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이영욱(95회), 올 시즌 톱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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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이영욱(95회), 올 시즌 톱타자”
2007년 올스타전 이후엔 해외 복귀파 채태인, 2008년 개막을 앞두고 군 제대선수 박석민과 최형우, 2009년 개막 전에는 고졸 신인 김상수를 꼽았다. 모두 '1군 풀타임 보장'을 공언했다. FA 영입 대신 신예 타자들을 키운다는 차원에서 관심 대상을 표현한 것이다.
선 감독은 이들에게 꾸준한 기회를 주면서 내뱉은 말을 책임졌다. 기회를 주자 채태인· 박석민· 최형우는 삼성의 차세대 중심 타선으로 성장했다. 다만 지난해 김상수는 간염에 걸리는 변수로 인해 장기간 결장하면서 약속이 무산됐다.
2010시즌은 어떨까. 선 감독은 올해 괌 전지 훈련을 앞두고 신예 왼손 타자 이영욱(25)을 꼽았다. 선 감독은 "발빠른 이영욱이 톱타자를 맡는 것이 이상적이다. 최대한 기회를 주겠다"는 말로 믿음을 보였다. 고민거리인 톱타자를 이영욱 카드로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영욱은 2008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입단, 올해로 프로 3년차다. 첫 해 기록은 7타수 무안타. 지난해 2군에서 3할대 타율(0.376)로 맹활약하자 5월 중순 1군으로 호출을 받았다. 박한이의 잔부상 등으로 구멍난 중견수 자리를 메웠다.
빠른 발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히어로즈와의 한 경기에서는 세 차례나 내야 땅볼을 치고 1루에서 세이프 된 적도 있다. 88경기 220타석에 들어서 16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준급 투수들의 변화구에 익숙치 않아 타율은 2할4푼9리(4홈런 29타점 27득점)에 그쳤다. 이영욱은 "공을 맞히는 재주가 부족했다.
배트에 맞히면 빗맞은 땅볼이 되더라도 빠른 발로 어떻게 해보겠는데, 타격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자신의 지적처럼 지난해 볼넷은 19개였으나 삼진수는 무려 52개나 됐다.
선 감독은 기동력이 약한 삼성의 팀 컬러를 계속해서 바꾸기 위해 빠른 발의 이영욱을 톱타자로 내세우고 2번으로 신명철 또는 조동찬을 생각 중이다. 캠프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최형우· 강봉규· 박한이 등이 있는 외야 경쟁에서 이영욱은 지난해보다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출발하게 된다.
이영욱이 선 감독의 기대대로 발빠른 톱타자의 임무를 수행한다면 삼성의 공격력이 배가되고 기동력도 좋아질 전망이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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