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57회) 금호타이어 사장 - 재고 타이어 20만개 찢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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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재고 팔아 브랜드 신뢰 망칠 순 없다”
전량 폐기 [중앙일보]
2009.11.20
타이어 20만 개, 살 찢는 아픔으로…
‘살을 찢는 아픔으로 재고 타이어를 찢어라.’이에 따라 이 회사의 팀장급 이상 100여 명은 주말을 이용해 전국의 물류센터를 찾아다니며 ‘멀쩡한 재고 타이어’를 도구로 찢어야 했다.
지난달까지 이들이 찢은 2년 이상 된 재고 타이어는 약 20만 개. 시중에 팔아도 큰 문제가 없다.
단지 극소수 제품만 탄력이 줄어 승차감이 떨어질 수 있을 정도다.
개당 소비자 가격으로 따진다면 10만원 내외로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영업담당 임원들은 “한 개당 2만, 3만원에 해외로 수출하거나 떨이로 팔자”는 의견을 냈다.
이에 김 사장은 단호하게 ‘노’라고 답했다.
그는 “재고를 유통시켜 고객들에게 품질이 나쁘다는 평가를 받으면 지금까지 지켜온 ‘금호’ 브랜드를 통째로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자를 줄이려고 브랜드를 망치는 짓을 하면 재기가 불가능하다”며 전량 폐기를 지시했다.
그 대신 김 사장은 조건을 달았다.
임원과 팀장급 전원이 전국 유통망에 숨겨진 재고를 찾아내 직접 찢어 폐타이어로 처리하라는 엄명이었다.
멀쩡한 타이어를 직접 찢으면서 ‘과잉 생산’과 ‘밀어내기 판매’의 후유증을 느껴 보라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임원들이 최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에서 2년 이상 된 재고 타이어를 찢고 있다. 이 작업은 넉 달간 지속됐다. [금호타이어 제공] | |
금호타이어는 2002년부터 3년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등 그룹사 가운데 최고의 이익을 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과잉 생산에 따른 유통 재고가 골칫거리였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적자가 1614억원이나 됐다. 올해 창업 50년 만에 첫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적자의 원인으로 ‘연구·생산·판매’의 3박자가 깨진 것을 찾아냈다.
연구소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을 개발했고 생산은 시장의 변화와 관계없이 손쉽게 생산할 수 있는 제품만 만들었다.
판매는 대리점에 밀어내기를 지속해 장부상 흑자지만 엄청난 재고를 숨겨 놓았다.
그는 즉각 3개 부문장을 경질했다.
이어 수년간 숨겨 놓은 유통 재고를 모두 장부에 반영해 털어낼 것을 지시했다.
적자가 뻔한 상태에서 지역 본부장들은 문책이 두려워 잇따라 축소 보고를 했기 때문이다.
이한섭 운영본부장(전무)은 “직접 재고 타이어를 수거해 찢어 보면서 방만했던 생산과 판매를 반성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원칙론자로 유명하다.
올 4월 전국 영업지점장과 판촉을 위해 함께한 등산대회에서 일부 지점장들이 코스를 단축해 올라가 정상에서 기다렸다.
중간 기착점에서 이를 발견한 그는 “모두 함께 기착점에서 만나 정상에 간다는 원칙을 깬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한 발도 움직이지 않겠다”며 이들을 원위치시킨 뒤 함께 정상을 밟았다.
김태진 기자
금호타이어 대표에 박찬법씨
20091119
- 금호타이어는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
이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다고 19일 공시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현재 박삼구 명예회장과
박찬법 회장, 김종호 사장 등 3인의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조현일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김종호 금호타이어 사장 | ||||||||||||||||||
경쟁력 회복은 탄탄한 기본의 힘, 원칙에 충실한 현장경영 전문가 30년간 해외시장 개척하며 잔뼈 굵어…스포츠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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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사장에 취임한 김종호 사장(61)이 그 주인공. 금호타이어 출신이기는 하지만 아시아나IDT 사장을 맡고 있었기에 친정으로 복귀한 셈이다. 금호타이어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대표하는 간판 회사임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룹 안팎에서는 김 사장을 금호타이어 `구원투수`라고 생각한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도 "금호타이어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우자"고 역설했다. 김 사장 경영철학 기저에는 현장 경영 정신이 배어 있다. 발로 뛰지 않고 책상에 앉아 머리만 굴리는 일은 김 사장 체질에 맞지 않는다. 4월 취임 이후 내수 영업 일선 현장을 둘러보고 시장 현황을 체크하거나 국외 법인을 돌며 현지 시장 영업력 강화와 시스템 측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지시했다. 공장과 연구소에서는 제품 연구개발을 독려하고 생산성 향상에 힘쓰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모든 성과물들은 책상에서 고민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상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로 현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 30년간 싱가포르 중동 시드니 뉴욕 등에서 초기 외국시장 개척과 국외 영업ㆍ마케팅을 담당한 전문가로서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발로 뛰는 현장 경영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최근 미국 뉴저지에 북미 지역 첫 타이어 유통 전문인 타이어 포유를 오픈하고 적극적인 국외 유통시장 개척과 함께 국외 영업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을 쓰고 있다. 또한 북미 유럽 중국 등 주력 수출지역 외에도 중동과 신흥 아시아시장 공략을 통해 신규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 사장의 또 다른 특징은 엄격한 원칙주의자라는 점이다. 김 사장은 취임 첫날 가장 먼저 내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제목은 `지피지기와 기본에 충실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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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위기의 이 순간,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우리 현실을 돌아보는 것이고, 핵심 경쟁력들의 기초를 단단하게 구축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력 회복에는 기본기를 탄탄히 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방법 외에 다른 방도는 없다는 의미다. 그의 원칙주의자적 면모를 보여주는 다른 사례도 있다. 취임 첫 주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각 부서 팀장과 상견례하는 자리로 마련한 북한산 등반에서 몇몇 팀장이 지름길로 가거나 중도에 하산해 식당에 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김 사장은 참석한 전 직원을 호출하여 처음부터 다시 등산하도록 했다. 함께하기로 결심했다면 원칙을 지켜 끝을 보라는 의미였다. 김 사장은 또 스포츠마케팅을 강조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김 사장은 세계 최고 자동차 기술 경연장인 모터스포츠 대회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폰서십 등에 참여하여 금호타이어 기술 리더십과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스포츠마케팅 활동에 진력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스포츠마케팅의 현재보다 미래에 주목한다. 금호타이어는 2007년 세계적인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4년 계약을 맺고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맨유 주요 타깃 시장 중 중국과 영국에서는 2008년 금호타이어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3%, 2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복합물류 사장을 역임하는 동안 김 사장은 직원 성과를 극대화하는 경영 전략으로 5배 성장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 He is… △1948년 서울 출생 △서울 중앙고, 경희대 경제학과 졸업 △1976년 미국 페어레이디킨슨 대학 경영학 석사 △1995년 금호타이어 뉴욕사무소장 △1999년 금호타이어 해외영업담당 상무 △2005년 한국복합물류 사장 △2008년 아시아나IDT 사장 △2009년 금호타이어 사장 [박승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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