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욱(91회) '한숨 속' SK 캠프 희망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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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욱(91회) '한숨 속' SK 캠프 희망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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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김성근 SK 감독은 요즘 고민이 많다. 전력 보강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시즌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채 전력을 꾸리는 스타일이다. 조금이라도 부상이 있는 선수는 전력 외로 둔 채 시즌을 구상한다.
올해는 앓는 소리의 수준이 다르다. SK는 김성근 감독 취임 이후 FA 등을 통한 전력 수혈이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부상과 군 입대로 선수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10 시즌은 채병룡 윤길현을 제외한 채 치러야 한다. 박경완 정상호도 시즌 초반 합류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 감독의 "힘들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김 감독은 "캠프가 시작됐지만 아픈 선수들이 있어 아직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전력 보강이 튼실하게 된 팀들이 많이 올시즌은 정말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그런 김 감독의 마음에 위로가 되는 선수가 한명 있다. '와일드 씽' 엄정욱이 주인공이다.
엄정욱은 한때 한국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사나이로 이름이 높았다. 직구 하나만으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몇 안되는 주인공 중 하나였다.
부상의 긴 터널 탓에 이젠 잊혀진 이름이 된 듯 했지만 점차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아직 공 스피드를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스피드 보다는 구위가 날로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반가운 대목이다. 엄정욱은 직구로 이름을 알렸지만 포크볼이라는 또 다른 장기를 갖고 있다. 볼 끝만 살아난다면 포크볼은 타자의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 좋은 무기가 된다.
김 감독은 "지금 캠프에선 엄정욱 하나 볼만 하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올시즌 재미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정욱의 부활은 팀을 위해서도 절실한 문제다. SK는 우완 불펜 라인이 사실상 붕괴됐기 때문이다. 강력한 불펜진으로 상대를 더욱 압박했던 SK인 만큼 우완 투수들이 성장하지 못할 경우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
엄정욱이 김 감독의 깊어진 한숨을 덜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