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규제 푸는 방식, 열린 네트워크로"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2/22/2009122201436.html?srchCol=news&srchUrl=news1
박수찬 기자 soochan@chosun.com 2009.12.22 22:03
취임 6개월째 맞는 이민화 기업호민관
지식iN·위키피디아처럼 오픈된 상태서 의견 교환
"사업할 때는 1조원 매출이 정말 어려웠는데 규제를 풀어 1조원 벌기는 그보다는 쉽고 훨씬 보람되네요."
이민화 기업호민관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취임 6개월을 맞아 소감을 얘기하고 있다./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취임 6개월째를 맞는 이민화(56) 기업호민관은 서울 수송동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호민관 실을 본격 운영한 것이 10월부터인데 두 달여 만에 360건의 규제 관련 민원이 접수돼 사무실에 앉을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기업호민관은 국무총리가 임명한 3년 임기의 차관급 직책으로 중소기업들의 규제 관련 민원을 해결하고 정책 제안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정부가 규제를 푸는 방식을 '닫힌 네트워크'라고 표현했다. 기업인 간담회 등을 통해 민원이 접수되면 공무원들이 비공개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네이버 지식iN'이나 '위키피디아'처럼 '열린 네트워크'로 만드는 게 그의 1차 목표다.
<?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기업은행처럼 중소기업의 속사정을 아는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문제점을 올리면 동료 기업인, 정부가 공개된 상태로 의견을 주고받아 해결하는 '호민네트워크'를 내년부터 운영할 예정입니다."
위축된 기업가정신을 되살리는 것도 그의 임무다. 이를 위해 "회사가 부도날 경우 대표가 빚을 떠안는 연대보증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연대보증을 없애자고 하면 정부 일각에서 기업인의 모럴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를 걱정합니다. 하지만 실제 금융권이 연대보증으로 받는 돈은 전체 보증총액(대출액)의 0.3%에 불과한데, 이 0.3% 받자고 실패한 기업인은 범죄자를 만들고 창업 의지를 꺾는 것은 국가 전체 차원에서 보면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그는 "은행의 리스크(위험)가 문제라면 일본처럼 연대보증 대신 추가수수료를 받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 호민관은 의료기기회사인 메디슨 회장을 지낸 한국 벤처의 산증인이다. 하지만 메디슨은 2002년 사업확장 과정에서 부도가 났다. 그가 물러난 메디슨은 4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지만 벤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부정적이다. 스스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할까?
"제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벤처나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두 기업을 중심으로 한 다각화가 필요합니다. 호민관으로 있으면서 이런 과제를 다른 기업들과 연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