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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97회 작성일 2008-10-06 16:48
[조선닷컴] 요산(樂山) 김정한 탄생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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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樂山) 김정한 탄생 100년… 17일부터 부산서 '요산 문학제' 그가 말한 민중을 되돌아본다
김태훈 기자 scoop87@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단편소설 〈사하촌(寺下村)〉이 조선일보 신춘문예(1936년)에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높은 봉우리를 쌓았던 요산(樂山) 김정한(金廷漢·1908~1996)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한 요산문학제가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김정한 문학의 산실인 부산에서 펼쳐진다. 문단에서도 이를 계기로 요산 문학에 대한 활발한 재조명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문학평론가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는 문예 계간지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게재한 〈21세기에 던지는 김정한 문학의 의미〉에서 오랜 절필을 거두고 〈모래톱 이야기〉(1966)로 복귀한 김정한이 그린 '민중'의 현재적 의미를 분석했다. 그는 김정한의 민중 개념에 대해 "특정 계급으로 환원되지 않는 유연한 범주"로, "소수자, 사회적 약자, 하위주체 등으로 재인식될 수 있다"고 했다. 제국주의와 국가폭력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를 문학적으로 묶을 수 있는 미래적 가치로서 중요성도 평가했다.

지역 언어의 보고(寶庫)라는 측면에서 김정한 문학을 접근하기도 한다. 문학평론가 황국명 인제대 교수는 부산 민예총에서 발행하는 《함께 가는 예술인》 가을호에 게재한 〈요산 문학, 21세기를 깨우는 죽비〉에서 〈사하촌〉에 나오는 '고동바'와 〈굴살이〉에서 쓰인 '노랑목청들이 째어졌다' 등이 잘못 해석되거나 표준말로 교정을 당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김매기 때 쓰는 농기구 '고동바'는 희망으로 마음이 약동한다는 뜻으로 '고동'이라고 그릇 해석됐다는 것이다. 또 김정한의 방언은 지역과 계층의 분화, 갈등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토박이말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17일부터 열리는 제11회 요산문학제는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양하고 의미 있는 행사를 더했다. 김정한의 부산 지역 사랑을 잇기 위해 이 지역 시인 110명과 소설가 30명이 부산을 무대로 《부산을 쓴다》라는 시집과 소설집을 공동 집필해 17일 출판기념식에서 공개한다. 24일에는 요산 흉상 제막식이 부산 금정구에 있는 요산문학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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