, 윤용로 기업은행장, 추이진두 톈진시부시장이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기업은행 제공
앞으로는 '철저한 현지화를 통한 단계적 성장'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신흥시장은 성장성은 높은 대신, 다소 불안정하다는 점을 고려해 국내에서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과 신용도가 우수한 외국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시장 및 한국관련 IB(투자은행)업무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도 '중소기업 금융=기업은행'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씨티나 HSBC 같은 글로벌 은행이나 현지 토종은행과 비교해 자금 조달 여건이 불리한 것을 감안해, 현지 개인 고객들이 겪어보지 못한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와 마케팅으로 가능한 한 많은 예금을 끌어들이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통장 개설이나 카드 발급은 물론, 대출까지 즉석에서 처리해 주는 빠른 서비스는 한국 은행만의 강점"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뛰어넘는 '코리안 스탠더드' 서비스로 개인 금융고객들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파견 직원을 최소화하고, 현지 우수 인력을 주요 부서장에 배치하는 한편, 현지 실정과 경제 성장 환경에 부합하는 금융 상품을 개발해 철저한 현지화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이 쌓아온 중소기업 금융노하우와 IT 인프라 역량이라면 세계 어디에서도 최고의 중소기업 전문 은행이 될 자신이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우량 은행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 “큰 은행만이 정답 아니다”
“글로벌플레이어가 될 은행, 국내에서 잘하는 은행, 위험에 대비한 국책은행 등 은행도 건전한 ‘생태계’를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크기를 키우는 것 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금융권 인수ㆍ합병(M&A) 이슈에 대해 “대형화도 필요하지만 은행산업의 바람직한 경쟁구도가 더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대기업, 중기업, 소기업이 있는 것처럼 은행도 산업구조를 잘 이뤄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대형금융기관이 필요하지만 자산을 키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감각과 능력이 필요하다”며 “크기가 작아서 안 된다는 것은 온전한 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최근 기업은행을 두고 ‘특별한 시중은행’이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시중은행과 직접 경쟁하는 동시에 중소기업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도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그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전체 중기대출에서 기업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63%에서 81%로 늘었다”며 “국책은행이 아니면 누가 그 역할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국책은행을 모두 민영화하기 보다는 정책은행 하나 정도는 남겨두는 것도 좋지 않느냐는 얘기다. 정부도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인정해 지난해 말 ‘경영자율권 확대 시범기관’으로 선정하고 인력운용 등 경영상의 민영화가 일부 가능하도록 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의 균형성장이 최대 목표로 개인고객 1000만명 시대를 연다는 각오다. 윤 행장은 “개인금융 강화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를 통해 기존의 중소기업금융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추진하는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기업여신과 개인여신 비중을 현재 8대2에서 장기적으로는 6대4까지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신설하는 점포 중 15개 이상을 개인금융 특화점포로 운용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는 올해 600개 기업의 정밀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선제적 구조조정 또는 퇴출을 유도하며, 중소기업 M&A도 확대할 예정이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도 기업은행의 장기 과제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기업은행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우선 금융그룹의 효율성 제고에 주력한다는 차원에서 현재 시너지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퇴직연금 전문보험사를 설립하게 되면,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업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지주사 설립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한편,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 0.5%포인트,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1.0%포인트 등 선제적 금리 인하로 금융권의 주목을 받은데 대해 그는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당장은 이익이 줄더라도 장기적으로 고객과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은행의 자산, 이익규모는 3~4위권이나 1인당ㆍ점포당 생산성 지표는 은행권 1위”라며 “사실상 시중은행으로서의 위상이 재정립됐고 이제 따라가기 보다 룰 메이커(Rule Maker)로 전환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m.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m.com
기업銀, '조타수' 윤용로
정부 금융정책에 앞장… 他은행 "따라갈 수밖에"
윤행장 "국책은행의 책임이자 격차 좁히기 일환"
은행들의 대출가산금리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 이후 가장 먼저 대출금리를 낮춘 곳은 기업은행이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자율이 '사채이자'를 방불케 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현금서비스 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낮춘 은행도 기업은행이다.
새로운 대출금리체계인 코픽스(COFIX)가 확정 공시되자 마자, 새 대출 상품을 제일 먼저 출시한 곳 역시 기업은행이다.
만약 '리딩뱅크(Leading bank)'의 개념을 규모(가장 큰 은행)가 아닌, 정부정책 방향에 대한 선도 측면에서 따져본다면 지금 기업은행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확실한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호평과 "너무 정부코드만 맞춘다"는 비판이 맞선다.
하지만 좋든 싫든 기업은행이 하면 다른 시중은행들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게 현실. 그래서 은행권에선 '조타수 윤용로'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도 "정부 입장에선 윤 행장이 고마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지난 해 금융위기 와중에서 중소기업대출을 늘리고 인력채용에 팔을 걷어 붙일 때만해도 은행권에선 '국책은행이니까'란 반응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금리인하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하자 기업은행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업은행은 올 초 가장 먼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5%포인트 일괄 인하했다. 당시 한 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확실하게 총대를 맨 것 같다. 이렇게 되면 다른 은행들은 싫어도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기업은행의 뒤를 이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대출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뒤 이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금리를 업계 최저수준(연 21.98%)으로 낮췄다. 그리고 17일 코픽스가 발표되자마자, 종전 대출상품보다 최대 0.48%포인트까지 금리를 낮춘 새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한 시중은행 인사는 "일반은행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인하 폭이지만 어쨌든 기업은행이 그렇게 했으니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금리인하 드라이브'를 주도하고 있는 윤 행장의 생각은 어떨까. 윤 행장은 18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금리 인하는 은행수익을 조금 줄이면 가능하다. 혜택을 고객에게 준다면 어느 은행이나 할 수 있는 일이고 다만 그 일을 기업은행이 먼저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책은행으로서의 일정 역할도 강조했다. 다만 무작정 정부 정책이라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에 이득이 된다고 판단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인하하고 다른 은행들이 동참함으로써 고객이자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며 "이런 것은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 져야 할 책임"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금리인하가 기업은행의 장기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고 했다. 그는 "서비스 면에서 시중은행과 격차가 있는 기업은행이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려면 금리인하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용로 행장 "지주사 전환 필수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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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행장 "그룹통합·해외진출 속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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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