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60회) 교우가 밴드에 올린 글을 공유합니다._<중앙 출신 문인 탐방> > 교우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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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53회 작성일 2020-12-24 09:17
김영철(60회) 교우가 밴드에 올린 글을 공유합니다._<중앙 출신 문인 탐방>

본문

<중앙 출신 문인 탐방>


<80년대 문단의 아이돌, 기형도>


기형도는 <입 속의 검은 잎>  한권의

시집으로 한국시단의 천재로 남아있다.

80년대를 상징하는 문학의 아이돌(idol)

기형도.  

그의 삶과 문학은 가장 80년대적이고 극적이었다.


기형도는 1960년 서해 섬에서 태어나 광명으로 이주한 후

중앙고를  졸업하고(70회, 1979) 1979년 연대에 입학했다.

연대 정외과를 마치고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했다.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안개>로 당선됐다.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으로  윤동주 문학상을 수상하며 1980,90년대 시단을 이끌었다.


그의 시는 소위 다용화( 多用化,  multiuse) 현상을

일으키며 여러 예술로 재탄생되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 김종연 각색의 연극 <위험한 가계>, 김이정 소설 < 물속의 시각>  뿐 아니라 대표시 <빈 집>, <엄마 걱정>이 가곡으로 불려졌다.

이처럼   그의 시는 영화, 연극, 소설, 음악으로 확산되며 재창조되고 있는 것이다.


광명시에 기형도 문학관이 들어서고

그가 사랑했던 모교 중앙고에 근래

<빈 집>  시비가 세워져 그의 시혼을

기리고 있다.


특이하게 80년대는 시의 시대였다. 서정윤의 <홀로서기>,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이 베스트 셀러에 올랐고,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이 선두에 섰다.

이후 <입 속의 검은 잎>은 수십만 권이 팔려나가 스테디 셀러(stedy  seller)가 됐고 시집을 출판한 '문학과 지성사'의 든든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지금이야 k팝 가수들의 팬덤(fandom)시대가 됐지만 80년대에는 특이하게 문학팬덤이 있었다.

바로 기형도 팬클럽이다.

 어쩌면 한국 문학사에서

팬덤문화의 효시는 기형도일 것이다.


 도시적 서정과 안개처럼 스며드는

감성의 파동, 그리고 시인의 수려한 이미지에 내재된 우울한 암영(暗影)이 감수성 짙은 여고생들을 자석처럼

끌어 들인 것이다.


그는 1960년에 태어나 1989년에

사망한 요절의 시인이다.

마지막 생을 마감한 곳도  파고다 공원 심야극장이어서 더 관심을 끌었다.


그를 집요하게 따라 다닌 것이 타나토스(thanatos)충동이었는 바,  유일한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의 이미지는 죽음의식을 상징한다.

입 속의 검은 잎은 곧 망자의 혀인 것이다.


어린 시절에 목도한 누이, 삼촌의 죽음, 아버지의 질환으로 배태된

타나토스 충동은 그의 시세계를

지배하는 어두운 그림자가 됐으며

끝내 29세 요절이라는 현실로 마감된 것이다.

곧 그의 죽음의식은  자기최면, 자기주술 효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버지는 병들고, 어머니는 열무장수에 나서고, 누이는 공장에 나가고, 홀로 집을 보며 쓸쓸한 유년기를 보낸 기형도는 그러한 불우한 가정환경을 가족사시로 엮어낸다. 

'위험한 가계' 연작시가

그것이다.


그의 시에는 도처에 안개가 피어난다.  

가족사, 시대사적 불안과 우울을

안개 이미지로 표출한 것이다. 안개의 불투명성, 불안전성은 기형도가 살던 시대와 가족사적 암울한 상황을 투사한 것이다.


그의 시에 나타나는 무의식의 흐름,

초현실적 몽매성, 타나토스 충동,

우울한 도시적 감수성은 자칫

1930년대  신화를 쓴 천재 시인 이상을 떠올리게 한다.

이상이 1980년대  기형도로  다시 부활한 것이다.


80년대 이상, 기형도

29살에 마감한 순수한 영혼의 영면을 빈다.


     ㅡ기형도의 삶과 시혼을 기리며, 60회 김영철 씀



*중앙고 다닐 때 노래패 <목동> 멤버로 활동

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잘 하는 뮤지션이었음


공부도 1등

노래도 1등

시도 1등

인물도 1등

인간미도 1등


만능 탤런트였는데

29살에 그만‥ㅠㅠ


<빈 집>

     

         ㅡ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모르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기형도 유언시.

마지막 생을 마감하며

주변의 일상과 삶을 정리한 시.

역시 기본 모티브인 안개와 죽음의식이

바탕을 이룸.

우리도 언젠가 삶의

문을 잠그고 떠날 때가

있겠지요


<엄마 걱정>


        ㅡ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 밥처럼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디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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