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60회) 교우 - <가요사회사> <통기타 세대와 포크송, 7080신화> > 교우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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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84회 작성일 2021-05-28 14:30
김영철(60회) 교우 - <가요사회사> <통기타 세대와 포크송, 7080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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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청년문화의 다양한 풍경


 1970년대는 통기타 시대였고, 통기타로 대변되는 포크송이 청년문화를 풍미했다.


한국 최초의 디스크 쟈키였던 최동욱의 '탑툰쇼', 이종환의 '별이 빛나는 밤에', '밤의 디스크 쇼', 임국희의 '한밤의 음악편지' 등은 팝문화의 대중화에 선봉에 섰던 방송 프로그램이었다.




일반 다방에도 디스크 쟈키(DJ, disk jockey)들이 포진하여 신청음악을 들려주곤 하였다.


소위 '세시봉' 살롱문화가 포크문화의 표상으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월간팝송>, <팝월드>같은 전문 포크송 저널도 이러한 포크 붐을 고조시키는데 한몫 하였다.


이렇게 해서 포크 송은 한국 청년문화의 트레이드 마크로 급격히 떠 올랐던 것이다.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방송국의 대학가요제도 통기타 세대들을 키운 원동력이었다.




1977년 MBC의 ‘대학가요제’를 필두로 1978년 TBC의 ‘해변가요제’가 열린다.


이러한 가요제를 통하여 <나 어떡해>(서울농대, ‘샌드페블즈’), <탈춤>(항공대, ‘활주로’), <불놀이야>(건국대, ‘옥슨 80’) 뿐 아니라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부산대 트리오), <참새와 허수아비>(홍익대 조정회), <바다에 누워>(동의대, ‘높은 음자리’) 등 명곡이 산출됐다.




심수봉의 히트곡 <그때 그 사람>도 대학가요제 작품이다.


이처럼 대학가요제는 통기타 세대, 포크 음악의 중요한 산실 역할을 했다.



통기타 세대의 주류는 대부분 1950년 이후 태어난 전후세대들이다. 이연실(1950), 이정선(1950), 최백호(1950), 김민기(1951), 은희(1951), 양희은(1952) 등 대부분이 전후세대들이다.


예외적으로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조동진 등이 1947년생이지만 크게는 전후세대로 묶을 수 있다.



이들은 근대사의 질곡인 일제강점, 8.15 해방, 6.25 전쟁을 체험하지 않은 비교적 행복한 세대에 속한다.


전쟁통에 태어나긴 했으나 부모들의 보호하에 위기를 넘기고 비교적 안정된 생활 속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된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수차례 진행된 경제개발 계획에 따라 산업화를 이루면서 물질적으로 비교적 풍요로운 청년기를 보낸 세대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경제적 안정 속에서 여유있게 성장했기에 세상을 보는 세계관과 인생관이 전세대와는 다르게 나타난다.


일제시대에 청춘기를 보낸 기성세대와 다른 가치관이 형성된 것이다.




무엇보다 규제나 규범, 공적 질서에 편입되길 거부하고 비교적 자유로운 사고와 개성적 가치를 추구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개인주의, 개성주의가 강한 세대였다. 일제 강점기 권위주의에 젖어 있는 기성세대와는 뚜렷이 구분되는 신세대였던 것이다.



이처럼 무엇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개성과 가치를 추구하려는 욕구는 앞서 살핀 1,2차대전 후 전개된 세대운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직접적인 요인은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영향이 크다.


해방 후 미군주둔은 사회전반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팝문화를 통해 들어오는 자유주의는 1970년대 통기타 세대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다양한 심야방송, DJ 다방, 미군들의 AFKN 방송을 통하여 젊은이들은 서구, 특히 미국의 팝(pop)음악에 열광했던 것이다.



팝음악은 서구문화의 상징으로 여겼기에 젊은이들은 이를 추종하였다.


추종대열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레코드와 팝송잡지를 열심히 사들이고 라디오, 티브에 귀를 기울였다.


팝 마니어(pop mania)답게 용돈이 떨어지면 청계천 상가에 있는 싸구려 복사판, 소위 ‘빽판’이라는 디스크를 사들이기도 했다.



특히 1970년대는 다방, 공연장은 물론 일반 분식집에도 신청음악을 틀어주는 DJ가 있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디스크 쟈키의 세련된 모습을 보려고 소녀팬들이 몰려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여유가 있으면 포크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음악 감상실을 이용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 시내에는 고전음악은 물론 팝을 즐길 수 있는 음악 감상실이 즐비했다. ‘세시봉’이 대표적이다.


포크송으로 대변되는 팝뮤직은 그 만큼 1970년대 청년문화의 키워드(key word)요, 뉴웨이브(new wave)였던 것이다.



한완상이 지적한 트레이드 마크, 즉 청바지, 생맥주, 통기타가 상징적 표상이다. 1970년대 통기타 세대들은 예외없이 실밥이 터진 청바지를 입고, 장발과 수염, 긴 머리를 한 채, 생맥주를 마시며 통기타를 쳤던 것이다.




대학 캠퍼스에는 이러한 풍경들이 일상화 되었다.


여기저기에 모여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곤 했다.


‘기타를 연주할 줄 모르면 간첩이다’ 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캠퍼스 곳곳에 통기타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심지어는 히피들의 전위문화가 무분별하게 이입되어 대학가에서 공공연히 마리화나, 대마초가 독버섯처럼 유행하기도 했다.


1970년대 중반에 터진 가수들의 대마초 사건은 이러한 유행의 산물이었다.




당시 사건에 연루된 가수들이 대부분 통기타 가수들이었다.


또한 1969년 인기가수 클리프 리차드(Cliff Richard)의 이대 공연에서 벌어진 ‘속옷 사건’은 이러한 유행을 자극한 전초 현상이었다.



청년문화는 이처럼 음악 뿐 아니라 의상, 두발 등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나아가 소설, 영화로까지 그 영역을 넓혀 갔다.




<바보들의 행진>(1975)이 대표적인데 청년작가 최인호가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한 삶과 방랑을 그린 소설이다.


이는 다시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주제가를 송창식이 불러 히트한 <고래사냥>이었다.




이처럼 <고래사냥>은 음악, 소설, 영화가 함께 어우러진 종합예술의 경지를 보여 주었던 것이다.


그 만큼 청년문화는 다계층적(多階層的), 다문화적인 파괴력을 갖고 1970년대를 풍미했던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현상은 미국문화에 대한 선망에서 비롯된 유행의 산물이었다.


그런 점에서 1970년대 청년문화는 양면성을 갖는다.


타성에 젖은 기성문화를 척결하고 새로운 뉴에이지(new age) 운동의 기폭이 됐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무분별한 서구문화에 대한 추종과 유행이라는 문화적 사대주의의 역기능이 함께 공존해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1970년대는 청년문화의 상징으로서 통기타와 포크송이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았다.


원래 포크송은 민요를 가리킨다.


'folk song'이란 단어 자체가 민요를 가리키는 것이다. 미국의 포크송은 미국 청년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된 반문화 성격이 강한 모던포크(modern folk)에서 기원하였다.




모던포크는 구전민요를 개성적 스타일로 리메이크한 것이지만 밥딜런(Bob Dylan)의 경우에서 보듯이 1960년대 반전운동, 흑인 민권운동 학생운동과 연계된 민중가요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말하자면 구전민요라는 전통성을 갖지만 히피즘에서 보듯이 기성제도, 관습, 가치관을 거부하고 부정하는 전위성을 갖고 태어난 것이 모던포크였다.


그 선두 주자가 밥딜런과 존바에즈(John Baez), 비트시거(Beat Seeger)였다.


밥딜런의 <Blowing in the Wind>(1963), 비트시거의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이 대표적인 곡들이다.



한국 통기타 세대들도 이러한 모던포크의 성격을 인식하고 기성세대의 트롯 음악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포크송 운동을 개시한 것이다.


일제 강점기부터 내려온 트롯의 체념과 자학, 자탄과 애상 등의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자유와 평등, 순수와 아름다움 같은 낙관주의 및 개성주의적 가치관을 추구했던 것이다.



아울러 군부통치에 의한 군사문화에 대한 체제반항적인 기질도 미국의 모던포크 경향과 흐름을 같이 했다.


비록 반전운동이나 인권운동처럼 운동성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체제비판적인 요소를 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대수, 김민기, 양병집, 양희은, 안치환의 노래에서 그러한 성향이 분명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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