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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협력하지 않고 일방적인 약탈이 지속되면 결국 약탈자의 삶 또한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서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해 보이는 초원이 유지되고 있는 것도 그곳이 상생을 추구하는 생태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대기업ㆍ중소기업 간 상생’이라는 개념이 주목 받고 있는 것 같다. 경쟁이 글로벌화되면서 개별 기업들끼리 경쟁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 생태계 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개별 기업의 경쟁력이 아무리 높아도 해당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이 낮으면 국제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협력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곧 대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주유소뿐 아니라 생활의 모든 부문에서 일본말 또는 일본식 표현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세대 구별 없이 자연스럽게 쓴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설렁탕 집에 가면 ‘다시(맛 국물)’를 달라고 하고 공사장 근로자를 아직도 ‘노가다(막일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들이 당구를 치면서 ‘다마(공)’ ‘겐세이(견제)’ ‘겐뻬이(편 먹기 대결)’ 등의 말을 사용하고 있고 ‘유도리(여유)’ ‘이빠이(가득)’ ‘사스마와리(경찰기자)’ 등도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또 일본에서 유행하는 말은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게 일본식 표현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지난 1980년대 일본에서 ‘열혈남아’라는 표현이 유행했는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열혈팬’이니 하면서 따라 쓰고 있으니 말이다.
오주석 교수의 ‘한국의 미(美) 특강’이라는 책을 보면 조선시대에는 초상화 그리는 것을 ‘사진(寫眞)’이라 표현했다고 한다. ‘베낄 사(寫)’에 ‘참 진(眞)’, 즉 사진이라는 말은 ‘참된 것을 그린다’라는 뜻이 된다. ‘참 진(眞)’자를 사용한 것은 겉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걸 넘어 모델의 인생역정과 경륜ㆍ성품 등을 모두 담아내는 과정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사람의 얼굴에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담기게 되니 얼굴을 그리는 것은 그 사람의 참된 모습을 그리는 것이어서 사진(寫眞)이라는 표현은 참으로 절묘하다 하겠다.
하지만 요즘의 인물사진을 보면 조명 등은 기본이고 이른바 ‘뽀샵(포토숍)’이라는 처리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유행인 것 같다. 이러한 요즘 세태는 옛사람들이 사진이라는 표현을 쓴 본래의 의미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멋지고 아름답게 보이고자 하는 욕망이 옛날 사람이라고 없었겠는가. 단지 방법과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일 것이다.
우리는 광복 이후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빠른 속도의 경제 발전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여러 나라의 도움을 받았다. 한국전쟁 때는 수많은 외국 젊은이들이 우리나라에서 목숨을 바쳤다. 전쟁 고아들은 해외로 입양돼 양육을 세계인들이 맡아주었다. 이밖에 우리나라가 개별적으로 지원받은 일은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세계 12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게 된 지금 우리는 그동안 받은 도움에 대해 세계에 답할 때가 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적대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은 그 이상을 우리보다 어려운 나라들에 돌려줘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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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7월 29일] 휴가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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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했던 장마가 물러가면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것 같다.
경제 사정이 예년만 못해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휴가는
언제나 즐겁다.
일상의 무거움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책을 보거나 쉬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휴가의 형태도 많이 변해 이제는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이곳 저곳을 방문하기보다는 한 곳에서 푹 쉬는 휴양문화가 서서히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해외 여행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산하를 보고 즐기는 것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름 휴가로 경주 부근의 감포(甘浦)에 다녀올까 한다. 신라의 고도 경주에서 동해안 방향으로 조금 가다 보면 바다가 나온다. 그곳이 바로 감포다. 10여년 전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가족여행으로 함께 간 적이 있었는데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하다. 물론 이번 여행은 집사람과 나만의 단출한 여행이 될 것이다.
아름다운 세 곳의 길(街道) 중 하나로 추천한 감포 가도를 달리다
보면 신라 사찰의 웅장함을 보여주는 두 개의 감은사지석탑이 보인다. 그냥 덩그러니 서 있는 석탑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없어진 절터에서 석탑의 담백함을 음미해보면 볼수록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가면 대왕암을 가장 잘 볼 수 있다는 이견대가 나타난다. 이견대에서는 민속 미술사학자인 고유섭씨가 쓴 ‘나의 잊히지 못하는 바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큰 비석도 볼 수 있다. 이번에 가면 한때 불국사를 지사(支寺)로 두었다는 천년사찰 기림사도 봐야 할 것 같다. 기림사에 있는 다섯 개의 약수(五井水)는 이름 그대로 다섯 가지의 신비한 맛이 난다고 한다. 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6월부터 8월까지 흐드러지게 피는 수국(水菊)을 구경하는 것도 일품이라니 꼭 봐야겠다.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와 대나무 사이를 휘돌며 내는 바람 소리를 바다 향기와 함께 느낄 수 있는 동해안의 비경 감포, 마음은 벌써 그곳에 가 있는 것 같다. 유홍준씨가 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우리나라의 가장 |
로터리/7월 22일] 감독기관을 바꾼 미국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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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는 유가 폭등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다시 부각되는 느낌이다.
지난해부터 세계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두 가지 커다란
위험요인이 번갈아가면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서브프라임 부실이 커지면서 미국 모기지 은행들의 파산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에 전세계적으로 금융 관련 주식들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에서 150여개의 은행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우울한 소식도 들려온다. 미국의 은행이 7,280여개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150개라는 숫자는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규모가 아닐 수 없다. 금융은 경제의 혈맥과 같아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실물경제에도 반드시 어려움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물론 많은 국가들이 금융위기 가능성을 인식하고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위기가 오더라도 과거와 같이 큰 상처를 입지 않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겨내는 능력을 충분히 습득했기 때문에 슬기롭게 대응할 것으로
믿는다. 우리 경제주체들은 정부의 위기극복 능력을 신뢰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는 일에 충실하면 좋을 것 같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의 은행산업은 지난 1990년대에도 큰 위기가있었다. 예금이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는데다 ‘더 좋은 서비스를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하라’는 소비자들의 요구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했던 것이다. 당시 미국 은행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비절감과 과감한 구조조정을 했고 소규모 점포 설치 등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려 노력했다. 당시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미국에서 은행업을 하기 위해서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중 한군데 인가를 받으면 된다. 차이점은 감독서비스에 대해 지불하는 비용이 다르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한 은행이 감독분담금을 경감하기 위해 감독기관을 연방정부에서 주정부로 바꿨다. 그렇게 해서 은행이 절감한 비용은 연간 5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그런 소액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감독기관까지 바꾸는 고강도의 경비절감 노력이 있었기에 미국 은행은 199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간 호황을 누리게 됐던 것이다. 위기극복에 왕도는 없나 보다. 다만 실천하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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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