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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장(68회) 교우님의 칼럼 기사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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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장(68회) 교우님의 칼럼 기사를 공유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9&aid=0004093156&sid1=001
#1. 프랑스 혁명(1789년)은 자유롭고 평등한 시대를 향했지만, 그 열망은 증오와 폭력을 분출하면서 극한의 공포와 독재로 이어졌다. 혁명의 끔찍한 민낯을 목격한 독일 극작가 프리드리히 실러(1759~1805)는 당시 상황을 극복하고 진정한 새 시대를 만들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를 숙고하여 마침내 이런 결론을 얻는다. "나라가 달라지려면 먼저 사람들 품성을 고귀하게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즉 사람들 마음속에 순수하고 깨끗한 '살아 있는 원천'을 키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술교육을 통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적 인간'을 키워 나가는 것입니다." 실러는 이런 생각을 담아 후원자인 덴마크의 아우구스텐부르크 공작에게 편지를 썼고, 이 편지 27통은 후일 근대 미학사에 중요한 획을 긋는 책으로 발간된다. 그 책 제목은 '인간의 미적 교육에 대한 편지'. 실러는 예술교육이 우리 내면의 놀이충동을 자극하므로 예술을 할 때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느끼며 추구하는 존재가 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예술교육을 통해 마음 한가운데 자유와 성숙이 깃들어 있는 '미적 인간'이 되면 그다음 단계인 도덕적인 인간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2. 지난해 12월 프랑스 정부는 교육부 장관과 문화부 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창교육'을 초·중·고교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해본 결과 합창은 내성적인 아이들에게도 자신감과 성취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해 주고, 또 즐거움 속에서 결속력과 연대의식을 다질 수 있게 해 주는 등 다양한 교육적 효과가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년 9월 학기부터 프랑스 모든 초등학교는 의무적으로 주 2시간씩 합창 수업을 해야 한다. 중학교에서도 합창 수업을 운영할 경우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다. 프랑스 정부는 실러가 말한 '미적 인간'을 키우는 것이 개인과 공동체에 모두 유익하다는 판단을 했고, 가장 가성비 높은 방법으로 '합창'을 선택한 것이다. #3.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베네수엘라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료 오케스트라 교육 프로그램이다. 1975년 경제학자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는 마약과 총질이 난무하는 가운데 방황하고 있던 청소년들을 구하기 위해 자기 집 차고에서 기악 교육을 시작했고, 이후 이 프로그램을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원하면서 본격 확대되었다. 처음에는 불과 11명의 단원으로 출발했지만, 35년이 지난 2010년에는 190여 개 센터, 26만여 명이 가입한 조직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였다. 이처럼 음악교육의 불모지였던 베네수엘라는 '미적 인간'을 키우는 방법으로 오케스트라 교육을 선택하였고, 그 결과 베네수엘라는 유능한 인재 양성뿐 아니라 사회적인 변화까지도 크게 만들어가고 있다. #4. 오랜 역사 속에서 노래를 좋아해온 우리 민족은 지난 반세기 동안 부모님들의 아낌없는 투자와 본인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악 강국이 되었다. 하지만 국내 많은 성악가들은 턱없이 부족한 일자리에 괴로워하고 있다. 마침 정부는 일자리 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무원을 증원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래서 필자는 제안하고 싶다. 그동안 대한민국이 키운 수많은 성악가들을 예술교육 분야에 활용하는 방안이다. 그렇게 된다면 초·중·고 학교마다 합창부가 생기고, 합창교육을 통해 입시형 인간 대신 아름다운 연주를 할 수 있는 '미적 인간'이 양성될 것이다. 그러면 합창은 학교를 즐거운 곳으로 만들고, 또 마을마다 생긴 동네 합창단은 선의의 경쟁을 해가며 방방곡곡을 아름답게 만들지 않을까? 이렇게 양성된 아름다움을 아는 '미적 인간'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더 품격 있고 창조적인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아름답고 행복한 대한민국, 합창으로 만들어가자.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한양대 특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