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가난하다]“저소득층 학생 급식비 지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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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가난하다]“저소득층 학생 급식비 지원부터”
벽지 학교들 하소연…“문화생활은 꿈도 못꿔”
선정민기자 sunny@chosun.com
입력 : 2007.03.05 02:12 / 수정 : 2007.03.05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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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 학교들 하소연…“문화생활은 꿈도 못꿔”
선정민기자 sunny@chosun.com
입력 : 2007.03.05 02:12 / 수정 : 2007.03.05 02:13
- 저소득층 학생과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대표적인 곳은 섬이나 산골지역의 학교들이다.
강원도 N중학교 신모(52) 교감은 “학부모 상당수가 일용직에 종사해 소득이 불안정하고, 편부·편모 가정 비율도 전체 학생의 40%에 이른다”며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급식비 지원이라도 우선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 73명 가운데 교육청의 급식비 지원을 받는 학생 수는 16명(섬·산골 학교 지원대상자 10명, 생활보호대상자 6명). 나머지는 외부의 도움을 받거나 학생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전남 O중·고등학교 박모(54) 교감은 “수학여행비 5만원, 졸업앨범비 3만원을 못 내는 아이가 많다”며 “어린 나이에 경제적인 문제로 상처받고 학습 의욕을 잃는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교감 역시 “무엇보다 급식비 지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역 내 교육·문화 시설이 크게 부족한 것도 섬이나 산골 지역의 문제점이다. 강원도 정선 지역에서만 16년 동안 근무한 한 교사는 “산골 아이들은 영화를 한 편 보려 해도 시내로 나가야 하고, 연극과 오페라 등 문화공연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며 “학교에 멀티미디어 시설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해 함께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양한 체험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기업들이 산업 현장을 방문할 수 있게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육에 필요한 기본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도 있다. 전남 신안군의 한 초등학교 분교는 비가 오면 배수로 시설이 없어 학교 운동장이 물바다가 된다. 김모 분교장은 “태풍이라도 한번 지나가면 물이 마를 때까지 체육수업을 한참 못할뿐더러 학생들이 질퍽질퍽한 길로 등·하교하느라 불편하다”고 말했다.
해발 800m에 위치한 산골학교인 경북 M초등학교는 전체 학생 116명이 컴퓨터 16대를 공동으로 쓴다. 그나마 모두 386, 486 기종의 구형 컴퓨터라 최신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가 없다. 이 학교 이모 교장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정보화에 소외된 지역주민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하려 해도 시설이 없는 상황”이라며 “컴퓨터실에 빔프로젝트와 대형 스크린이 있으면 교육에도 활용하고 영화상영 같은 문화활동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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