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대수로 1위가 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 고객만족도(CS) 분야 1위 회사라는 명성을 얻는 게 목표이니까요."
업계 최단기간 판매 1만대 돌파, 수입차 전 모델 중 판매 1위(CR-V) 등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혼다코리아 정우영 사장 말이다.
지난 5월 말로 혼다코리아가 한국에 진출한 지 만 3년이 지났다.
지난 1일 서울 대치동 혼다코리아 본사에서 정 사장을 만나 성공비결을물었다.
정 사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며 자만하는 순간 망하는 길에 들어선다는 생각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레전드를 제외하고 혼다코리아가 판매 중인 전 차종은 모두 2000만~3000만원대다.
최근 수입차 가격 인하 바람이 일고 있지만 혼다는 이런 흐름을 3년 전에 읽었던 것일까.
정 사장은 "당시 한국에는 수입차는 고급차만 된다는 분위기였지만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차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으로 `어코드`부터 수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빅, 어코드, CR-V는 수입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가이기는 하지만 판매 가격이 미국ㆍ일본과 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 사장은 이에 대해 "한국은 아직 판매량 자체가 적은 나라여서 대당 코스트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가 경쟁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앞으로 가격은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혼다는 도요타와 함께 올해 미국시장에서 파죽지세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비결에 대해 정 사장은 "CS 1위 기업이 되자는 사훈에 몰입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한국에서도 애프터서비스(AS) 강화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수입차는 AS 비용과 수비리가 많이 들고, AS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문제였다"며 "이런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혼다는 다른 수입차업체와 다르게 `1개 딜러 1개 매장` 원칙을 고집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대개 1개 딜러가 복수 매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혼다 판매는 급신장하고 있지만 전국에 매장은 5개뿐. 정 사장은 매장 확장에 보수적인 이유에 대해 "30분 거리 내에 고객이 정비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매장을 열겠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매장당 판매량은 수입차업계 최고 수준이다.
당연히 딜러는 안정된 수익을 낼 수 있다.
정 사장은 "이런 구도가 이뤄져야 혼다가 추구하는 CS 1위 기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시빅 하이브리드카는 3개월 만에 1년 목표치 판매가 끝났다.
본사에 추가 60대 선적을 요청해둔 상태다.
정 사장은 "한국에서 하이브리드카는 연비가 뛰어난 차로만 인식돼 있지만 사실은 친환경차라는 점이 더 혁신적인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박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