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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90회 작성일 2006-07-23 00:00
(조갑제)평양의 김재규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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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을 쏠 평양의 김재규는 누구일까?
김정일 타도, 평양판 10.26 사건이 일어날지 모른다
 

 
북한에는 부하가 1만5000달러짜리 롤렉스 시계를 사다가 주면 "이것도 선물이라고 갖고 왔나"라면서 던져서 박살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김정일의 해외 비자금을 불려주고 채워주는 일을 맡은 보위사령부의 무역일꾼들이다. 북한군의 보위사령부는 김정일의 직접 지시를 받는 정보 수사기관일 뿐 아니라 헤로인, 필로폰을 밀조, 밀매하는 범죄조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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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     ©브레이크뉴스
마약을 국제적으로 유통시키려면 범죄조직들을 알아야 한다. 보위사령부의 이런 업무를 맡은 실무자는 북한군 장성으로 행세하기도 한다. 국제범죄 조직과 손을 잡기 위해서는 오랜 경험과 신뢰가 형성되어야 하므로 담당자를 자주 바꿀 수도 없다. 이래서 북한엔 이상한 특권계급이 만들어진 것이다.
 
 마약 밀매, 무기 판매, 위조 달러 유통 등 암흑의 범죄세계에 북한의 당, 군조직이 관여하면서 북한정권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집단으로 변해버렸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걱정하는 것은 북한이 이런 경험과 조직을 활용하여 核물질이나 核무기를 테러집단에 팔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미사일 판매를 매개로 하여 북한이 이란 시리아 등 테러지원국가와 협조체제를 형성해도 큰 일이다.
 
 무기 판매나 마약 밀매는 브로커들을 통한 계약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브로커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 마카오, 싱가포르, 홍콩 등지의 동남아시아이다. 북한은 마카오에 조광무역 같은 지역본부를 두고 방코델타아시아 같은 단골 은행을 이용하여 거래에 따른 지불, 돈세탁, 비자금 관리를 진행하여 왔다.
 
 계약은 마카오 등지에서 이뤄져도 물건의 인도는 외국인들이나 외국선박이 북한에 들어왔을 때 성사된다. 이런 물건은 선불이다.
 
 북한당국은 무기나 마약판매로 벌어들인 돈을 차명이나 가명으로 외국은행에 넣는다. 이때도 브로커들이 등장한다. 은행에 가명, 차명 계좌를 개설해주는 조건으로 커미션을 받는다. 이런 브로커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돈을 빼내 잠적하면 북한 공작원들이 추적하여 보복을 하기 때문에 돈을 떼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가명 차명으로 개설된 계좌에 들어가 있는 돈을 찾을 때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 미국 정부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해서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중단 조치를 취하자 북한당국은 북한노동당 재정경리실 39호실 사람들을 마카오로 보내 借名, 假名으로 들어 있는 돈을 찾으려 했으나 그 실제 예금주가 "우리"라는 것을 증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한다. 지금 이 은행에 동결된 2400만 달러는 아마도 그렇게 해서 묶인 것으로 추정된다.
 
 스위스 은행들에 들어 있다는 김정일 비자금 수십억 달러도 비슷한 처지인 듯하다. 그 계좌는 차명, 가명으로 개설된 것일 터인데, 미국과 유엔이 대북제재를 서두르고 있는 판에 스위스 은행이 북한측의 요구대로 순순히 돈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스위스 은행엔 돈을 넣기는 쉽지만 빼내기는 어렵다고 한다. 이 돈을 빼내는 순간 예금주의 정체가 드러나고 자금추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바로 이러한 덫에 걸린 듯하다. 김정일은 6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해외 비자금을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되었고, 금융제재의 여파로 북한의 일반 무역까지도 타격을 입게 되었다. 독재자의 체제유지비인 해외 비자금의 동결은 필연적으로 독재자의 장악력을 약화시킨다.
 
 김정일은 소리 없이 죄어드는 포위망에 갇혀 있다가 탈출로를 트기 위해서 미사일 발사 도발을 했다. 미국은 북한과 직접 담판으로 나오기는커녕 유엔 안보리까지 동원하여 포위망을 더욱 좁혀버렸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우물안 개구리 신세의 노무현 정권만이 이 포위망에 구멍을 내어 김정일을 탈출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자신이 국제범죄조직과 共犯관계가 되어가는 것도 모른다. 매우 초라한 모습이다.
 
 북한의 지배층이 김정일만 희생시키면 이런 곤경에서 헤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할 때가 올지 모른다. 외부압력이 걸리면 독재체제 안에서는 반드시 갈등이 일어난다. 이런 경우엔 보통 제2인자가 가장 큰 불만과 불안을 느낀다. 10.26 사건 때 김재규가 그러했고, 차우세스쿠를 타도한 루마니아에서도 그러했다.
 
 북한의 제2인자는 김정일의 매제인 노동당 조직부부장 장성택으로 추정된다. 그는 2년 전에 김정일의 의심을 받고 밀려났으나 최근 일선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장성택이 북한의 김재규가 될 인물이라는 이야기가 남한에서 나온 직후 일시적으로 숙청되었었다.
 
 외부 세계에선 김정일과 그 측근들을 분리해서 대할 필요가 있다. 국제범죄에 따른 모든 책임을 김정일 한 사람한테만 물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다행히 김정일은 북한 주민 속에서 인기가 없다. 이런 자를 타도하면 국내에선 영웅이 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때 평양판 10.26 사건이 일어날지 모른다.  http://www.chogab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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