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녀 사건에 이어 국군포로 가족 9명이 강제북송된 사태가 또 일어났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재외 외교관들의 자국민 홀대에 인권·시민단체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피랍탈북연대, 뉴라이트 청년연합, 활빈단 등은 1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통상부의 자국민 보호직무 유기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인력 시스템 개편을 요구했다.
▲1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열린 외교통상부 규탄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kona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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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작년 10월 국군포로 가족 9명의 강제북송 사건 경과를 설명한 후 성명서를 통해 "이번 국군포로 가족 강제북송 사건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외교통상부는 연일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과 직무유기 행위로 야기된 비극적 사건에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를 보이기는 커녕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가단체 대표들과 납북자 가족들이 성명서와 진정서 접수를 위해 청사로 들어가려 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kona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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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은 또한 국군포로 가족들이 한국 영사관에 보낸 편지 내용을 소개하면서 "눈물로 쓴 유서와 같은 가족들의 호소를 외면한 채 강제북송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외교통상부의 안일한 대처는 국민적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며 외교통상부의 해명을 질타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을 "납북자와 국군포로, 그 가족들에 대한 정부의 정책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재외공관인력에 대한 검증과 인력 시스템 개선 ▲납북자, 국군포로 및 그 가족들에 대한 정책을 전담하는 민관기구 설립을 정부에 촉구하는 한편 북한 당국에 대해 "북송된 국군포로 가족에 대한 반인륜적 처벌을 즉각 중지하고 납북자, 국군포로와 그 가족들의 안전보장과 송환을 실천하라"고 요구했다.
▲청사로 진입하기 위해 담벼락을 넘으려는 참가단체 대표와 납북자 가족을 경찰이 끌어내리고 있다. ⓒkona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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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국환 북한인권국제연대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국군포로나 탈북자 문제 이전에 우리나라 사람인 최영훈씨가 4년 동안 중국 감옥에 감금되어 있어도 우리나라 정부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하며 이런 현실에 개탄했다.
장재완 뉴라이트 청년연합 대표 또한 "이번 선양 총영사관의 행태가 일회성 실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라며 "외교부는 국군포로가족의 북송방치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만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외교통상부 담당자가 밖으로 나왔으나 처리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말을 하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kona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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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마친 참가단체 대표들이 외교통상부 담당자를 만나기 위해 정부청사로 들어가려 했으나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이에 단체 대표와 납북자 가족들이 청사 담을 넘기 위해 시도하다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결국 밖으로 나온 외교통상부 담당자에게 진정서를 접수했지만 담당자는 "통상 2개월 정도 걸린다. 나중에 처리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말만 했다.
최근 네티즌들의 질타에도 재외공관의 과중한 영사업무, 하급 공무원의 행정적 실수, 중국과의 협상 문제 등을 핑계 삼는 외교통상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Konas)
전경웅 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