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우정’으로 중병과 싸우는 휘문고 동기생들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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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우정’으로 중병과 싸우는 휘문고 동기생들
반딧불
서일호 주간조선 기자 ihseo@chosun.com
입력 : 2007.02.13 00:16 / 수정 : 2007.02.13 12:00
간암으로 투병 중인 김재홍(61)씨는 2002년 의사로부터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 살아 있다. 아직도 잠자리에 들 때 죽음의 공포가 밀려오면 술 한 잔 들이켜곤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에게 큰힘을 주는 것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BS클럽’ 친구들이다. 김씨는 “자신과의 싸움, 죽음과의 싸움에서 이긴 BS클럽 친구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그 친구들 얼굴을 떠올리며 5년을 버텨 왔다”고 말했다.
BS란 병든 신체를 가진 사람들 모임, 즉 ‘^^(病身·ByoungShin) 모임’의 영문 이니셜이다. 휘문고등학교 1964년 졸업 동기생(56회) 중 암·중풍과 같은 중병에 걸린 9명이 멤버다.
이 모임은 회장을 맡고 있는 한상범(61·대한항공 고문)씨가 주도했다. 2004년 봄 임파선암에 걸려 4개월간 항암치료의 고통을 겪은 뒤 “갈 때 가더라도 살아 있는 동안은 따뜻한 우정으로 서로를 보듬자”며 친구들을 불러모았다.
한 회장은 친구들 만나면 손을 꼭 쥐며 “죽음은 새로운 세계로의 행진이다. 우리 장례식 때는 장송곡이 아니라 행진곡을 틀자”고 용기를 북돋았다.
▲ 투병 중인 BS클럽 회원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한상범, 이원영,허창린, 이상훈, 이호종, 홍왕선, 김재홍씨. /허재성 조선영상미디어기자
현재 간암 투병 중인 이원영(63), 중풍에 걸린 이호종(62)과 주태영(62), 심장병을 앓고 있는 허창린(62·환경베스트 대표), 신부전증에 걸린 이상훈(62),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는 최부규(63)씨 등 8명이 정회원이다.
홍왕선(62·전 뉴타자학원 대표)씨는 오랜 기간 당뇨를 앓고 있지만 정회원들에 비하면 중병은 아니라고 해서 준회원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그는 모임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의 아내도 BS클럽 회원들에게 주려고 자주 산에 올라 약재와 나물을 캐온다. 홍씨는 “결혼 당시 157cm, 37kg였을 정도로 몸이 약한 아내인데, BS 친구들에게 먹인다고 이 산 저 산을 누비며 자기 몸집보다 큰 보따리를 지고 내려온다”고 했다. BS클럽 이야기는 휘문고 졸업생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해 동문들을 ‘끈끈한 우정’으로 뭉치게 했다.
BS클럽이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여행을 갈 때면 동문들은 동참하거나 경비를 보태준다. 작년 가을에는 건강한 동기 50여명이 BS클럽 회원들과 함께 경북 문경새재 위로여행을 다녀 왔다. 올해도 4월에 함께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문은 “BS클럽이 있는 한 우리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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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호 주간조선 기자 ihseo@chosun.com
입력 : 2007.02.13 00:16 / 수정 : 2007.02.13 12:00
간암으로 투병 중인 김재홍(61)씨는 2002년 의사로부터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 살아 있다. 아직도 잠자리에 들 때 죽음의 공포가 밀려오면 술 한 잔 들이켜곤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에게 큰힘을 주는 것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BS클럽’ 친구들이다. 김씨는 “자신과의 싸움, 죽음과의 싸움에서 이긴 BS클럽 친구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그 친구들 얼굴을 떠올리며 5년을 버텨 왔다”고 말했다.
BS란 병든 신체를 가진 사람들 모임, 즉 ‘^^(病身·ByoungShin) 모임’의 영문 이니셜이다. 휘문고등학교 1964년 졸업 동기생(56회) 중 암·중풍과 같은 중병에 걸린 9명이 멤버다.
이 모임은 회장을 맡고 있는 한상범(61·대한항공 고문)씨가 주도했다. 2004년 봄 임파선암에 걸려 4개월간 항암치료의 고통을 겪은 뒤 “갈 때 가더라도 살아 있는 동안은 따뜻한 우정으로 서로를 보듬자”며 친구들을 불러모았다.
한 회장은 친구들 만나면 손을 꼭 쥐며 “죽음은 새로운 세계로의 행진이다. 우리 장례식 때는 장송곡이 아니라 행진곡을 틀자”고 용기를 북돋았다.
▲ 투병 중인 BS클럽 회원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한상범, 이원영,허창린, 이상훈, 이호종, 홍왕선, 김재홍씨. /허재성 조선영상미디어기자
현재 간암 투병 중인 이원영(63), 중풍에 걸린 이호종(62)과 주태영(62), 심장병을 앓고 있는 허창린(62·환경베스트 대표), 신부전증에 걸린 이상훈(62),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는 최부규(63)씨 등 8명이 정회원이다.
홍왕선(62·전 뉴타자학원 대표)씨는 오랜 기간 당뇨를 앓고 있지만 정회원들에 비하면 중병은 아니라고 해서 준회원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그는 모임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의 아내도 BS클럽 회원들에게 주려고 자주 산에 올라 약재와 나물을 캐온다. 홍씨는 “결혼 당시 157cm, 37kg였을 정도로 몸이 약한 아내인데, BS 친구들에게 먹인다고 이 산 저 산을 누비며 자기 몸집보다 큰 보따리를 지고 내려온다”고 했다. BS클럽 이야기는 휘문고 졸업생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해 동문들을 ‘끈끈한 우정’으로 뭉치게 했다.
BS클럽이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여행을 갈 때면 동문들은 동참하거나 경비를 보태준다. 작년 가을에는 건강한 동기 50여명이 BS클럽 회원들과 함께 경북 문경새재 위로여행을 다녀 왔다. 올해도 4월에 함께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문은 “BS클럽이 있는 한 우리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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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어서 모두들 완치되시기를...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삶의 고통에 맞서는 익살이 참신합니다! 화이팅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