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논술 드림팀’ 떴다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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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논술 드림팀’ 떴다
공교육에서 희망찾기“유명학원 찾아 주말상경 이제 그만”
부산·대전·인천 등 여러 고교 교사 공동참여
인근 학교 학생들 모아 과목별 연계 수업
김신영기자 sky@chosun.com
입력 : 2007.01.04 00:14
공교육에서 희망찾기“유명학원 찾아 주말상경 이제 그만”
부산·대전·인천 등 여러 고교 교사 공동참여
인근 학교 학생들 모아 과목별 연계 수업
김신영기자 sky@chosun.com
입력 : 2007.01.04 00:14
부산 좌동 양운고 3학년 김계리양은 올해 대입 논술을 교내 ‘토요 논술 아카데미’에서 해결했다. 김양은 이곳에서 논술의 기초부터, 각 대학 논술의 경향과 대비책, 배경지식 쌓기 등 논술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배웠다. 김양은 “서울 유명 학원가의 논술 수업을 듣기 위해 주말마다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친구들도 있지만, 선생님들의 강의를 듣고 굳이 그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아카데미가 여느 강의와 다른 점은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에 위치한 양운고, 부흥고, 신도고 세 개 학교의 선생님들이 논술 사교육을 막아보자며 직접 마련한 ‘고교 연합 논술수업’이라는 것이다. 양운고에서는 국어와 지리 교사가, 부흥고에서는 국어 교사, 신도고에서는 윤리 교사가 연계 수업을 주도했다. 양운고 강병수 지리 교사는 “학교 간 거리가 1㎞도 채 안 돼 모이기가 쉽다”며 “학생들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데다 서로 친숙하기 때문에 연계 수업을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2008학년도부터 통합 교과형 논술이 본격 도입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여러 고교가 연합해 논술 수업을 함께 진행하는 이른바 ‘통합논술 고교연합 드림팀’ 구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 부산 해운대 일대 세 학교 교사들이 연합해 마련한 논술 특강을 듣고 있는 학생들.강의는 각 학교의 논술 교사들이 교과별로 한 명씩 진행한다. 앞줄 여학생들은 신도고, 뒤쪽 남학생들은 양운고 학생들이다/부산=김용우기자
충남 지역 고교들은 ‘벨트형 논술 글방’이라는 이름으로 30여개 학교가 참여하는 논술 연합 수업을 진행 중이다. 금산고, 홍성고 등 비교적 논술 준비가 잘돼 있는 고교 10개를 ‘거점학교’로 선정하고, 이들 고교가 관내 다른 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 수업을 책임지는 식이다. 홍성고가 주도해 2일부터 5주간 진행하는 ‘논술 글방’에는 홍성여고 홍주고를 포함한 3개 고교 2학년 학생 30명이 참여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허삼복 장학사는 “농촌 지역에는 학원이 없어 학생들이 학교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며 “학교별 연합 논술 시범 교육을 실시해본 결과 개별 학교 수업보다 효율성이 높아 내년에는 ‘논술 벨트’를 관내 고등학교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전 중구 대흥로 주변에 위치한 대전고, 성모여고, 호수돈여고도 논술 수업을 위해 뭉쳤다. 국어, 철학, 사회 등 과목별 교사 6명이 학기 중 토요일마다 대전고 도서관에 모여 학생 36명에게 논술 수업을 진행했다.
이 밖에 인천 지역서는 각각 2~3개 고교가 모인 ‘논술 연합수업 팀’이 올해 13개나 만들어졌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지난 12월 초부터 지역의 모든 일반고교 2학년 학생 220명을 모아 교사 9명이 돌아가며 가르치는 ‘광주 고교생 논술 교실’이 운영 중이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교과가 각기 다른 고교 교사 여러 명이 모여 학생을 가르치는 ‘논술 연합 수업’은 공교육이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비할 수 있는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