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성적 끌어올린 학교 비결은 …
본문
전남 곡성고, 군 예산 지원받는 학원 강사가 방과후 특강
서울 중앙고 교사 1명이 하위권 학생 2명씩 ‘학습 멘토’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자사고)는 대입 수능 성적에서 최상위 그룹을 형성한다. 중학교 때 성적이 좋은 학생을 뽑아 수능 성적에서도 일반고교 학생보다 성적이 월등한 것이다. 하지만 특목고·자사고에도 꼴등은 있다. 수능 성적 6~9등급 비율이 40%나 되는 곳도 있다. 학교 안에서도 실력 차가 큰 것이다.
본지가 2005~2009학년도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 상·하위 학생 격차를 해마다 줄이는 일반계 고교도 많았다. 하위권 학생의 성적 끌어올리기를 통해 전체 학생의 실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들 학교에는 특별한 게 있었다.
◆지자체와 학교가 뭉친다=19일 오후 7시 전남 곡성군 곡성고. 이해성(58) 한국지리 강사가 교실에서 수능을 3주 앞둔 고3을 대상으로 EBS방송의 파이널 문제를 풀었다. 이씨는 광주의 모 학원 강사다. 2006년부터 방과후 시간에 이 학교로 출강했다. 그는 “학원 강사들이 참여하면서 학교 교사들도 공부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학원 강사가 방과후 학교 수업을 맡게 된 것은 곡성군의 지원 덕분이다. 군은 2005년부터 지역 고교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군립 학원인 ‘곡성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학원 강사들은 방과후 수업을 맡고 군은 연간 9억원의 비용을 대준다. 그 결과 곡성고는 하위권 학생이 크게 줄었다. 외국어의 경우 6~9등급이 2005학년도 77.3%에서 2009학년도에는 43.2%로 줄어 감소 폭이 전국 최상위권이었다. 조정연 교장은 “학생들이 보충수업 땐 학교 교사를 직접 골라 수업을 듣고 방과후엔 군이 지원하는 심화수업에 참여해 학생들의 수준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수업 만족도도 높아졌다. 이 학교 고2 정주영(18)양은 “대도시 학원에 갈 수 없는 형편이지만 학원보다 강의 수준이 높다”며 “1학년 때 언어 3등급이 나왔는데 이젠 1등급을 받는다”고 좋아했다.
◆교사들이 나선다=충북 청원군 한국교원대부설고는 2005학년도 29%였던 수능 외국어영역 6~9등급 비율을 2009학년도 2.8%로 10분의 1이나 줄였다. 상위권도 약진했다. 외국어 1~2등급 비율이 5년 전 5.1%에서 28.4%로, 언어는 9.5%에서 28.4%로 상승률 전국 1·2위를 했다. 교사들은 “기숙사와 교원대가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정원의 40%(160여 명)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비평준화 고교다. 기숙사에서는 교사 4명이 교대로 학생과 숙식을 하면서 공부를 도와준다. 국립 한국교원대도 도우미로 나선다. 수학시간에 교원대 수학과 교수가 영어로 수업을 하고 대학생들도 공부가 뒤처지는 학생을 돌봐준다. 이 학교 김종근 교장은 “교원대 대학생들로부터 공부가 뒤처지는 학생 10여 명이 무료 과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평준화 지역인 청주에서 빠져나와 이 학교로 지원한 학생이 65%나 될 정도로 인기다.
서울에선 중앙고가 하위권 학생의 성적을 많이 끌어올렸다. 김종필 교감은 “공동학군 소속 학교들은 지원 학생의 수준이 매년 떨어진다고 느낄 정도로 위기감이 심각했다”고 말했다. 중앙고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중학교 수준의 영어·수학·한자시험을 봐 수준이 안 되는 학생을 골라냈다. 그리고 ‘자습→교사가 일대일 지도→시험→자습’ 과정을 반복했다. 지난해부터는 교사 한 명이 하위권 학생 두 명의 멘토가 돼 주고 있다. 서울 노원구 영신여고는 2005학년도 30%대였던 외국어영역 6~9등급 비율을 2009학년도 17%로 낮췄다. 석성환 교장은 “매일 아침 전교생을 대상으로 영어듣기 방송을 하고 일부 학생은 미국·캐나다·호주로 해외 연수도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원진·이종찬 기자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본지, 고교별 수능 성적 공개 이유
학생 실력 올린 ‘모델 학교’ 알려
뒤처지는 학생·학교에 대안 제시
2005~2009학년도 고교별 수능 성적은 학교의 학력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1974년 이후 평준화 체제가 지속됐으나 학교별 학력 수준을 보여주는 정보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학력 수준이 추락하는 일반계 고교가 늘어나도 정부는 원인 분석과 처방에 소홀해왔다. 이에 따라 본지는 학생들의 실력을 끌어올린 모델 학교를 소개하고, 뒤처지는 학교에 대한 교육 당국의 지원을 이끌어 내자는 뜻으로 수능 성적을 공개했다. 일부에서 공개한 단편적인 정보와는 달리 학생과 학부모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내용을 한꺼번에 제공하기 위해 5년치 수능 성적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본지가 매주 수요일 발행하는 ‘열려라 공부’ 섹션의 10월 21일자에도 그 내용을 상세히 담아 본지 독자에게 배포했다. 고교 입시를 앞둔 중 3생과 학부모는 물론 정부와 학교에도 이 자료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28)
서울 중앙고 교사 1명이 하위권 학생 2명씩 ‘학습 멘토’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자사고)는 대입 수능 성적에서 최상위 그룹을 형성한다. 중학교 때 성적이 좋은 학생을 뽑아 수능 성적에서도 일반고교 학생보다 성적이 월등한 것이다. 하지만 특목고·자사고에도 꼴등은 있다. 수능 성적 6~9등급 비율이 40%나 되는 곳도 있다. 학교 안에서도 실력 차가 큰 것이다.
본지가 2005~2009학년도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 상·하위 학생 격차를 해마다 줄이는 일반계 고교도 많았다. 하위권 학생의 성적 끌어올리기를 통해 전체 학생의 실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들 학교에는 특별한 게 있었다.
◆지자체와 학교가 뭉친다=19일 오후 7시 전남 곡성군 곡성고. 이해성(58) 한국지리 강사가 교실에서 수능을 3주 앞둔 고3을 대상으로 EBS방송의 파이널 문제를 풀었다. 이씨는 광주의 모 학원 강사다. 2006년부터 방과후 시간에 이 학교로 출강했다. 그는 “학원 강사들이 참여하면서 학교 교사들도 공부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학원 강사가 방과후 학교 수업을 맡게 된 것은 곡성군의 지원 덕분이다. 군은 2005년부터 지역 고교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군립 학원인 ‘곡성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학원 강사들은 방과후 수업을 맡고 군은 연간 9억원의 비용을 대준다. 그 결과 곡성고는 하위권 학생이 크게 줄었다. 외국어의 경우 6~9등급이 2005학년도 77.3%에서 2009학년도에는 43.2%로 줄어 감소 폭이 전국 최상위권이었다. 조정연 교장은 “학생들이 보충수업 땐 학교 교사를 직접 골라 수업을 듣고 방과후엔 군이 지원하는 심화수업에 참여해 학생들의 수준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수업 만족도도 높아졌다. 이 학교 고2 정주영(18)양은 “대도시 학원에 갈 수 없는 형편이지만 학원보다 강의 수준이 높다”며 “1학년 때 언어 3등급이 나왔는데 이젠 1등급을 받는다”고 좋아했다.
◆교사들이 나선다=충북 청원군 한국교원대부설고는 2005학년도 29%였던 수능 외국어영역 6~9등급 비율을 2009학년도 2.8%로 10분의 1이나 줄였다. 상위권도 약진했다. 외국어 1~2등급 비율이 5년 전 5.1%에서 28.4%로, 언어는 9.5%에서 28.4%로 상승률 전국 1·2위를 했다. 교사들은 “기숙사와 교원대가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정원의 40%(160여 명)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비평준화 고교다. 기숙사에서는 교사 4명이 교대로 학생과 숙식을 하면서 공부를 도와준다. 국립 한국교원대도 도우미로 나선다. 수학시간에 교원대 수학과 교수가 영어로 수업을 하고 대학생들도 공부가 뒤처지는 학생을 돌봐준다. 이 학교 김종근 교장은 “교원대 대학생들로부터 공부가 뒤처지는 학생 10여 명이 무료 과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평준화 지역인 청주에서 빠져나와 이 학교로 지원한 학생이 65%나 될 정도로 인기다.
서울에선 중앙고가 하위권 학생의 성적을 많이 끌어올렸다. 김종필 교감은 “공동학군 소속 학교들은 지원 학생의 수준이 매년 떨어진다고 느낄 정도로 위기감이 심각했다”고 말했다. 중앙고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중학교 수준의 영어·수학·한자시험을 봐 수준이 안 되는 학생을 골라냈다. 그리고 ‘자습→교사가 일대일 지도→시험→자습’ 과정을 반복했다. 지난해부터는 교사 한 명이 하위권 학생 두 명의 멘토가 돼 주고 있다. 서울 노원구 영신여고는 2005학년도 30%대였던 외국어영역 6~9등급 비율을 2009학년도 17%로 낮췄다. 석성환 교장은 “매일 아침 전교생을 대상으로 영어듣기 방송을 하고 일부 학생은 미국·캐나다·호주로 해외 연수도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원진·이종찬 기자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본지, 고교별 수능 성적 공개 이유
학생 실력 올린 ‘모델 학교’ 알려
뒤처지는 학생·학교에 대안 제시
2005~2009학년도 고교별 수능 성적은 학교의 학력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1974년 이후 평준화 체제가 지속됐으나 학교별 학력 수준을 보여주는 정보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학력 수준이 추락하는 일반계 고교가 늘어나도 정부는 원인 분석과 처방에 소홀해왔다. 이에 따라 본지는 학생들의 실력을 끌어올린 모델 학교를 소개하고, 뒤처지는 학교에 대한 교육 당국의 지원을 이끌어 내자는 뜻으로 수능 성적을 공개했다. 일부에서 공개한 단편적인 정보와는 달리 학생과 학부모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내용을 한꺼번에 제공하기 위해 5년치 수능 성적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본지가 매주 수요일 발행하는 ‘열려라 공부’ 섹션의 10월 21일자에도 그 내용을 상세히 담아 본지 독자에게 배포했다. 고교 입시를 앞둔 중 3생과 학부모는 물론 정부와 학교에도 이 자료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28)
댓글목록
사진 원본이 작아서 눌러도 크게 안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