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가 지난 19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 대표는 경직되고 융통성 없다는 롯데 분위기를 짧은 시간에 크게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그의 성적표는 어떨까?
롯데 직원들은 이철우 사장 100일 성적표에 `A`를 그려주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협력업체와 상생경영을 강조하는 한편 직원들에게 회식비를 지원하고 임원 친선골프대회도 마련하는 등 보수적인 기업 이미지를 바꿔나가고 있다.
현대ㆍ신세계백화점 등 경쟁사 벤치마킹도 활발하다.
체면을 버리고 배울 것은 과감히 도입하겠다는 `이철우식 경영`이다.
롯데백화점은 두 달 전부터 전단 광고 표지모델을 외국인 모델에서 국내 모델로 교체했다.
이는 1년 전 현대백화점이 타사와 차별화를 위해 전단 표지 모델을 국내 모델로 바꾼 것을 벤치마킹한 것. 지난 3월에는 새로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을 직접 방문해 매장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펴봤다.
타깃 마케팅을 통한 내실경영도 이 대표 취임 100일 후 달라진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매출지상주의 정책을 펴 소모적 매스마케팅 비용 지출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때문에 밖에서 과당경쟁 주범이라는 볼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 대표 취임 후 마케팅 정책이 타깃을 좁혀 정교해지고 있다.
영업전략뿐 아니라 근무 문화도 경쟁사를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직원들의 근무 복장을 자율화하고 대졸 여사원 유니폼을 없앴다.
이는 현대백화점이 2년 전 에 한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
또 직원들의 지식함양을 꾀하는 것은 신세계백화점이 이미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특히 이철우 대표가 강조하는 `권한위임` 방침은 현대와 신세계가 수년 전부터 강조해 온 것들이다.
롯데백화점 직원들은 이 사장이 백화점 대표로 부임한 뒤 회사 분위기가 밝아지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유통업계에서도 이철우 대표가 경직된 롯데 이미지를 바꾸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쟁업체 장점을 과감히 도입하는 모습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점으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귤이 회수를 건너도 탱자가 아닌 귤이 되는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적극적인 평가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신격호 회장 입김이 워낙 강한 데다 시어머니 격인 전임 경영자도 견제하고 있어 어느 한 사람이 롯데 조직 분위기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