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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들 배웅 받으며… 28일 김병관 전 동아일보 회장의 영결식에 앞서 동아일보 사옥인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김재명 기자 |
■ 김병관 前회장 영결식
화정(化汀) 김병관 전 동아일보 회장의 영결식은 고인의 호를 따서 이름을 지은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28일 오전 9시부터 엄수됐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전 동아일보 주필인 이현락 한국디지털대 교육재단 이사장의 약력 소개로 시작됐다. 이어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하코시마 신이치(箱島信一) 일본 아사히신문사 특별고문, 김달수 울산 김씨 대종회장의 조사(弔詞)가 이어졌다.
○…오전 8시 40분 고인의 관이 영결식장에 도착한 뒤 시작된 영결식에서 김학준 사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은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을 연속 특종 보도했을 때 서슬 퍼런 군사정권의 협박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았고 문민정부 때 학연에 기댄 기사 협조 요구를 해오자 호통 쳐 물리쳤다”고 회상했다.
○…이기수 총장은 조사에서 “고인은 고려대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 선생의 공선사후(公先私後)의 고려대 정신을 잘 받들어 대학과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선구적 역할을 하셨다”며 “고인은 떠나셨지만 저희들은 고인을 보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고인이 보여준 시대를 읽어가는 힘을 새로운 희망의 정수박이에 부어 그 뜻을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우인(友人) 대표로 조사를 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동아일보가 인사검증 등으로 김영삼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을 때, 문민정부 첫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봐줄 만도 하련만’이라는 원망을 했지만 당신은 학연이나 지연 등을 앞세운 협조 요청을 거들떠보지 않고, 시시비비(是是非非)의 필봉을 휘둘렀다”고 회상했다. 박 전 의장은 “말을 아끼는 당신의 직관은 남북관계를 돌이켜 볼 때 더욱이나 아쉽다”며 “이제부터 진정한 자유인의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하코시마 특별고문은 “아사히신문 사람들이 고인의 서거라는 비보를 접하고 그 인품을 그리워하며 성실하고 인정이 많으며 서민적이고 야인(野人) 기질이 있는 강골의 신문인이었다는 말들을 나눴다”고 말했다. 하코시마 고문은 “아사히신문은 민족의 자립과 인간의 존엄을 위해 일관되게 투쟁하고, 고난의 길조차 기꺼이 받아들였던 역사를 지닌 위대한 동아일보와의 반세기 넘는 우호 협력관계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정상이 만난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날 세상을 떠난 고인이 양국 간 화해와 협력을 위해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고려대 부총장은 유가족을 대표한 인사에서 “오늘 영생의 길 떠나는 저희 큰형님인 화정의 뜻을 받들어 보다 따뜻하고 풍요로운 세상이 될 수 있도록 공선사후 정신을 되새긴다”고 했다.
○…이어 고인의 생전 활동과 육성이 담긴 동영상이 스크린을 통해 나왔다. 동영상에는 고인이 2001년 동아일보사를 퇴임하며 “동아일보는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의 보루”라며 애정을 표시했던 모습과 생전 사진들, 고려대 이사장 취임 당시 “고려대가 우리나라뿐 아닌 세계의 명문 사학이 되어야 한다”고 포부를 밝히는 모습과 육성이 나왔다. 유가족과 참석자 대부분이 고인을 그리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유족과 친인척, 조문객들의 헌화가 시작됐다. 조문객들은 고인의 영구가 영결식장을 떠난 뒤에도 한참 동안 줄지어 헌화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이날 영결식은 동아일보 최맹호 이사의 사회로 현승종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오명 건국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