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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00회 작성일 2008-07-08 09:24
[경향신문] 김종인(49회)교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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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과의 만남]정부·여당 경제위기론 비판 김종인 前경제수석
입력: 2008년 07월 07일 18:01:37
 
ㆍ“촛불 핑계 경제 어렵다는 건 해결능력 없다는 것”

경제위기론이 요란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최근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은 3차 오일쇼크”라고 진단하기까지 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제2의 외환위기(IMF)’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 여당은 경제난의 원인 중 하나로 촛불집회를 지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7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시위가 계속되면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 요소가 생길 것”이라며 이른바 ‘촛불 망국론’을 폈다. 하지만 노태우 정부때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 전 의원(68)의 진단은 달랐다. 4선 의원을 지낸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제부총리 후보로 중용설이 나돌았던 경제통이다. 현 정부에서도 대통령실장 등의 후보로 거론됐다. 그는 “경제활동이 중단된 것도 아닌데, 촛불집회 때문에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은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밖에 안된다”고 꼬집었다. 정부 여당이 앞다퉈 경제위기론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선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할 사람들이 불안을 조장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대담 : 이재국 정치부 차장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선 “환자가 의사한테 진단과 처방을 잘못받아, 병세가 악화되면 다른 병원에 가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병원장도 그런 의사를 데리고 있으면 병원이 안 된다. 현명한 병원장이라면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처럼 가면 성장은 부진해지는데 물가는 오르기만 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하강 속 물가상승)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최근 갑작스러운 민주당 탈당 이후 나돈 여권 합류설 등에 대해선 “17대 국회가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날 탈당을 하려고 했다. 정치를 마무리하려는 것일 뿐 다른 생각이 있어서 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현재 정권하고 아무 관계도 없으며 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 불쾌하다”고 잘랐다. 인터뷰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그의 개인사무실에서 이뤄졌다.

-경제가 최악이라고 합니다. 무슨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100일이 지나는 동안 허공에 뜬 소리만 하다가 신뢰를 잃은 겁니다. 이명박 정부는 ‘7·4·7’(7% 성장, 4만달러 소득, 세계 7대 강국)이라고 하는 거대한 목표를 내세웠는데, 선거 구호로는 매력적이지만 대한민국 경제현실이나 세계경제의 여러 흐름을 봤을 때 상식적으로 실현될 수 없는 목표였어요.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해 국제금융시장이 좋지 않고, 원자재 가격은 올라가고 있었어요. 국제시장에서 거품이 굴러다니는 모습이 보였는데, 이를 직시하지 못한 채 정책 프레임(틀)을 짠 겁니다. 좋게 말해서 나이브(천진)하고, 나쁘게 말해 정책실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강만수 경제팀의 환율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 정부가 처음 출발했을 때 소비는 늘어날 기세가 보이지 않고 부동산 경기는 침체한 상태였어요. 수출이라도 많이 늘려서 성장을 높이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환율이 달러당 1050원대까지 가게 만든 측면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출은 다소 늘었지만, 환율이 수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아야 했는데 간과했습니다. 수입물가 상승으로 국내물가가 올라가면 저소득계층, 근로자계층은 소비를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소비가 줄면 기업이 투자를 안 하고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임명 전에 국회 청문회에 나왔을 때 환율에 대해 너무 강하게 집착하는 것을 보고 이거 큰일나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 대통령은 촛불집회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정말 상식에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경제활동이 중단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촛불집회가 일어나는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과거 1970~80년대때 민주화투쟁이 격렬했지만, 그런 속에서도 대한민국 경제는 지속적으로 자랐습니다. 일시적으로 촛불집회 영향을 받아서 대한민국 경제가 이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정부 여당의 고위 관계자들이 연이어 언급하는 경제위기론을 어떻게 보십니까.

“정책을 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진단을 그런 식으로 하면 경제가 정상으로 갈 수 없어요. 그리고 지금은 IMF 때와는 다릅니다. 의지와 힘만으로 경제를 운용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기업의 창의력과 기술개발이 꾸준히 이뤄져야만 경제가 올라설 수 있는 겁니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성장에서 물가안정 쪽으로 바꾼다고 발표했습니다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무엇으로 물가안정을 할지 구체적인 도구가 없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유통구조 개선 등은 과거부터 경제정책 했던 사람들이 썼던 거예요. 유동성은 어떻게 할 거며, 긴축을 해서 물가를 잡겠다는 수단도 하나도 없어요. 경제정책 자체의 모순이 너무 많습니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감세정책·규제완화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규제완화를 안 해서 투자가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주장입니다. 다른 이야기를 할 게 없어서 그런 것이지요. 김영삼 정부 때부터 20년 가까이 하던 이야기예요. 과거에 규제가 많을 때도 한국경제는 승승장구하고 잘됐습니다. 현재 한국경제는 의학적 용어로 쓰면 해부학적 처방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꾸 단편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문제의 본질을 풀지 못하는 겁니다.”

-경제 관료들에게 할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정책적 잘못에 대해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요. 자연과학을 하는 사람들이야 과감하게 실험하다 실험실이 폭발하면 자기 혼자 희생되지만 사회과학은 전혀 다르지요. 인간이 실험도구가 되는 것인데, 과거 70년때 부가가치세 도입때도 그렇고 외환위기때도 그렇고 잘못된 정책으로 국민이 고통받는데도 양심적으로 사과나 뉘우침이 있는 사람을 보지못했어요. 나는 80년대 중반부터 ‘관료는 영혼이 없는 동물’이라고 했는데, 요즘 보니 아예 자신들 스스로 그런 말을 하더군요.”

-‘경제대통령’이라던 이 대통령이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왔다고 봅니까.

“이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후보들 토론회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제가 잘 된다고 장담하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했으니 국민은 과도한 기대를 했고, 그러나 정작 현실은 다르니 국민들의 실망이 훨씬 큰 것입니다. 어떻든 대통령으로 뽑았으니까 5년 동안은 이렇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가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진심으로 이 대통령에게 ‘상황인식을 올바르게 가져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쓸데없이 과장하거나, 쓸데없이 비관해선 경제를 제대로 이끌 수 없어요.”

-정부의 국정 운영을 전체적으로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국민은 변했는데, 정부는 과거 사고방식에 젖어 있어요. 촛불집회를 좌파·우파 논쟁으로 보는 것도 한심합니다. 20~40세까지가 대한민국 사회의 주류인데, 이 사람들은 전세계적으로 80년대 후반 이후 이데올로기가 사라졌을 때 사회에 들어온 사람이에요. 풍요 속에 산 사람들이고, 좌우 개념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장애가 있으면 돌아서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주축이 된 촛불집회를 정체성 문제로 몰아가면 해결을 못 합니다. 나는 이런 한심한 논쟁이 그치지 않는 한 한국 사회가 정상으로 갈 수 없다고 봐요. 내가 곧 70세가 되는데, 내각이나 청와대 인사들이 나보다 어리면서도 사고가 유연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화를 읽지 못하면 절대 성공하지 못해요.”

◇ 김종인은 누구

김종인 전 의원은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손자다. 전남 광주 출생으로, 중앙고·한국외대를 졸업한 뒤 독일 뮌스터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3년부터 85년까지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에는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을 거쳐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았는데, 당시 강도 높은 재벌개혁을 단행했다. 재벌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의 매각을 유도한 ‘5·8부동산 조치’가 대표적이다. 11·12·14·17대 의원을 지냈다.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됐으나, 주변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을 적극 반대했기 때문에 탄압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민의 정부·참여정부에서도 경제부총리 물망에 올랐으며, 현 정부에서도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김 전 의원을 “한국에서 가장 선이 굵은 경제개혁가”로 평가한다.

<정리 이용욱·사진 우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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