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창완(62회), 첫 소설집 펴내
본문
"거짓말해서라도 세상을 한 뼘씩 넓히고 싶었죠"
"그 시절, 제가 제 자신에게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어 썼던 문장이에요. 돌아보니 그 말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말과 동의어였어요."
1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가수 김창완(55)이 느릿느릿한 말투로 회상에 잠겼다. 그는 최근 단편소설집 '사일런트 머신 길자'(마음산책)를 출간했다. '길자'는 표제작의 주인공 아내 이름이다.
김창완은 수많은 곡을 썼고, 산문집도 냈지만 소설집을 낸 것은 처음이다. 그는 "오랫동안 갖고 있던 꿈"이라고 했다. "고3 때 한 친구가 저더러 '너는 소설가가 돼라'고 했어요. 당시엔 별로 귀담아듣지 않았는데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더군요."
1977년 데뷔해 인기를 모았던 록그룹 '산울림'의 맏형에서 라디오 진행자로, 연기자로, 지난해 결성한 '김창완 밴드'의 보컬로, 그리고 소설가로…. 독한 이미지완 거리가 먼 이 사내가 대중과 호흡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해 온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는 "나를 부추기는 것들은 불쾌감, 강박, 슬픔 같은 것들"이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묘미는 고통에서 우러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이번에 쓴 작품 중에서 해학적인 것이 있죠. 제가 인생의 참맛이라고 느끼는 부정적인 이미지들에 대해 글이 제게 주는 보상이에요. 글쓰기와 노래하기는 제겐 인생의 평형을 만들기 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위로받으니까요."
"사는 게 힘드냐"고 묻자 그는 "고되다"고 했다. "사람의 인생을 탄생에서 죽음을 향한 과정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일기예보 같은 거예요. 목숨은 '사느냐'와 '죽느냐'가 주도할 뿐 단계가 없어요."
지난해 1월 '산울림' 멤버로 함께 활동했던 그의 막내 동생 창익씨가 캐나다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는 "그 이후 내 인생도 많이 꺾였다"고 말했다. "언론 인터뷰를 보면 예전엔 항상 제겐 '미래'가 있었어요. '난 뒤돌아보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죠. 지금은 그 어떤 날들도 막내가 죽기 전보다 행복할 것 같지 않아요."
최근 '김창완 밴드' 1집 앨범을 내기도 한 그는 "생명에 빚진 데 대한 의무감에서 음반을 내고, 글을 쓴다"고 했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니 큰 나무와, 나무의 벌레와, 저 자신이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죠. 가득한 생명 안에서 하나의 내가 그 일부로 동화되는 것만 같았어요. 제 노래를 들은 사람들이, 글을 읽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불쌍하니까."
【서울=뉴시스】김선아 기자 = 20일 오전 열린 서울 차 없는 날 기념 '푸른 자전거 대행진'에 참여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가수 김창완씨가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가수 김창완, 윤상현 의원, 박진 의원, 강승규 의원.
푸른 서울 만들기를 위한 자전거 캠페인으로 조선일보사, 서울시, 마포문화원이 공동주최한 이 행사에서는 5000여 명의 시민들이 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까지 12.03km를 비경쟁으로 달렸다.
김창완 밴드로 새로운 음악 전기를 생성해 가고 있는 김창완은 책과 가깝기로 유명한 음악가다. 9월 10일 발매된 김창완 밴드의 정규 1집 의 녹음과 여름 내내 크라잉넛, 장기하와 얼굴들과 함께 전국을 유람했던 ‘대규모 공연’, 라디오 방송에, TV 음악 프로그램 MC, 드라마 촬영까지 겹쳐 짬 낼 틈이 없을 터였다. 하지만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라는 질문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답이 술술 나온다.
“아무리 바빠도 매일 책을 지고 산다. 요즘엔 과대포장된 선정적인 책이 많아서 열 권을 읽어도 좋은 책, 마음에 맞는 책 한 권을 만나기 힘들다. 그래서 책을 많이 경험하고 ‘당해 가면서’ 양서를 찾아낼 수밖에 없다. 지금도 엎어져 있는(읽다가 펼쳐진 그대로 엎어놓았다는 의미) 책이 다섯 권 있다. 책 종류도 가지각색이라, 엎어져 있는 책 중엔 몇 년 전 미국 갔다가 사온 요가 책도 있고(책을 보며 따라하는 요가 교본이라고 한다.), <스피벳(어느 천재의 기묘한 여행)>같은 소설도 있다. <스피벳>은 형식을 파괴하는 소설로 이슈가 된 흥미로운 책인데, 이렇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을 좋아한다. 주로 자연과학 책에 관심이 많은데, 요새는 미술 책에도 관심이 늘어 찾아 읽고 있다.”
음악에서와 마찬가지로, 김창완의 주된 사색은 ‘삶’ 혹은 ‘삶과 관련된 그 무엇’이다. 때문에 삶의 양상을 탐구하는 인문학보다 (아무리 자연계 전공자이더라도) 자연과학에 탐닉하는 독서 습관이 의아할 수밖에 없다. “살면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는데, 자연과학에 대한 소망이 좀 더 강한 것 같다. 비록 자연과학도 인문학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에 대해 정확한 답이 딱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즉, 철학을 위해 철학서를 찾고, 사상을 위해 사상서를 찾는 독서 습관은 아니라는 것이다.
철학이나 사상, 혹은 인생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로부터 철학과 사상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재료’로는 사실 서점 어느 분야의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이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책을 통해 능동적으로 인생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김창완의 독서 습관이다. 그렇기에 김창완에게 있어 책이란 환희보다는 아픔에 좀 더 가깝다. “인생이란 어차피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책이 인생에 줄 수 있는 것은 ‘인생은 얻을 수 없는 것’이라는 정의다. 책이 제공해 주는 것은 왜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다. 알고 싶은 욕망은 곧 무지의 통증에서 온다. 책은 무지의 통증을 일깨워주고, 통증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보람과 기쁨을 알게 해 준다. 그리고, 무지한 나로부터 벗어나 보다 더 큰 자신으로 안내해 준다.”
내 인생의 책
<세계의 동화(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을 꼽고 싶다. 표지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책의 그림이 굉장히 좋다. 동화책이지만, 아주 잘 만든 책이다. 세계의 동화, 민담 중 100편을 골라 엮은 책이다. 인생을 즐겁게 보는 관점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여러 가지 면을 아프게 관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현상이나 사물을 유쾌하게 보는 태도가 좋다. 나는 글을 쓸 때 해학적으로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있는데, 그 원인이 그러한 태도에 있다. 동화책은 성인이 되어 읽는 다른 책들과 달리 인성의 일부를 이루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가을, 추천하고 싶은 책
<만들어진 신>과 <다윈의 블랙박스>는 쌍둥이같이 태어난 두 권의 책이다. 두 권의 입장이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권만 읽어서는 편파적일 수 있기에 두 권을 함께 읽길 권한다. 전자는 다위니즘의 입장에서 비종교적으로 쓴 책이고, 후자는 다위니즘에 반하는 입장에서 종교적으로 쓴 책이다. 가을에 읽기에 좋은 이유? 결국 ‘나는 무엇인가’라는 문제, 즉 존재에 대한 상념이 두 상반된 입장을 통해 드러나며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모질고 힘든 일인지 새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나’를 찾기 위해 얼마나 눈물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지 함께 경험해 보면 좋겠다.
밑줄 그은 문장
‘재미있는 작품은 읽고 있는 동안의 기쁨에 더해 다 읽고 났을 때의 묘미 또한 각별하다. 그 작품의 내용이 설령 내용 면에서는 거칠다 하더라도, 주인공의 자살로 끝맺고 있더라도 인간이라고 하는 것, 자연을 포함한 이 세상이라는 것이 그 작품을 읽기 전보다도 신선하게 느껴진다.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하나의 인간이라는 사실에,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환기시켜 줄 때조차 있다. <소설의 비밀을 벗긴 12장>에 나온 문장이다. 소설을 통해서 자기를 발견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안내해 주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소설은 인생의 지침이 아니다’라는 말도 나오는데, 같은 맥락으로, 그러나 역설적으로 책이 갖고 있는 힘을 잘 설명해 준 말 같다.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27)
가수 김창완 첫 소설집 펴내
1966년 어느 날, 책상머리에 앉아있던 중학교 2학년짜리 소년이 30㎝ 대나무자를 꺼내 들었다. 소년은 펜으로 자 위에 또박또박 적어넣었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세상을 한 뼘씩 넓히고 싶다.'"그 시절, 제가 제 자신에게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어 썼던 문장이에요. 돌아보니 그 말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말과 동의어였어요."
1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가수 김창완(55)이 느릿느릿한 말투로 회상에 잠겼다. 그는 최근 단편소설집 '사일런트 머신 길자'(마음산책)를 출간했다. '길자'는 표제작의 주인공 아내 이름이다.
- ▲ “못하는 게 뭐냐고요? 많죠. 음…, 번지점프요.”가수, 라디오 진행자,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소설집을 낸 김창완./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1977년 데뷔해 인기를 모았던 록그룹 '산울림'의 맏형에서 라디오 진행자로, 연기자로, 지난해 결성한 '김창완 밴드'의 보컬로, 그리고 소설가로…. 독한 이미지완 거리가 먼 이 사내가 대중과 호흡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해 온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는 "나를 부추기는 것들은 불쾌감, 강박, 슬픔 같은 것들"이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묘미는 고통에서 우러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이번에 쓴 작품 중에서 해학적인 것이 있죠. 제가 인생의 참맛이라고 느끼는 부정적인 이미지들에 대해 글이 제게 주는 보상이에요. 글쓰기와 노래하기는 제겐 인생의 평형을 만들기 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위로받으니까요."
"사는 게 힘드냐"고 묻자 그는 "고되다"고 했다. "사람의 인생을 탄생에서 죽음을 향한 과정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일기예보 같은 거예요. 목숨은 '사느냐'와 '죽느냐'가 주도할 뿐 단계가 없어요."
지난해 1월 '산울림' 멤버로 함께 활동했던 그의 막내 동생 창익씨가 캐나다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는 "그 이후 내 인생도 많이 꺾였다"고 말했다. "언론 인터뷰를 보면 예전엔 항상 제겐 '미래'가 있었어요. '난 뒤돌아보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죠. 지금은 그 어떤 날들도 막내가 죽기 전보다 행복할 것 같지 않아요."
최근 '김창완 밴드' 1집 앨범을 내기도 한 그는 "생명에 빚진 데 대한 의무감에서 음반을 내고, 글을 쓴다"고 했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니 큰 나무와, 나무의 벌레와, 저 자신이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죠. 가득한 생명 안에서 하나의 내가 그 일부로 동화되는 것만 같았어요. 제 노래를 들은 사람들이, 글을 읽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불쌍하니까."
- ▲ 가수 김창완씨가 새 책 ' 사일런트머신 길자'를 낸 후,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서울=뉴시스】김선아 기자 = 20일 오전 열린 서울 차 없는 날 기념 '푸른 자전거 대행진'에 참여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가수 김창완씨가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가수 김창완, 윤상현 의원, 박진 의원, 강승규 의원.
푸른 서울 만들기를 위한 자전거 캠페인으로 조선일보사, 서울시, 마포문화원이 공동주최한 이 행사에서는 5000여 명의 시민들이 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까지 12.03km를 비경쟁으로 달렸다.
[문화계 탐독가 추천도서⑤]김창완, 책은 무지의 통증을 일깨운다!
김창완 밴드로 새로운 음악 전기를 생성해 가고 있는 김창완은 책과 가깝기로 유명한 음악가다. 9월 10일 발매된 김창완 밴드의 정규 1집 의 녹음과 여름 내내 크라잉넛, 장기하와 얼굴들과 함께 전국을 유람했던 ‘대규모 공연’, 라디오 방송에, TV 음악 프로그램 MC, 드라마 촬영까지 겹쳐 짬 낼 틈이 없을 터였다. 하지만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라는 질문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답이 술술 나온다.
“아무리 바빠도 매일 책을 지고 산다. 요즘엔 과대포장된 선정적인 책이 많아서 열 권을 읽어도 좋은 책, 마음에 맞는 책 한 권을 만나기 힘들다. 그래서 책을 많이 경험하고 ‘당해 가면서’ 양서를 찾아낼 수밖에 없다. 지금도 엎어져 있는(읽다가 펼쳐진 그대로 엎어놓았다는 의미) 책이 다섯 권 있다. 책 종류도 가지각색이라, 엎어져 있는 책 중엔 몇 년 전 미국 갔다가 사온 요가 책도 있고(책을 보며 따라하는 요가 교본이라고 한다.), <스피벳(어느 천재의 기묘한 여행)>같은 소설도 있다. <스피벳>은 형식을 파괴하는 소설로 이슈가 된 흥미로운 책인데, 이렇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을 좋아한다. 주로 자연과학 책에 관심이 많은데, 요새는 미술 책에도 관심이 늘어 찾아 읽고 있다.”
음악에서와 마찬가지로, 김창완의 주된 사색은 ‘삶’ 혹은 ‘삶과 관련된 그 무엇’이다. 때문에 삶의 양상을 탐구하는 인문학보다 (아무리 자연계 전공자이더라도) 자연과학에 탐닉하는 독서 습관이 의아할 수밖에 없다. “살면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는데, 자연과학에 대한 소망이 좀 더 강한 것 같다. 비록 자연과학도 인문학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에 대해 정확한 답이 딱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즉, 철학을 위해 철학서를 찾고, 사상을 위해 사상서를 찾는 독서 습관은 아니라는 것이다.
철학이나 사상, 혹은 인생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로부터 철학과 사상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재료’로는 사실 서점 어느 분야의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이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책을 통해 능동적으로 인생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김창완의 독서 습관이다. 그렇기에 김창완에게 있어 책이란 환희보다는 아픔에 좀 더 가깝다. “인생이란 어차피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책이 인생에 줄 수 있는 것은 ‘인생은 얻을 수 없는 것’이라는 정의다. 책이 제공해 주는 것은 왜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다. 알고 싶은 욕망은 곧 무지의 통증에서 온다. 책은 무지의 통증을 일깨워주고, 통증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보람과 기쁨을 알게 해 준다. 그리고, 무지한 나로부터 벗어나 보다 더 큰 자신으로 안내해 준다.”
내 인생의 책
<세계의 동화(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을 꼽고 싶다. 표지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책의 그림이 굉장히 좋다. 동화책이지만, 아주 잘 만든 책이다. 세계의 동화, 민담 중 100편을 골라 엮은 책이다. 인생을 즐겁게 보는 관점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여러 가지 면을 아프게 관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현상이나 사물을 유쾌하게 보는 태도가 좋다. 나는 글을 쓸 때 해학적으로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있는데, 그 원인이 그러한 태도에 있다. 동화책은 성인이 되어 읽는 다른 책들과 달리 인성의 일부를 이루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가을, 추천하고 싶은 책
<만들어진 신>과 <다윈의 블랙박스>는 쌍둥이같이 태어난 두 권의 책이다. 두 권의 입장이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권만 읽어서는 편파적일 수 있기에 두 권을 함께 읽길 권한다. 전자는 다위니즘의 입장에서 비종교적으로 쓴 책이고, 후자는 다위니즘에 반하는 입장에서 종교적으로 쓴 책이다. 가을에 읽기에 좋은 이유? 결국 ‘나는 무엇인가’라는 문제, 즉 존재에 대한 상념이 두 상반된 입장을 통해 드러나며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모질고 힘든 일인지 새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나’를 찾기 위해 얼마나 눈물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지 함께 경험해 보면 좋겠다.
밑줄 그은 문장
‘재미있는 작품은 읽고 있는 동안의 기쁨에 더해 다 읽고 났을 때의 묘미 또한 각별하다. 그 작품의 내용이 설령 내용 면에서는 거칠다 하더라도, 주인공의 자살로 끝맺고 있더라도 인간이라고 하는 것, 자연을 포함한 이 세상이라는 것이 그 작품을 읽기 전보다도 신선하게 느껴진다.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하나의 인간이라는 사실에,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환기시켜 줄 때조차 있다. <소설의 비밀을 벗긴 12장>에 나온 문장이다. 소설을 통해서 자기를 발견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안내해 주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소설은 인생의 지침이 아니다’라는 말도 나오는데, 같은 맥락으로, 그러나 역설적으로 책이 갖고 있는 힘을 잘 설명해 준 말 같다.
김창완노래 연속듣기
아니벌써
그리움
지나간 이야기
오솔길
꼬마야
어머니와 고등어
초야
너의 의미
도시에 비가 내리면
비의 마음
내가 고백을 하면
안타까운 마음
한마리 새되어
빨간 풍선
창문너머 어렴풋이
멀어져간 여자
춤추는 밤
회상
그대 떠나는날에
내게 사랑은 너무 써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