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신흥 명문으로 뜨는 비결은…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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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신흥 명문으로 뜨는 비결은…
농촌의 장성·창평·화순·능주고교
맞춤식 대입지도… 휴대폰·흡연·폭력 없는 3無학교
기숙사 생활에 교사들도 헌신적… 他地서도 신입생 몰려
김성현 shkim@chosun.com
입력 : 2006.12.12 01:00 / 수정 : 2006.12.12 02:09
근래 수년, 광주·전남의 학생·학부모 사이에선 농촌의 4개 고등학교가 화제다. 대학입시에서 대도시 학교 못잖은 성적을 거두고, 신입생 모집에서도 정원을 거뜬히 채우면서 명문학교로 자리잡아 가고 있기 때문.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매년 10~20명을 합격시키고, 졸업생의 50%를 수도권 대학에 보내기도 한다.
이번 고교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여수·순천·목포·광양과 같은 도시 학생의 농촌 명문고 지원이 크게 늘었다. 광주에서는 이들 학교에 입학하려고 중학교 때 전학 가는 경우도 있다.
◆학교마다 모집 정원 초과
신흥 명문으로 부상한 학교는 장성의 장성고, 담양의 창평고, 화순의 능주고와 화순고. 최근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장성고는 272명 모집에 291명, 창평고는 280명 모집에 289명, 능주고는 192명 모집에 194명, 화순고는 192명 모집에 197명이 지원했다. 겉보기에는 1대1 수준으로 보이지만, 실제 지원자가 더 많았다. 학교마다 50~100명의 예비 지원자가 있었으나, 학교측이 탈락자 대량 발생을 우려해 학부모들을 설득해 다른 시·군으로 보냈다. 창평고 이형순(56) 교감은 “전형에서 떨어지면, 선택할 학교가 마땅치 않은 점을 고려해 합격권에서 다소 거리 있는 학생들은 사실상 응시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괄목할 만한 대입 성적
이들 학교는 대입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장성고는 3년간 서울대 11명, 연세대 16명, 고려대 20명의 합격자를 냈다. 올해도 서울대 수시모집에 5명이 1차 통과했고, 의·치·한·약학계열 6명, 경찰대 4명, 사관학교 27명이 1~2차에 합격했다. 창평고도 최근 3년 서울대 18명, 교육대에 70명이 합격했다. 올해는 서울대 1명, 고려대 4명, 의대·한의대 5명, 사관학교 6명이 1~2차 관문을 통과했다.
화순고는 작년까지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올해부터 성적이 좋아졌다. 서울대 수시에 2명이 1차 합격했고, 연세·고려·교원대에도 1명씩 1~2차를 통과했다. 능주고는 최근 3년간 서울대 10명, 연세대 15명, 고려대 12명, 교육대 20명을 합격시켰고, 올해 서울대에 2명이 1차 합격했다. 능주고 김옥현(60) 교장은 “전국에서 우수 학생이 몰리는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와 달리, 70%가 지역학생인 면 단위 고교에서 이룬 성과”라고 강조했다.
◆학교마다 다양한 ‘노하우’
성과의 배경에는 교사들의 헌신적 수업과 생활지도, 기숙사와 같은 복지시설, 그리고 수준 높은 교육·진로지도 프로그램이 있다.
장성고는 입학과 동시에 맞춤식 대입지도를 시작한다. 학생들의 희망과 성적 변화를 수시로 체크한다. ‘책으로 여는 세상’이라는 독서노트를 나눠주고 매주 1시간씩 글쓰기 시간을 갖는다. 논술을 위해 월요일마다 교사들을 교육하고, 통합교과형 논술지도 프로그램도 만들어 지도한다. 전교생의 85%(600명)가 기숙사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한다. 휴대폰·흡연·폭력이 없는 ‘3무(無)학교’이기도 하다.
능주고는 교사와 학생들이 생활과 진로에 대해 터놓고 대화하는 분위기가 장점이다. 주변에 학원이 없는 면 소재지 학교지만, 학생들 생활지도에는 오히려 유리하다고 한다. 화순고는 공립학교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교사들의 적극적 참여 아래 교재를 자체 개발하고, 야간수업도 운영한다. 재학생 3분의 2가 다른 시·군에서 온 창평고는 따뜻한 생활지도로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교생의 73%(690명)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전남도 교육청 임형권(51) 장학사는 “농어촌학생 특별전형과 지역균형선발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강화되면 농어촌 교육도 훨씬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의 장성·창평·화순·능주고교
맞춤식 대입지도… 휴대폰·흡연·폭력 없는 3無학교
기숙사 생활에 교사들도 헌신적… 他地서도 신입생 몰려
김성현 shkim@chosun.com
입력 : 2006.12.12 01:00 / 수정 : 2006.12.12 02:09
근래 수년, 광주·전남의 학생·학부모 사이에선 농촌의 4개 고등학교가 화제다. 대학입시에서 대도시 학교 못잖은 성적을 거두고, 신입생 모집에서도 정원을 거뜬히 채우면서 명문학교로 자리잡아 가고 있기 때문.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매년 10~20명을 합격시키고, 졸업생의 50%를 수도권 대학에 보내기도 한다.
이번 고교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여수·순천·목포·광양과 같은 도시 학생의 농촌 명문고 지원이 크게 늘었다. 광주에서는 이들 학교에 입학하려고 중학교 때 전학 가는 경우도 있다.
▲전남 담양군 창평면 창평고 1학년 학생들이 교실에서 활짝 웃고 있다. 신흥 명문고로 떠오른 이 학교는 재학생의 3분의 2가 타 지역에서 유학왔으며, 690여명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학교마다 모집 정원 초과
신흥 명문으로 부상한 학교는 장성의 장성고, 담양의 창평고, 화순의 능주고와 화순고. 최근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장성고는 272명 모집에 291명, 창평고는 280명 모집에 289명, 능주고는 192명 모집에 194명, 화순고는 192명 모집에 197명이 지원했다. 겉보기에는 1대1 수준으로 보이지만, 실제 지원자가 더 많았다. 학교마다 50~100명의 예비 지원자가 있었으나, 학교측이 탈락자 대량 발생을 우려해 학부모들을 설득해 다른 시·군으로 보냈다. 창평고 이형순(56) 교감은 “전형에서 떨어지면, 선택할 학교가 마땅치 않은 점을 고려해 합격권에서 다소 거리 있는 학생들은 사실상 응시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괄목할 만한 대입 성적
이들 학교는 대입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장성고는 3년간 서울대 11명, 연세대 16명, 고려대 20명의 합격자를 냈다. 올해도 서울대 수시모집에 5명이 1차 통과했고, 의·치·한·약학계열 6명, 경찰대 4명, 사관학교 27명이 1~2차에 합격했다. 창평고도 최근 3년 서울대 18명, 교육대에 70명이 합격했다. 올해는 서울대 1명, 고려대 4명, 의대·한의대 5명, 사관학교 6명이 1~2차 관문을 통과했다.
화순고는 작년까지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올해부터 성적이 좋아졌다. 서울대 수시에 2명이 1차 합격했고, 연세·고려·교원대에도 1명씩 1~2차를 통과했다. 능주고는 최근 3년간 서울대 10명, 연세대 15명, 고려대 12명, 교육대 20명을 합격시켰고, 올해 서울대에 2명이 1차 합격했다. 능주고 김옥현(60) 교장은 “전국에서 우수 학생이 몰리는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와 달리, 70%가 지역학생인 면 단위 고교에서 이룬 성과”라고 강조했다.
◆학교마다 다양한 ‘노하우’
성과의 배경에는 교사들의 헌신적 수업과 생활지도, 기숙사와 같은 복지시설, 그리고 수준 높은 교육·진로지도 프로그램이 있다.
장성고는 입학과 동시에 맞춤식 대입지도를 시작한다. 학생들의 희망과 성적 변화를 수시로 체크한다. ‘책으로 여는 세상’이라는 독서노트를 나눠주고 매주 1시간씩 글쓰기 시간을 갖는다. 논술을 위해 월요일마다 교사들을 교육하고, 통합교과형 논술지도 프로그램도 만들어 지도한다. 전교생의 85%(600명)가 기숙사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한다. 휴대폰·흡연·폭력이 없는 ‘3무(無)학교’이기도 하다.
능주고는 교사와 학생들이 생활과 진로에 대해 터놓고 대화하는 분위기가 장점이다. 주변에 학원이 없는 면 소재지 학교지만, 학생들 생활지도에는 오히려 유리하다고 한다. 화순고는 공립학교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교사들의 적극적 참여 아래 교재를 자체 개발하고, 야간수업도 운영한다. 재학생 3분의 2가 다른 시·군에서 온 창평고는 따뜻한 생활지도로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교생의 73%(690명)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전남도 교육청 임형권(51) 장학사는 “농어촌학생 특별전형과 지역균형선발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강화되면 농어촌 교육도 훨씬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