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수필집 ‘목동의 노래’ 재출간 -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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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수필집 ‘목동의 노래’ 재출간
“시간이 많이 흘러간 지금 ‘목동의 노래’를 읽으면 어린이가 소중하게 간직한 내면의 비밀을 들켜 버린 느낌이 듭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1960년대에 쓴 수필을 모은 ‘목동의 노래’를 재출간했다. 천주교 월간지 ‘경향잡지’에 게재한 글을 묶은 이 책은 1969년 처음 출간됐다.
3일 명동성당 집무실에서 만난 정 추기경은 “보잘것없는 책이지만 제가 쓴 유일한 수필”이라며 “신자들에게 제가 소싯적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리는 기회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재출간 이유를 밝혔다. 이 책은 1994년 재출간된 적이 있으며 이번에는 그림을 곁들여 새롭게 단장했다.
‘연못에서’ ‘아버지’ ‘과학자’ 등 일상 소재에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발견해 나가는 이 수필집은 ‘나’가 아니라 3인칭 대명사 ‘그’를 주어로 쓴 점이 특징. 정 추기경은 “1인칭 ‘나’에는 내 욕망이 섞여 순수하지 못하거나 내 주장이 앞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인칭론’은 중요한 판단을 할 때도 1인칭보다 3인칭 시점에서 해야 한다는 ‘리더의 자질론’으로 이어졌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과 땅을 분배할 때 조카에게 선택권을 줬어요. 삼촌이 양보한 거죠. 성경의 이 부분이 가슴에 와 닿아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신부님들의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리더는 개인의 욕심이나 생각보다 남의 이야기를 폭넓게 들어야 합니다.”
정 추기경은 1961년 사제로 서품된 뒤 45권의 책을 번역 또는 집필했다. 그는 “부제 시절 룸메이트였던 고(故) 박도식 신부와 1년에 한 권씩 꼭 책을 내자고 약속했는데 겨우 그 약속을 지킨 것 같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3일 서울 명동성당 집무실에서 자신의 수필집 ‘목동의 노래’를 재출간한 기념으로 책에 서명을 하고 있다. 연합 뉴스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1960년대에 쓴 수필을 모은 ‘목동의 노래’를 재출간했다. 천주교 월간지 ‘경향잡지’에 게재한 글을 묶은 이 책은 1969년 처음 출간됐다.
3일 명동성당 집무실에서 만난 정 추기경은 “보잘것없는 책이지만 제가 쓴 유일한 수필”이라며 “신자들에게 제가 소싯적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리는 기회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재출간 이유를 밝혔다. 이 책은 1994년 재출간된 적이 있으며 이번에는 그림을 곁들여 새롭게 단장했다.
‘연못에서’ ‘아버지’ ‘과학자’ 등 일상 소재에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발견해 나가는 이 수필집은 ‘나’가 아니라 3인칭 대명사 ‘그’를 주어로 쓴 점이 특징. 정 추기경은 “1인칭 ‘나’에는 내 욕망이 섞여 순수하지 못하거나 내 주장이 앞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인칭론’은 중요한 판단을 할 때도 1인칭보다 3인칭 시점에서 해야 한다는 ‘리더의 자질론’으로 이어졌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과 땅을 분배할 때 조카에게 선택권을 줬어요. 삼촌이 양보한 거죠. 성경의 이 부분이 가슴에 와 닿아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신부님들의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리더는 개인의 욕심이나 생각보다 남의 이야기를 폭넓게 들어야 합니다.”
정 추기경은 1961년 사제로 서품된 뒤 45권의 책을 번역 또는 집필했다. 그는 “부제 시절 룸메이트였던 고(故) 박도식 신부와 1년에 한 권씩 꼭 책을 내자고 약속했는데 겨우 그 약속을 지킨 것 같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