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자리를 건물 신ㆍ증축이 엄격히 제한되는 역사미관 지구로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5층 높이 현대 사옥은 재건축시 4층 이하로 층수제한을 받게 되며 현대측이 건물을 매각할 경우 토지가치 하락에 따른 수천억 원대 재산상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측은 이 같은 도시계획이 확정될 경우 '사유재산 침해'를 이유로 서울시에 손실보상을 위한 소송도 불사할 방침이어서 서울시와 현대측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 현대 사옥, '북촌 한옥마을' 포함 = 6일 서울시에 따르면 북촌 한옥 주거지를 확대ㆍ보전하기 위해 지구 면적을 현재 19만5000평에서 23만6000평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시는 의견 청취를 위해 지난 3일 기본계획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으며 시의회는 오는 10일 열릴 예정인 정례회에서 이를 검토할 예정이다.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좌우측에 있는 현대 사옥(계동)과 미국 대사관 숙소(송현동), 삼청동길 경복궁 맞은편 기무사 용지(소격동) 등 3곳이 새로 미관지구로 지정된다. 미관지구로 지정되면 건물 신축시 4층 이하로 높이가 제한되며 건물 외관과 형태도 한옥마을 지구 특성에 맞게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북촌 일대를 한옥 주거지로 보존하기 위해 3곳의 도시관리계획 용도지구 변경은 불가피하다"며 "한옥마을 사업이 마무리되면 인근 경복궁과 더불어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 현대 "최소 2000억원 손실" = 현대측은 향후 건물 매각시 최소 20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염려하며 서울시 도시계획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만일 현대 사옥을 매각할 경우 매수자는 15층 높이 빌딩을 헐고 그 자리에 4층 높이 건물을 지을 수밖에 없는데 누가 매입하 겠느냐는 반응이다. 현대 계동사옥 소유 지분은 현대자동차(51.68%)가 가장 많으며 현대건설(31.59%) 현대중공업(8.36%) 현대모비스(8.36%) 순으로 지분이 나눠져 있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 사옥은 83년 준공돼 지은 지 24년이 되는 낡은 건물"이라며 " 미관지구로 지정되면 건물 리모델링이나 매각이 모두 어려워질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현대측은 현대 용지가 미관지구 외곽 모퉁이에 있어 북촌 한옥마을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역사문화미관지구'는 건축물의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해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지 '해당지역'을 관광명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 는 주장이다. 현대 관계자는 "서울시가 예정대로 현대 사옥을 '한옥마을지구'에 포함할 때 '사유 재산권 침해'에 따른 손실보상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대측의 '손실보상' 요구에 대해 이미 예상된 반발이라며 관련 법률 검토도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 자문 변호인의 법률자문 결과 '북촌의 역사적 가치를 보전한 다는 공익이 현대측 사익보다 크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예정대로 미관지구 지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찬동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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