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원(75회), KBO 1군 기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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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기록원의 세계.. “4시간은 기본, 소변 잘 참는건 직업병”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기록이 야구의 역사라는 의미다.
그 야구의 역사를 담는 이들이 바로 야구 기록원이다. 기록원을 '야구의 사관(史官)'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다.
그 야구의 역사를 담는 이들이 바로 야구 기록원이다. 기록원을 '야구의 사관(史官)'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다.
그들의 손 끝에서 매 경기가 기록되고, 다시 펼쳐진다. 그들의 눈을 통해 담긴 기록을 통해 경기가 복기되고, 시즌이 되살아난다.
수십 년전 역사도 기록으로 다시 떠올릴 수 있다.
수십 년전 역사도 기록으로 다시 떠올릴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의 활약과 실수도 기록으로 다시 펼쳐진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지도자들의 전략과 전술 또한 기록이 있어 가능하다. 야구기록원의 세계를 알아봤다.
김제원(44) 한국야구위원회(KBO) 1군 기록팀장은 서울 중앙중(72회)과 중앙고(75회)를 거친 야구선수 출신이다.
"그리 뛰어나지 못했어요. 주로 벤치워머 였으니까. 그런데 그때에도 야구기록엔 무척 관심이 많았지요."
감독 옆에서 기록을 도맡아 처리했다.
감독 옆에서 기록을 도맡아 처리했다.
기록은 단순한 작업이 아닌 흥미로운 일이었다.
상대 선수를 보며 출신교·경기기록·특징·장단점 등을 줄줄 꿰는 취미를 붙였다.
훈련 외 시간에는 스포츠전문지를 통해 야구기록을 분석하기까지 했다.
대학 진학 뒤 선수 생활은 접었다.
대학 진학 뒤 선수 생활은 접었다.
대신 야구 동아리를 통해 야구 즐거움을 이어갔고 여전히 기록은 재미있었다.
KBO 기록강습회를 찾아 전문적인 지식도 익혔다.
결국 90년 대한야구협회에서 공식기록원 모집을 통해 공식기록원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운도 따랐다. 91년 쌍방울이 창단하면서 KBO 기록원 증원이 필요했고, 공채를 통해 당당히 프로야구 기록원이 됐다.
운도 따랐다. 91년 쌍방울이 창단하면서 KBO 기록원 증원이 필요했고, 공채를 통해 당당히 프로야구 기록원이 됐다.
20년 동안 그라운드를 지키는 또 한명의 야구인으로서의 시작이었다.
의욕은 넘쳤으나 기록원 생활은 쉽지 않았다.
의욕은 넘쳤으나 기록원 생활은 쉽지 않았다.
초기 기록원의 존재는 미미했다.
일원보다 관찰자로 여기는 시선이 강했다.
기록 판정으로 인해 코치와 선수들과 감정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생겼다.
지금은 나아졌으나 처우 개선 문제도 쉽지 않았다.
지금은 나아졌으나 처우 개선 문제도 쉽지 않았다.
한 경기 만으로 시선을 좁혀도 그렇다.
기록원은 경기 중 한시도 공에서 눈을 떼서는 안된다.
매 상황이 모두 기록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4시간은 기본, 5시간 이상 한자리에 앉아 집중력을 소모해야 한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다보니 담에 들리는 경우도 있다.
화장실 가는 일조차 조심해야 한다.
2000년 마산에서 열린 올스타전이 15회 연장승부 끝에 결국 무승부가 됐을 때도, 지
2000년 마산에서 열린 올스타전이 15회 연장승부 끝에 결국 무승부가 됐을 때도, 지
난해 9월 무제한 1박2일 경기 때도 김팀장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 경기는 당시 역대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다.
구장마다 기록원실 위치는 다르다. 따라서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지 않으면 경기 상황을 놓칠 수도 있다.
눈은 공을 향해 있으나 주변 상황까지 모두 보고 있어야 한다.
경기 뒤 복기는 기본. 좀더 나은 기록을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다수의 의견과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시즌 중 잦은 출장, 야간 경기, 주말경기, 연휴 경기 등 야구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생활로 고생했다.
시즌 중 잦은 출장, 야간 경기, 주말경기, 연휴 경기 등 야구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생활로 고생했다.
그러나 가족은 그를 이해했고, 그 역시 그런 가족을 사랑했다.
그를 지켜준 것은 자부심이다. 야구의 역사를 쓰고 있다는 자긍심이 그를 지켜줬다.
그를 지켜준 것은 자부심이다. 야구의 역사를 쓰고 있다는 자긍심이 그를 지켜줬다.
개인적으로 이승엽(요미우리)이 아시아신기록 홈런 신기록을 달성하던 대구구장에서 기억은 잊기 힘들다.
김팀장은 "야구 기록원은 음지에서 일하는 이들이다. 이름은 없으나 성실함을 바탕으로 꿋꿋이 한국야구를 지키고 있다.
사진=김진경 기자 [jink@joongang.co.kr]
*** 김제원 교우가 야구부 출신 동문들 및 현역선수들 교우회 가입 전초기지가
되었으면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