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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의 ‘왕중왕’을 가리자. 제6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가 26일 오후 1시 안산공고와 청주 세광고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7월 4일까지 9일간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다. 황금사자기는 단일 언론사가 주최하는 국내 고교 야구대회로는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 1947년 시작돼 어느덧 환갑을 맞은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는 것은 곧 자타가 공인하는 고교야구 최고봉에 우뚝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올해 대회를 마지막으로 한국 야구의 산실이나 다름없는 동대문야구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 뜨거운 황금사자기 쟁탈전이 예상된다. 올해는 지난해 우승팀 장충고를 비롯해 치열한 지역예선을 거친 26개 팀이 출사표를 냈다.
프로구단 스카우트 등 전문가들은 올해 고교야구에서 절대 강자는 나타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각 팀의 전력이 예년과 비교해 상향 평준화됐고 지역 예선은 물론이고 전국대회에서 약체로 평가되던 팀들이 우승후보를 꺾는 ‘반란’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
평균적 기량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선수들로만 이루어진 ‘보통 팀’이 강인한 정신력으로 우승할 수 있는 이런 ‘의외성’이 학생야구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다. 전문가들은 동대문야구장에서 마지막으로 벌어지는 황금사자기에서도 아마추어 야구팬을 매료시키는 ‘이변’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점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눈여겨볼 팀으로 강릉고, 광주 동성고, 부산고, 서울고, 장충고, 중앙고, 천안북일고, 충암고(가나다순)를 꼽았다.
이 중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준 팀은 장충고. 지난해 황금사자기와 대통령배를 제패한 장충고는 시속 148km의 직구 및 예리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최원제와 박민석이 마운드를 지키고 2루수 김경모와 포수 백용환의 장거리포 위력을 앞세워 18일 무등기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977년 황금사자기 우승을 시작으로 전국대회 10차례 우승을 자랑하는 광주 동성고는 상하위 타선이 따로 없는 불방망이를 자랑한다.
서울고와 강릉고도 이번 대회에선 기필코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서울고는 프로야구 LG로부터 1차 신인지명을 받은 에이스 이형종이 출격 준비를 마쳤고 강릉고도 배짱 두둑한 왼손투수 곽지훈을 앞세워 팀 창단(1975년) 후 첫 전국대회 우승을 꿈꾼다.
2학년이 주축인 부산고는 안태경과 오병일, 중앙고는 노진용과 민성기의 ‘원투 펀치’에 기대를 걸고 있고 충암고도 에이스 홍상삼이 듬직하다.
부산고, 서울고, 충암고, 성남 야탑고가 몰려 있는 B조는 ‘죽음의 조’로 1회전부터 사력을 다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관 방송사인 KBS는 이번 대회 주요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어서 안방에서도 고교야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