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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홍익대 교수, 김재웅 서강대 교수, 류한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이 최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교육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설립별 학교 유형과 역사적 전통에 따른 사학 유형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사립고의 모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국공립고보다 높았다.
이 논문은 2003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수집한 전국 일반계고 121개교(공립 65개교, 사립 56개교)에 대한 자료와 같은 해 6월 전국에서 실시된 모의 수능 성적을 결합해 분석했다.
121개 고교의 수학 평균 점수는 80점 만점에 32.56점이었다. 국공립고는 31.36점으로 평균 점수에 미달했으나 사립고는 33.86점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사립고를 설립 시기별로 세분한 결과 1945년 광복 이전에 설립된 사학은 39.73점, 평준화 정책 이전에 설립된 사학은 33.99점, 평준화 정책 이후 설립된 사학은 31.79점으로 역사가 오래된 사학일수록 점수가 높았다. 광복 이전 사립고와 국공립고의 점수 차는 무려 8.37점이었다.
영어 점수도 수학과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광복 이전에 설립된 사립고는 53.01점이었지만 평준화 이후 설립된 사립고는 43.34점으로 10점 가까이 차이가 났다. 국공립고는 42.41점으로 10점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평준화 이후에 설립된 사립고와 국공립고의 수학과 영어 과목 점수는 비슷했다.
김영화 교수 연구팀은 학생의 포부, 학습 동기, 학습 참여도, 수업 집중시간 등 학생의 변수와 수준별 이동수업 등 학교의 변수를 고려해서 산출한 점수도 역사가 오래된 사립고가 국공립고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재웅 교수는 “전통 있는 사립고의 높은 학업성취도는 교사와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지닌 자긍심과 자존심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국에서도 역사가 오래된 가톨릭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국공립교 학생들보다 높은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