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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04회 작성일 2007-05-26 13:47
[여적] ‘꿈의 구축함’, <font color=blue>이승철</font> -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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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꿈의 구축함’
입력: 2007년 05월 25일 18:13:43
 
조지 부시 미 대통령 정권의 출범 초기인 2001년 4월 미국과 중국은 양국 정찰기와 전투기의 공중 충돌 사건으로 갈등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 들었다. 그런데 양국의 마찰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중국이 전투기 1대와 조종사를 잃고도 별다른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미국과 화해의 악수를 나눈 이면에는 이지스(Aegis)급 구축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만은 당시 미국에 대량의 첨단 무기 판매를 요청했으나 미국은 대만의 요구 대부분을 들어주면서도 핵심이라 할 이지스함 판매는 거부했다. 중국은 미국의 대(對) 대만 무기 판매에 항의하는 시늉만 보였다. 미국이 이지스급 구축함을 대만으로 넘기지 않은 데 대한 중국의 안도감 표시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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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는 원래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방패를 의미했다. 이지스의 한 가운데에는 포세이돈과 정을 통한 벌로 괴물로 변해버린 미녀 메두사의 머리가 양각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지스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방어, 후원의 뜻으로 사용됐다. 이지스는 1983년 미국이 순양함 타이건더로호에 탑재한 첨단 종합무기 체계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현재 이지스함은 첨단 레이더와 무기 장착으로 독자적인 대공·대지·대잠·대수상함 작전 능력을 갖춰 ‘꿈의 구축함’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7600t급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호’가 어제 울산에서 진수식을 가졌다. 우리가 세계에서 미·일·스페인·노르웨이에 이어 5번째로 이지스함 보유국이 된 것이다. 특히 세종대왕호는 능력 면에서 미국 이지스함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세종대왕호 진수로 우리 대양(大洋) 해군 역사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을 기대한다. 여기에는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필수적이다.

다만 걱정스런 점은 우리의 지나친 홍보로 중·일 등 인근국들의 과도한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정부가 이미 계획을 짰겠지만 흥분을 자제해 인근 주변국들을 긴장시키지 말아야겠다. 중국과 일본이 자신들이 벌이고 있는 군비경쟁을 정당화하는 빌미로 우리의 이지스함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결코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결과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종대왕호의 임무가 이지스의 원래 의미대로 방어에 있음을 분명히 해야겠다.

〈이승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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